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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아이

<제주전설 동화> 왕비의 병을 고친 명의 좌조의 왕비의 병을 고친 명의 좌조의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구좌읍 종달리에 좌씨 성을 가진 의원이 살고 있었습니다. 집안 살림은 비록 가난했지만 인정이 많아서 찾아오는 환자들을 친절하게 맞아 치료해 주고, 가난한 환자들에게는 무료로 병을 치료해 주곤 하였습니다. 좌 의원에게 찾아오는 환자들은 좌 의원의 치료 솜씨와 더불어 정성스러운 마음이 약이 되어 병이 빨리 낫곤 하였기 때문에, 어느덧 제주 섬에서는 병을 가장 잘 고친다는 소문이 났습니다. 어느 날, 제주목 관아에서 이방이 좌 의원을 찾아왔습니다. “제주 목사께서 좌 의원님을 모시고 오라고 하셔서 이렇게 왔습니다.” “아니, 왜 나를…….” “가 보시면 알게 됩니다만, 귀한 분의 병을 보아야 한다니까 행장을 차리시고 함께 가십시다.” 좌 의원은 의술 도구를.. 더보기
<제주전설 동화> 산호 해녀 산호 해녀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옛날 모슬포에 한 해녀가 살았습니다. 그 해녀는 늙어서 까지도 고운 얼굴을 하고, 아무런 병이 없이 오래 오래 살았습니다. 더구나 그 해녀는 누구나 한 번은 꼭 겪어야 하는 마마를 한 번도 겪지 않았습니다. 마마라는 병은 요즘 말로는 천연두라고 하는 병인데, 요즘이야 좋은 약이 있어서 미리 예방을 해버리면 괜찮지만, 옛날에는 평생에 한 번은 반드시 걸린다고 하는 무서운 병이었습니다. 마마에 걸리면 온 몸이 불덩어리같이 열이 나면서 앓다가 심하면 죽기도 했고, 다행히 나아도 열꽃이 피었던 얼굴 등이 곰보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람들은 그 해녀를「산호 해녀」라고 불렀습니다. 산호 해녀라고 불리게 된 것과 마마를 앓지 않고 지내게 된 데는 까닭이 있었습니다. 해녀는 어릴.. 더보기
<제주전설 동화> 번개눈 이좌수 번개눈 이좌수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옛날 대정 고을 무우남밭(중문) 이씨 댁에서 한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아기는 날 때부터 다른 아기들과는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여든 살에 열 일곱 난 처녀에게 장가들어 낳은 아기라는 점도 그렇지만, 그 보다 이 아기는 전혀 눈을 뜨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 까닭은 아기의 눈동자가 둘씩이었기 때문에 눈정기가 아주 빛나서 다른 사람들이 쳐다보지 못하므로 일부러 눈을 뜨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혼자 있을 때나 엄마만 있을 때는 눈을 뜨고 놀았습니다. 엄마만은 아기의 눈정기를 맞받아 낼 수 있었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아기가 날 때부터 장님이 되었다고 구근거리며 불쌍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아기는 눈을 감고 있어도 무엇이든 볼 수 있었습니다. 장님처럼 더듬거리.. 더보기
<제주전설 동화> 기지가 뛰어난 현유학 훈장 기지가 뛰어난 현유학 훈장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조선 시대 말에 정의고을 효돈에 현유학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학식이 풍부하여 아이들을 가르치는 훈장을 하기도 했기 때문에 이름보다는 대개 현훈장이라고 불리웠습니다. 현훈장은 어릴 때부터 기지가 남달리 뛰어나서 어른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일도 많았고, 다른 사람들이 어려운 일을 부탁해 오면 거절하지 않고 지혜롭게 잘 해결해 주었기 때문에, 누구나 그를 잘 따르고 좋아했습니다. 또한 친구들이 많았기 때문에 친구들과 어울려 술도 잘 먹곤 하였습니다. 현훈장은 당시의 다른 양반들과는 달리 양반 상놈을 가리지 않고 누구하고나 친하게 지내곤 하였는데, 기생을 그만 두고 술장사를 하며 살아가는 퇴기하고는 ‘누님’, ‘동생’하며 부를 정도로 특별히 가깝게.. 더보기
<제주전설 동화> 거짓말 잘하는 변인태 거짓말 잘하는 변인태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옛날 서귀포를 지키는 군인들 중에 변인태라는 진졸이 있었습니다. 진졸이라고 하면 진을 지키는 군인들 중에서 가장 계급이 낮은, 요즘 우리가 흔히 하는 말로는 졸병 정도였습니다. 변인태는 비록 신분은 낮고 천했지만, 옳지 않은 일을 보면 참지 못하고, 윗사람들의 잘못을 꼬집곤 하였습니다. 그 중에 변인태의 상관이 되는 조방장은 마음씨가 고약하고, 욕심이 많아 변인태에게서 잘못을 꼬집히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변인태를 미워하고 늘 괴롭히곤 하였습니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새로 부임한 제주 목사가 서귀진을 살펴보러 오게 되었습니다. 제주 목사가 제주섬으로 부임해 오면 꼭 섬 전체를 한 번 돌아보았는데, 서귀진에 오면 경치가 뛰어난 정방폭포를 구경시켜드리는.. 더보기
<창작동화> 불과 샘 불과 샘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고요만이 함빡 배어있던 산기슭에서 고요를 깨뜨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들들들들 -- . 슬슬슬슬 -- . 들들들들 -- . 슬슬슬슬 -- . 그러나 그 소리는 매일 아침 숲 속 마을을 깨우는 정겨운 소리였습니다. 나뭇가지에서 잠자던 새들도 그 소리를 들은 후에야 잠에서 깨어 아침을 준비하고, 토끼도 굴 속에서 나와 귀를 쫑긋 세우곤 했습니다. “아, 벌써 날이 밝았군.” 숲 속 마을 사람들도 그 소리를 들으며 일어나 굴뚝으로 연기를 뿜어 올리고 밭에 나갈 준비를 하곤 했습니다. 숲 속 마을은 언제나 이렇게 아침이 밝곤 했습니다. 들들들들 -- . 슬슬슬슬 -- . 들들들들 -- . 슬슬슬슬 -- . 얕으막한 산들로 둘러싸인 숲 속 마을 불뫼골에서는 거의 매일 이런 소리가.. 더보기
<창작동화> 고시락불 고시락 불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으슬으슬 어둠이 깃들기 시작했습니다. 털보 아저씨는 세거리 한 귀퉁이에 쭈그리고 앉아 가만히 한 곳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털보 아저씨의 수염은 코와 눈을 빼고 얼굴의 아래 부분을 다 덮은 덥수룩한 구레나루입니다. 그 수염이 가득 덮인 얼굴에서 눈만이 살아있는 것 같았습니다. 머리와 수염은 마구 헝클어져 있고 얼굴 빛도 병이 든 사람같이 핼슥했습니다. 가끔 손으로 입을 막고는 심하게 기침을 하곤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까 아저씨는 정말 병이 들었나 봅니다. 털보 아저씨에게도 할아버지께서 지어 주신 훌륭한 이름이 있습니다. 삼대 독자인 아버지가 딸만 넷을 낳은 후에 다섯 번째로 아들을 낳았기 때문에, 할아버지가 늘 안고 다니며 ‘내 복덩이, 내 복덩이.’ 하던 것이 어느 새.. 더보기
<창작동화> 주정뱅이 ♣ 내가 쓴 동화들 중에서 제일 먼저 쓴 동화다. 벌써 이 동화가 쓰여진 지 열일곱 해가 지났다. 블로그를 만들면서 제일 먼저 이 동화를 올린다. 주 정 뱅 이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남이는 오늘도 혼자 학교에서 돌아오고 있습니다. 1년 전부터 남이에게는 학교에 갈 때나 집에 돌아올 때 누구와도 어울리지 않고 혼자 다니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버릇이라기 보다는 혼자 다니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남이가 사는 동네에 학교에 다니는 애들이 없기 때문이라구요? 아닙니다. 이웃 집 혁이랑 철이랑 숙이가 모두 남이와 같은 3학년입니다. 그런데도 왜 남이가 혼자서만 학교에 다니느냐구요? 제 얘길 들어보면 남이가 혼자 학교에 다닐 수밖에 없는 까닭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남이네가 이 산골 마을인 학골로 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