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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아이

아이들의 안경 아이들의 안경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빨간색 안경을 쓰면 하늘이 빨갛게 보이고 노랑색 안경을 쓰면 푸른 바다도 노랗게 보이지. 그런데 아이들의 눈에는 흐린 하늘도, 파도치는 바다도 초록 옷을 입은 싱그런 산도 모두 파랗게 보여. 그것은 아이들이 모두 파란 안경을 쓰고 있기 때문이지. 아이들의 안경은 요술 안경이야. 눈물이 흐르는 오늘도 저 앞에 보이는 내일도 모두 파랗게 보이게 하는 안경이야. 더보기
햇살에 눈이 녹듯이 햇살에 눈이 녹듯이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들판 한가득 눈이 내린 다음 날 햇살이 내려와 눈을 녹인다. 친구야, 너 그 소리 들어봤니? 햇살에 눈이 녹는 소리 말이야. 귀로는 들을 수 없어. 눈이 녹는 것을 가만히 보면서 마음으로 들어야 해. 햇살이 따스한 입김을 불면 눈이 사르르 녹고 햇살이 손길이 어루만지는 곳마다 소리 없이 눈이 녹는다. 친구야, 내 가슴 속에 들어와 쌓여있던 차가운 눈도 햇살 같은 미소를 받아 어느새 녹고 있구나. 더보기
비 온 뒤 맑음 비 온 뒤 맑음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햇살이 내려와 운동장에서 뛰논다. 아이들도 운동장에서 함께 논다. 교실에 꼭꼭 갇혀있던 아이들이 쏟아져 나와 활개를 치면 햇살도 즐거워 너울거리며 뛰논다. 아직 마르지 않는 땅바닥에서 아지랑이가 아물아물 오른다. 아이들이 함성이 아지랑이가 되어 오른다. 더보기
아기와 나비 아기와 나비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바람이 시원한 공원에서 아기와 나비가 숨바꼭질을 한다 아빠 팔에 안긴 아기의 눈동자가 나비의 날갯짓을 따라 꿈꾸고 “아기야, 날 잡아 보렴” 아기의 눈 앞에서 나폴나폴 맴돌던 나비는 어느새 아기의 머리에 앉아 예쁜 리본이 된다. 나비는 아기의 눈 속에서 고운 꿈으로 자라고 아기는 나비의 날개 속에서 맑은 웃음이 된다. 더보기
첫눈 첫 눈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나풀나풀 나는 하얀 나비 하얗게 하얗게 떼지어 날다가 나뭇가지에 내려 눈꽃이 되고 꽃밭에 앉아 하얀 꽃이 된다. 나풀나풀 나는 하얀 나비 하얗게 하얗게 춤추며 날다가 잔디밭에 내려 솜이불 되고 아기 머리에 앉아 솜털 모자 된다. 더보기
아카시아 숲에서 아카시아 숲에서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아카시아 숲에는 오월에 눈이 내린다. 바람도 없이 바람도 없이 아카시아 숲에는 오월에 눈이 쌓인다. 풀풀 흩날려 풀풀 흩날려 아카시아 숲 속에 내가 앉는다. 아카시아 꽃잎에 내가 묻힌다. 아카시아 향기에 내가 취한다. 더보기
하늘 빛 하 늘 빛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봄에는 꽃물이 들어 노랑빛이다. 개나리 노오란 향기 하늘에 뿌렸다. 여름엔 풀물이 들어 초록빛이다. 미루나무 쑥쑥 솟아 하늘이 됐다. 가을엔 단풍물 들어 빨강빛이다. 고추잠자리 단풍 물감으로 하늘 칠했다. 겨울엔 눈빛 받아 하양빛이다. 아이들 하양 연 띄워 하늘 덮었다. 더보기
연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더 높이 더 멀리 날려라. 해님의 마당에서 연을 날려라. 푸른 보리밭 위로 높이 날려라. 우리들 꿈 싣고 멀리 날려라. 줄을 쥔 손마다 뿌듯한 기쁨 부푼 가슴마다 넘치는 희망 우리들 기쁨을 연줄에 달자. 우리들 푸른 꿈을 하늘에 띄우자. 더 높이 더 멀리 날려라. 해님의 마당에서 꿈을 날려라. 더보기
<창작동화> 노래비가 내리는 마을 노래비가 내리는 마을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벌써 며칠째 내리는 비인지 모릅니다. 하늘 문에 구멍이 뚫린 듯 좍좍 쏟아지던 빗줄기가 부슬부슬 가늘어지는 듯 하다가도 다시 후드득거리며 내리기를 며칠 동안이나 계속하였습니다. 아무리 장마철이라지만 햇볕 구경을 한 지가 언제인지 사람들은 기억에도 없습니다. 아니, 햇볕이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잊어버렸습니다. 봄가뭄으로 시들어가던 꽃들은 장마철로 접어들어 비가 오기 시작하자 좋아라고 잎을 활짝 벌렸었지만 이젠 햇빛을 보지 못하여 꽃잎이 마를 새가 없어 썩어 가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슬비네 동네 고산은 비가 잘 안 오는 동네라고 소문이 난 곳인데, 이번 장마는 어찌된 일인지 슬비네 동네에 엄청나게 비를 퍼부어대고 있었습니다. 한라산 북쪽 제주 마을에는 비가 많.. 더보기
<창작동화> 동박새의 노래 동박새의 노래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숲 속 마을에 봄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아직 추위가 다 풀린 것은 아니지만, 봄소식은 찬바람의 틈새를 비집고 나뭇가지에도 전해지고, 땅 속에서 지루한 겨울을 견디며 움트기를 기다리는 풀잎들에게도 전해졌습니다. 홍매화는 벌써 분홍 꽃을 터트리기 시작했습니다. 성급한 목련은 물을 빨아 올려 가지를 연둣빛으로 바꾸면서 꽃눈을 부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설맞이로 분주한 날, 숲 속 마을에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우렁찬 폭포수가 하늘에서부터 떨어져 큰 웅덩이를 이루어 바다로 흘러가는 곳, 거기 작은 시내 주변에 있는 작은 숲 속 마을은 새들이 모여 사는 마을입니다. 그 숲 속 마을 가운데의 커다란 동백나무로 동박새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동박새들만이 아니었습니다. 동백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