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전상서 - 아홉 번째 드리는 글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어머님이 제 곁을 떠나신 지 몇 해
찬장을 정리하던 어머님의 막내며느리가
생전에 막내아들 내외에게 남겨주었던
결명자를 찾아 끓였습니다.
붉으라니 색 고운 결명자 차에서
몇 해 만에 어머님 냄새를 맡았습니다.
알러지로 고생하시며
찔끔찔끔 눈물을 손수건으로 닦곤 하시던 어머님
아들, 며느리, 손자들은
당신처럼 눈 아프지 말라고
눈 밝아지는 결명자를 남겨주신 정성에
이슬 맺혀 떨어지는 눈이 점점 밝아집니다.
어머님의 사랑이 더 환히 보입니다.
사랑은 대물림하는가 봅니다.
어머님에게 사랑을 배운
당신의 막내며느리는
결명자에 사랑을 섞어 끓여
당신의 손자들에게 준다는군요.
어머님,
결명자 차를 마시는 막내아들은
어머님의 사랑을 함께 마시며
손수건을 꺼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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