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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전상서

어머님 전상서-열 번째 드리는 글 어머님 전상서 - 열 번째 드리는 글 - 다시 어버이날에 -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어머니. 해마다 돌아오는 어버이날이 올해도 어김없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어버이날이 되면 어머니 생각이 더 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꾸부정한 허리로 신경통 때문에 다리 아파하면서도 바쁜 아들 내외 손에서 손주들을 맡아 도닥이며 키워주신 어머니. 이젠 그 손주들도 커서 장가갈 때가 되어 가는군요. 저들도 가정을 이루고 아이들을 낳게 되면 그 때나마 할머니 생각을 하려나요? 며칠 전 어머니의 막내아들 내외 저희 부부 피아노 앞에 앉아 “어머니 마음”을 불렀습니다. “낳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피아노를 치던 아내의 손가락이 점점 느려지더니 눈에 이슬을 담고 어깨를 들썩였습니다. 어머니의 막내며느리의 손가락이 건반 위에서 .. 더보기
어머님 전상서-아홉 번째 드리는 글 어머님 전상서 - 아홉 번째 드리는 글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어머님이 제 곁을 떠나신 지 몇 해 찬장을 정리하던 어머님의 막내며느리가 생전에 막내아들 내외에게 남겨주었던 결명자를 찾아 끓였습니다. 붉으라니 색 고운 결명자 차에서 몇 해 만에 어머님 냄새를 맡았습니다. 알러지로 고생하시며 찔끔찔끔 눈물을 손수건으로 닦곤 하시던 어머님 아들, 며느리, 손자들은 당신처럼 눈 아프지 말라고 눈 밝아지는 결명자를 남겨주신 정성에 이슬 맺혀 떨어지는 눈이 점점 밝아집니다. 어머님의 사랑이 더 환히 보입니다. 사랑은 대물림하는가 봅니다. 어머님에게 사랑을 배운 당신의 막내며느리는 결명자에 사랑을 섞어 끓여 당신의 손자들에게 준다는군요. 어머님, 결명자 차를 마시는 막내아들은 어머님의 사랑을 함께 마시며 손수건을 꺼.. 더보기
어머님 전상서-여덟 번째 드리는 글 어머님 전상서 - 여덟 번째 드리는 글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어머니 가슴 그 젖무덤 속에 나 어릴 적 누우면 어머니 가슴이 제일 넓었습니다 그 가슴은 비바람도 막아주고 울음소리 달래주고 배고픔도 눅였습니다 지금은 생전의 가슴 같은 볼록한 무덤 속에 깊은 잠이 드신 어머니 당신이 보고 싶을 땐 당신의 가슴이 그리울 땐 오름에 올라갑니다 따스한 햇살 내리는 오름 위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저-기 낮달 속에서 날 보며 웃고 계신 어머니 당신의 가슴 마냥 봉긋 솟은 오름이 나를 포근히 감싸줍니다. 더보기
어머님 전상서-일곱 번째 드리는 글 어머님전상서 - 일곱 번째 드리는 글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하늘 보세요 괴로움 없는 곳 눈물 없는 곳 늘 꽃피는 아름다운 곳 하늘 보세요 어머님 하늘엔 웃음이 있어요 하늘엔 사랑이 있어요 어머님 손잡고 하늘 꽃동산 거닐며 맘껏 웃어도 보고 이마의 주름살 세지 않아도 되게 어머님, 저 하늘 함께 가세요. 더보기
어머님 전상서-여섯 번째 드리는 글 어머님전상서 - 여섯 번째 드리는 글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비가 내립니다 어머님 보리를 볶는 어머님을 봅니다 매운 연기에 눈물 흘리시며 보리를 볶는 어머님을 비 오는 날이면 봅니다 어머님이 타 주시는 개역에서는 구수한 어머님 냄새가 납니다 벌써 잊어버린 어머님의 살 내음 가슴에만 새겨 둔 어머님의 젖 내음 어머님, 비 오는 날은 어머님 냄새를 다시 찾습니다. *개역 : 미숫가루의 제주말 더보기
어머님 전상서-다섯 번째 드리는 글 어머님전상서 - 다섯 번째 드리는 글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어머님, 어느 날이던가요? 학교에서 돌아와 배고파하는 저를 앉히고 아랫목에 묻어 두었던 곤밥 한 공기 상 차려 주시곤 부엌으로 들어가시길래 문틈으로 엿보았더니, 어머님, 아십니까? 막내놈 눈물밥 삼킨 걸 부엌에 앉으셔서 누룽지 물 부어 잡수시더이다 지금은 귤나무만 보아도 배부른 때 바다 건너 이 산골에서는 그 때의 눈물밥마저도 그리워만 집니다. 더보기
어머님 전상서-네 번째 드리는 글 어머님전상서 - 네 번째 드리는 글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바다, 그 한없음이 가슴에 들어차 어느 땐 눈 구슬이 되고, 어느 땐가는 콧등을 밀어 올리고, 시방은 어머님을 생각케 합니다 어머님, 밤마다 타향살이 막내놈 생각하는 정이 내게 다가와 꿈결마다 흘러 베개를 적십니다 “조근 놈이랑 큰 기와집 두 채 짓엉 어멍 아방 모셩 살라.” 어느 날 하시던 말씀 시방도 기억합니다 어머님, 머리 떨구고 손수건을 찾습니다 고향 떠난 놈은 불효자식이랍디다 내일은 어머님 품에 안겨 고향 바다를 보렵니다. 더보기
어머님 전상서-세 번째 드리는 글 어머님전상서 - 세 번째 드리는 글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바다에 찌들은 거칠은 손일망정 따스함은 어느 뉘라 따를 수 없습니다 태왁 짚고 두웅실 물 위에 떠 있다 언듯 자맥질하여 소라를 따곤 호오이--- 한 소리 긴 휘파람 불면 어머님의 생활이 바다에 담깁니다 식이 어머니 것보다 망사리가 커 보이면 식이 앞에 작은 가슴 내밀었습니다 어머님의 손등 같은 전복을 빗창으로 뚝 떼어 주시면 바다가 온통 가슴으로 밀려왔습니다 어머님, 바다가 부르기에 태왁 메고 어서 오라 부르기에 해녀가 되셨습니까? 하늘 바다 접한 땅 이어도를 찾으려 해녀가 되셨습니까? 이어도를 못 찾아 새겨진 주름이 세월의 마디에 또 하나 늘어납니다 어머님, 우리 일곱 남매 모은 정성이 어머님의 이어도가 아닐는지요. 더보기
어머님 전상서-두 번째 드리는 글 어머님전상서 - 두 번째 드리는 글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다시 저녁입니다 어머님, 제일 큰 귤 한 알을 꼭 쥐어 주시던 굵은 손 매디 매디 숨겨둔 사랑을 다 감당치 못해 울어야 할까 봅니다 내 고추 아직 작을 때 파도 사납던 날 어머님, 가슴을 찢으셨지요? 큰갯물 작은 포구에 태풍은 몰아치고 파도에 휩쓸린 내 어린 손은 작은 목숨을 움켜쥐고 어머님은 두 손 움켜쥐고 하늘 보며 갈가리 가슴 찢으셨지요? 끊길 듯 끊길 듯 손금 생명선은 어머님의 가슴 찢어 이었습니다 어머님, 텅 비인 가슴 메꿀양이면 파도에 휩쓸리던 막내의 이만큼 자란 조그만 가슴이나마 열어 드릴까요? 어머님의 터진 손 매디의 사랑조차 온 몸으로도 감당치 못하는 가슴이기에 어머님, 이 저녁은 울어야 할까 봅니다. 더보기
어머님 전상서-첫 번째 드리는 글 어머님전상서 - 첫 번째 드리는 글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어머님, 아직 내 고무신이 댓돌 위에 있습니까? 집 앞동산에 올라 노래 부를 때면 신곤 하던 그 흰 고무신 말입니다 어머님, 어릴 적 동산은 풀이 무성했겠지요? 동무들의 발자국도 풀잎에 모두 묻히고 빈 무덤엔 고요만이 깃들어 살겠지요? 어머님, 자장가를 듣고 싶어요 나의 노래는 모두 하늬바람에 흩어져 버립니다 어머님, 갈적삼 입고 밭을 갈고 싶어요 우잣 빈 터에는 고구마를 심겠어요 어둠이 찾아옵니다 어머님의 거칠은 손에 깊은 주름이 패입니다 세월 한 올 풀어 주름 하나 새기고 한숨 한 올 엮어 시름 하나 수놓고 고웁던 손 매디 매디 사뭇 서럽습니다 어머님, 자장가를 그치지 마세요 내 노래 흩어진 속에 자장가를 채워 어머님, 내 맘에 항상 사세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