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코스를 걷다 남은 구간인 태흥포구에서 남원포구까지 걷고 나서 내처 5코스를 완주하기로 하고 나선 길이다. 겨울 날씨 답지 않게 포근한 날이다.
남원포구를 출발하여 서쪽으로 큰엉을 향해 걸었다. 남원포구에서 큰엉으로 가는 해안도로에는 길을 따라서 큰 돌들을 호위병들처럼 세워놓았고, 더러는 시를 써 놓은 돌들도 세워 놓았다.
해안도로 끝에서부터는 신영영화박물관 아래 바닷가 절벽 위로 만들어진 산책로로 올레길이 연결되어 있었다. 사스레피나무와 바닷바람 때문에 자라지 못한 작은 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는 곳에 만들어진 산책로는 큰엉 절벽 위로 바다 경치를 보면서 가도록 되어 있었다.
영화박물관 아래 큰엉 쉼터에 다라랐다.
쉼터에서 바라보이는 해안 절벽의 풍경이 절경이었다.
절벽 위 쉼터에는 큰엉에 대해 설명하는 돌판이 바위에 붙여져 있었다.
이렇게 쓰여 있었다.
[큰엉은 현 장소 바로 남쪽에 위치한 절벽에 있는 큰 바위 동굴을 뜻하며 (큰엉)이라는 이름은 바닷가나 절벽 등에 뚫린 바위그늘(큰 언덕)을 일컫는 제주방언이다. 이곳으로부터 해안을 따라 동쪽으로 1.5km에 이르는 곳은 우리나라 최고의 해안산책로가 자리 잡고 있어 관광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남원 관광지구로 지정되어 있고, 또한 이 산책로는 아열대 북방한계선으로 다양한 조류와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큰엉을 지나는 올레길은 금호리조트와 제주아쿠아나 앞을 지나 위미3리 마을을 지나고 동백나무 군락지를 지나 위미2리 세천포구로 이어졌다. 세천포구 근처에서 같은 코스를 걷고 있던 대학생 두 명을 만나 같이 동행하게 되었다. 한 명의 이름은 원성훈이라고 하는데 다른 한명의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시 세천포구를 지나서 서쪽으로 가니 위미항구가 나타났다.
위미항구는 이 일대의 항구 중에서는 제법 큰 항구이다. 위미초등학교 서쪽을 흐르는 건천 하류에 위치한 작은 포구였던 것이 방파제를 크게 만들고 여러 가지 항구 시설을 갖추어 큰 항구로 발전한 것이다.
올레길은 위미항구의 동쪽을 끼고 위미 마을을 동서로 관통하는 일주도로 올라갔다가 위미초등학교 동쪽 편에서부터 항구의 서쪽을 끼고 내려가다가 해안선을 따라 만들어 놓은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공천포 쪽으로 나아가게 되어 있었다.
공천포는 신례2리를 달리 부르는 이름으로 바닷가에 검은 모래가 깔려 있고 해변에서 물이 솟아나오기 때문에 여름이면 인근 사람들이 물놀이를 즐기기 위해서 많이 찾는 곳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모래가 많이 유실되었고, 물도 예전에 비해 솟아나오는 양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올레길은 공천포 해안선을 따라 가다가 공천포와 망장포 사이에서 바다로 흘러드는 시내를 건너 바닷가의 검은 바위를 밟으며 망장포로 가게 되어 있었다. 망장포 마을에는 나의 큰 누님이 살고 있는 곳이어서 여러 번 갔었던 곳이어서 조금은 정이 들고 익숙한 곳이다.
망장포 마을에서는 바닷가를 따라 뻗어 있는 소로를 따라 예촌망 쪽으로 가게 되어 있었다. 거기 바닷가를 따라 걷다 보면 검은 바위들이 울쑥불쑥 솟아있는 해변이 한 절경을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예촌망 서쪽편에 다라랐다. 이어지는 길은 예촌망의 동쪽편으로 나 있는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다가 예촌망의 낮은 지대에 있는 과수원 사이에 난 작은 길로 들어서고, 다시 포장도로로 나와 5코스 종점인 쇠소깍으로 가게 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예촌망 등반도 겸해서 하자는 생각으로 중간에 동행했던 일행인 대학생들과 함께 예촌망의 등반로로 접어들었다. 그런데 부부인 듯한 중년의 두 사람이 우리가 가는 곳으로 따라와서 다섯 명이서 예촌망 등반을 하게 되었다.
예촌망의 해안을 따라 뻗어있는 바닷가 숲속의 작은 길을 따라가다가 바위들이 넓게 펼쳐져 있는 곳에서 예촌망 절벽의 경치와 지귀도를 바라보고, 다시 절벽 위로 난 길을 따라 등반이 계속되었다. 그리고 동행했던 대학생들과 기념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그들이 여기 올린 이 사진을 볼런지…….
그리고 등반로가 끝나는 곳에서 과수원 사이로 난 길을 올라가서 농로를 따라 쇠소깍 방향인 서쪽으로 내려가서 예촌망 등반을 마쳤다. 예촌망에서 내려가면 효돈천 하류의 쇠소깍 동쪽편 시냇가 길로 내려서게 된다.
거기서 난 동행했던 일행들과 헤어져 차를 세워두었던 곳으로 가서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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