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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

제주올레 13코스 걷기 여름방학 중 공휴일이 아닌 평일에 시간이 난 건 처음이었다. 모처럼 일도 없고, 누구의 제약도 받지 않고 마냥 자유로운 이날, 8월 16일. 느지막이 늦은 아침 겸 이른 점심을 먹고 길을 나섰다. 이날의 목표는 제주올레 13코스 걷기. 13코스의 종점인 한경면 저지리 한경면 주민자치센터 근처에 차를 세워두고 택시를 타고 13코스의 시점인 용수포구로 향했다. 코스를 다 걷고 나서 차를 타고 집으로 가기 편하게 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용수포구를 향해 택시로 가는 동안 바다 쪽으로 가까이 갈수록 눈에 들어오는 나무들마다 점점 누렇게 변한 잎을 달고 있는 나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 제주섬을 휩쓸고 간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해수 포말들이 뭍으로 멀리까지 날아와서 나무에 피해를 준 까닭이었다. 용수포.. 더보기
올레 12코스 걷기 지난 겨울, 가끔 눈보라가 몰아치고 차가운 바람이 휘돌던 날 올레 11코스를 걷고 나서 몇 달이 지난 7월 쯤에야 12코스를 걷게 되었다. 그 날은 장마철인데도 비는 내리지 않고 안개가 희뿌옇게 끼어 주변이 침침하고 습기가 몸으로 들어와 끈적거리는 날이었다. 그런 날인데도 난 길을 나섰다. 12코스 시작점인 무릉2리 좌기동에 있는 제주자연생태문화체험골로 갔다. 입구에 차를 세우고 옛 무릉동교였던 폐교로 갔다. 지금은 그때의 폐교가 생태문화체험골로 운영되고 있었다. 생태문화체험골 입구에는 길 위로 아치를 만들어 세워 아치 위로 오이, 수세미, 꽃호박 등의 덩굴식물들을 올려 운치 있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생태문화체험골을 출발하여 무릉2리 마을길을 지나 농로를 따라 걸었다. 거의 대부분이 밭으로 이루어진 농로.. 더보기
내 고향 길을 다시 걸은 올레6코스 내 고향은 서귀포시 보목 마을이다. 거기서 태어나고 어린 시절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살았던 곳이다. 지금은 서귀포 시내 근처의 다른 곳에서 살고 있지만, 매주 교회는 고향 보목교회에 간다. 고향 보목 마을은 거기를 고향으로 둔 내가 팔이 안으로 굽어서 자랑하는 것 같지만 제주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일 것이라고 스스로 자부해 본다. 지금은 코스 이름이 변경되어서 6코스 중에 들어있지만, 원래 올레길을 시작한 분들이 맨 처음 올레길을 시작할 때에는 보목마을에서부터 올레길을 시작하여 1코스였던 곳이기도 하다. 고향인데다 너무 자주 가는 곳이어서 작은 골목, 어디는 누구네 집이라는 것까지 세세히 알고 있어서 올레길이 보목 마을로 지나간다고 했어도 다른 길부터 먼저 걸었고 고향으로 지나가는 올레길은 관심 밖이었다.. 더보기
눈보라 속에 걸은 올레11코스 2월 첫 번째 토요일, 마침 직장에 다니는 큰아이가 시간을 내어 전날 저녁 집으로 왔기에 토요일에 함께 올레길을 걷기로 하여 아내와 큰아이와 함께 집을 나섰다. 바쁜 일이 있는 작은 아이가 함께 하지 못해 조금은 아쉬움이 남았다. 이날 걷기로 한 곳은 올레길 11코스. 11코스 전체를 걷지는 않고 시점인 모슬포 항구 근처에서 모슬봉까지 갔다가 돌아오기로 하고 차를 몰았다. 11코스가 시작하는 곳은 모슬포 항구 근처의 홍마트 앞이었다. 출발하기 전에 알고 있던 정보로는 11코스가 홍마트 앞을 출발하여 알뜨르 비행장 쪽을 거쳐 모슬포 마을의 동쪽으로 해서 모슬봉으로 올라가게 되어 있다고 알고 있었는데, 얼마 전에 코스가 바뀌었다고 한다. 새로 바뀐 코스는 모슬포 항구를 지나 모슬포 오일시장을 거쳐 바닷가로 .. 더보기
포근한 겨울 속에 올레 5코스를 걷다. 4코스를 걷다 남은 구간인 태흥포구에서 남원포구까지 걷고 나서 내처 5코스를 완주하기로 하고 나선 길이다. 겨울 날씨 답지 않게 포근한 날이다. 남원포구를 출발하여 서쪽으로 큰엉을 향해 걸었다. 남원포구에서 큰엉으로 가는 해안도로에는 길을 따라서 큰 돌들을 호위병들처럼 세워놓았고, 더러는 시를 써 놓은 돌들도 세워 놓았다. 해안도로 끝에서부터는 신영영화박물관 아래 바닷가 절벽 위로 만들어진 산책로로 올레길이 연결되어 있었다. 사스레피나무와 바닷바람 때문에 자라지 못한 작은 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는 곳에 만들어진 산책로는 큰엉 절벽 위로 바다 경치를 보면서 가도록 되어 있었다. 영화박물관 아래 큰엉 쉼터에 다라랐다. 쉼터에서 바라보이는 해안 절벽의 풍경이 절경이었다. 절벽 위 쉼터에는 큰엉에 대해 설.. 더보기
늦은 가을 볕 속에 올레 3코스를 걷다. 지난 가을에 올레 3코스를 걸으며 찍어 두었던 사진들을 바탕으로 이제야 그 때의 기억을 되살리며 3코스에 대한 기록을 해서 올린다. 3코스의 시작은 온평포구에서 시작한다. 온평 마을에는 옛날에 사용하던 작은 포구가 있고, 그 서쪽편에 새로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는 조금 큰 포구가 있다. 작은 포구는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작은 배만 몇 척 매어져 있을 뿐이지만, 그 포구에 앞에는 작은 정자를 세워 놓고 사람들의 쉼터를 제공해 주고 있다. 그 옆에는 크고 작은 바위들을 쌓아 자연과 어우러진 조형물을 만들어 볼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고, 또 방파제에는 바닷돌들을 쌓아올려 탑을 만들어 놓았다. 시골 어촌의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포구지만 이 작은 포구를 아끼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볼거리와 쉼터를 제공하려.. 더보기
가을을 즐기며 올레길 2코스 걷기 추석 이틀 뒤, 식구들도 제각기 다시 직장으로, 일상으로 돌아가고, 나는 학교도 모처럼 휴업일을 하여 아무 일도 없는 한가한 날이다. 따분하게 집안에서 TV나 보며 하루 종일 지내는 것이 체질에 맞지 않는 나는 아침을 먹고 길을 나섰다. 이 날은 제주올레길 2코스를 걸어볼 생각이었다. 지난 겨울에 1코스를 걸은 후에 시간을 못 내어 걸어보지 못하다가 이날이 마침 하루 종일 시간을 낼 수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차를 달려 성산읍 온평초등학교로 갔다. 마침 온평초등학교도 추석연휴에 이은 휴업일이었다. 그 학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택시를 타고 올레 2코스 시점인 성산포 광치기해변으로 갔다. 광치기해변에서 바라보이는 성산일출봉이 잔잔한 바다 위에 우뚝 서 있었다. 주변의 모든 것이 조용한 가을 오전이었다. 2..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