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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아이

<창작동화> 시인의 크리스마스 시인의 크리스마스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 메리 꾸리쑤마쑤 ‘기쁘다 구주 오셨네. 만 백성 맞으라. …….’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 도시의 번화가에 있는 레코드 가게에서 크리스마스 캐롤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금년에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거리의 가게들이 환한 큰 불을 달고 오색 작은 등을 반짝이며 사람들을 부르고 있었고, 빨간 털모자와 하얀 솜수염을 단 산타 할아버지도 빨간 코에 웃을 담고 아이들을 부르고 있었습니다. 거리가 온통 크리스마스 잔치로 변해 있었습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들떠서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과는 달리, 시인은 혼자 쓸쓸히 불빛들을 바라보며 걷고 있었습니다. “아니야, 이게 아니야.” 시인은 중얼거리며 머리를 흔들었습니.. 더보기
<창작동화> 사자왕이 보낸 작은 불 사자왕이 보낸 작은 불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사자왕이 다스리는 숲 속의 동물 나라가 있었습니다. 하늘을 향해 높이 치솟은 하늘산을 비잉 둘러서 울창하게 솟은 빽빽한 나무 숲에 온갖 동물들이 모여 살고 있었습니다. 하늘산의 북쪽 멀리로는 숲을 넘어서면 얼음으로 가득 덮인 얼음 나라가 있었고, 남쪽으로 숲을 벗어나면 모래 언덕이 계속 이어지는 모래 나라가 있었습니다. 얼음 나라를 다스리는 백곰왕은 찬바람을 몰고 와서 숲속 나라에 차가운 눈을 뿌리려 들었고, 모래 나라의 전갈왕은 뜨거운 모래 바람으로 숲속 나라를 자꾸만 침략하려 들었습니다. 그러나 동물들이 살고 있는 하늘산 기슭까지는 눈보라나 모래 바람이 몰아치지 않았기 때문에 숲속 나라의 동물 백성들은 아늑한 숲 속에서 평화스럽게 살았습니다. 숲속 나라를.. 더보기
<제주말 동화> 셋할아버지의 편지 샛할아버지의 편지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아부지, 비행기 아직 도착 안 했수과?” “무사 경 성질도 와리니게. 꼰다분이 지둘리라. 비행기가 도착하민 저기에 도착했댕하는 표시로 빨간 불이 깜빡거릴 거여.” 승철이는 아버지의 말에 비행기의 도착을 알리는 안내판으로 자꾸 눈길을 보냈다. 승철이는 아버지와 함께 일본에서 오시는 큰할아버지의 마중을 나왔다. 큰할아버지께서 이번 추석은 고향에서 쇠시겠다는 연락이 와서 마중나오는 아버지를 졸라 함께 공항에 온 것이다. 잠시 후 안내판에서 비행기의 도착을 알리는 신호 하나가 깜빡거렸다. 오사카발 제주행 비행기가 도착했다는 표시였다. “아부지, 비행기 도착했댄 햄수다.” “기여.” 잠시 후 출구로 많은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대부분 커다란 가방과 짐을 여러 개씩 가.. 더보기
<제주도 세시풍습 동화> 정당벌립을 쓴 쇠테우리 정당벌립을 쓴 쇠테우리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학교에서 돌아오는 석이는 괜히 신이 났습니다. 바로 내일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가을 소풍날이기 때문이었습니다. 1 년에 두 번 밖에 없는 소풍날. 더구나 내일은 국민학교(90년대 초까지는 초등학교를 국민학교라고 불렀음)에서의 마지막 소풍날이기 때문에 석이는 은근히 기대가 되었습니다. 어머니께서 며칠 전부터 석이의 소풍 점심 걱정을 하시면서도 소풍날은 곤밥(쌀밥)에 달걀부침과 옥돔을 구워 주겠다고 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명절이나 제사 때 밖에는 먹지 못하는 곤밥과 옥돔을 이번에는 마지막 소풍이기 때문에 특별히 도시락으로 싸 주시겠다고 하자 석이는 며칠 전부터 소풍날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올레(집 바깥 큰길에서 마당에 이르는 골목 같은 길)를 들어서자 아버지가.. 더보기
<제주도 세시풍습 동화> 수눌음 수 눌 음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어머니, 재기재기 가게 마씀.” “기여게. 와리지 말앙 조금만 이시라. 다 촐려사 가주게.” 어머니는 서두르는 려원이의 말에 대답하면서 부지런히 밥을 양푼에 퍼담았습니다. “아따, 려원이 무사 경 와렴시니? 어떵 다 촐리지 안해영도 가지느냐?” 점심 준비를 같이 하고 있던 희경이 어머니가 나무라는 투로 말했습니다. “려원아, 경 재기 가고 싶으민 고만히 서 있지 말앙 점심 촐리는 거 도우라. 우선 숟가락이영 젓가락이영 서른 개쯤 세영 담으라.” “예, 알았수다. 경 헌디 점심 먹을 사름들이 경 하수꽈 ?” “기여. 스물 댓 명 쯤이나 왕 우리 밭에서 보리를 베염신예.” “경 하영 와그네 일햄수꽈? 경 하민 우리 식구들만 사흘 걸려도 다 베지 못하는 밭의 보리를 낮전이민.. 더보기
<제주도 세시풍습 동화> 독광 주냉이 독광 주냉이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오늘은 음력 유월 스므날, 닭 잡아먹는 날입니다. 영득이는 아침부터 신이 났습니다. 그것은 오늘이 닭을 잡아먹는 날이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오늘 잡아먹는 닭은 영득이와 영호가 지네를 잡아서 판 돈으로 산 닭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봄부터 어머니는 이번 유월 스무날에는 검은 닭이라도 한 마리 사다가 몸이 약한 아버지에게 고아 드리겠다는 말씀을 자주 하시곤 하였습니다. 그날도 영득이와 영호는 늘 하는 행사처럼 다투었습니다. “어머니, 형 봅서. 자꾸 나 때렴수게.” 영호의 고자질 때문에 영득이와 영호는 어머니 앞에 꾸중을 들었습니다. “무사 느네들은 광 주냉이추룩 자꾸 투엄시니.” “영호가 내 공책에 엥기려 버리난 한 대 쥐어박았수다.” “형이 나 일기 쓴 거 읽.. 더보기
<제주전설 동화> 힘 센 장사 막산이 힘센 장사 막산이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옛날 창천리 강씨 부자 댁에 막산이라는 종이 있었습니다. 구척장신의 커다란 몸에 부리부리한 눈을 하고 있었지만 늘 말없이 주인이 시키는 일을 고분고분하였습니다. 아무도 막산이가 어디서 태어났는지, 부모가 누구인지 몰랐습니다. 그저 알고 있는 것은 전에 의귀리 김부자 댁에서 종살이하다 왔다는 것과, 성이 마씨이기 때문에 막산이라고 부른다는 것뿐이었습니다. 어느 날 강부자는 감산리 안골에 있는 밭을 논으로 만들기 위해서 막산이를 불렀습니다. 안골 밭은 밭 가운데 동산이 떡 버티고 있어서 논이 못 되고 있었습니다. “막산아, 어디 가서 일꾼을 한 서른만 구해 오너라.” “서른 명 씩이나요? 무엇을 할 일꾼들입니까?” “저 안골에 있는 밭 가운데 동산을 파 없애서 논으로.. 더보기
<제주전설 동화> 지장샘 지 장 샘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제주도는 물이 귀한 고장입니다. 작은 섬인데다가 한라산이 높기 때문에 큰 강은 없고 작은 내들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내들은 비가 올 때에만 잠깐 물이 흐르다가 곧 말라버려서 바닥이 드러나곤 합니다, 그런데 몇몇 개의 내들은 땅 속에서부터 물이 솟아 나와 짧은 거리이지만 시원한 물이 끊이지 않고 흐릅니다. 제주시에는 산지천과 외도천이 있고, 서귀포에는 천지연 폭포의 물줄기인 연외천과, 정방천, 강정천, 악근천 등이 있습니다. 그 중에 정방천으로 흐르는 물의 원천인 지장샘에 얽힌 재미있는 전설이 있습니다. 아주 오랜 옛날 한라산은 영주산이라 하여 신성시되어 멀리 중국에까지 이름이 알려졌으며, 영주산에서 시작되는 모든 시내마다 시원하고 맑은 물이 철철 넘쳐흐르고 .. 더보기
<제주전설 동화> 정방폭포와 서불과차 정방폭포와 서불과차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아주 오랜 옛날 이웃 중국 땅에서는 약 500년 동안 수많은 나라들이 서로 싸우다가는 친해지기도 하고, 몇 개의 나라가 합쳐졌다가는 다시 갈라지기도 하던 시대가 있었는데, 이 시대를 ‘춘추전국 시대’ 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러한 여러 나라들을 모두 하나로 합쳐서 중국 전체를 통일한 나라가 진(秦)나라였습니다. 중국을 통일한 진나라의 시황제(始皇帝)는 세상을 손아귀에 넣자 황제의 권력으로 못 할 일이 없게 되었습니다. 다만 근심되는 것이 두 가지가 있을 뿐이었습니다. 한 가지는 북쪽 변방에서 오랑캐들이 자주 침범해 온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시황제는 나라 안의 젊고 힘이 센 남자들을 모두 동원하여 오랑캐의 침략을 막기 위해 만리장성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만리.. 더보기
<제주전설 동화> 외돌개와 범섬 외돌괴와 범섬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때는 고려 말. 제주도는 원나라의 말을 키우는 목장이 되어 있었습니다. 원나라는 제주도를 고려에게서 빼앗아 라는 관청을 두어 라는 관리가 맡아 다스리고 있었습니다. 다루가치와 함께 제주도에 와서 소, 말, 낙타, 나귀, 양 등을 키우는 몽고인들을 라고 불렀습니다. 목호들은 제주 사람들에게 행패를 많이 부렸습니다. 제주 사람들의 집에 들어가 물건을 함부로 빼앗기도 하고, 애써 가꾼 곡식밭에 소, 말들을 풀어놓기도 하였습니다. 자기네 나라인 원나라의 세력을 등에 업고 행패를 부리는 목호들에 대해 제주 사람들은 아무런 저항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원나라의 세력이 약해지고, 새로 일어난 명나라에 의해서 원나라가 북쪽 땅으로 쫓겨난 데다, 공민왕이 원나라를 배척하는 정..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