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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세시풍습 동화> 수눌음 수 눌 음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어머니, 재기재기 가게 마씀.” “기여게. 와리지 말앙 조금만 이시라. 다 촐려사 가주게.” 어머니는 서두르는 려원이의 말에 대답하면서 부지런히 밥을 양푼에 퍼담았습니다. “아따, 려원이 무사 경 와렴시니? 어떵 다 촐리지 안해영도 가지느냐?” 점심 준비를 같이 하고 있던 희경이 어머니가 나무라는 투로 말했습니다. “려원아, 경 재기 가고 싶으민 고만히 서 있지 말앙 점심 촐리는 거 도우라. 우선 숟가락이영 젓가락이영 서른 개쯤 세영 담으라.” “예, 알았수다. 경 헌디 점심 먹을 사름들이 경 하수꽈 ?” “기여. 스물 댓 명 쯤이나 왕 우리 밭에서 보리를 베염신예.” “경 하영 와그네 일햄수꽈? 경 하민 우리 식구들만 사흘 걸려도 다 베지 못하는 밭의 보리를 낮전이민.. 더보기
<제주도 세시풍습 동화> 독광 주냉이 독광 주냉이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오늘은 음력 유월 스므날, 닭 잡아먹는 날입니다. 영득이는 아침부터 신이 났습니다. 그것은 오늘이 닭을 잡아먹는 날이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오늘 잡아먹는 닭은 영득이와 영호가 지네를 잡아서 판 돈으로 산 닭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봄부터 어머니는 이번 유월 스무날에는 검은 닭이라도 한 마리 사다가 몸이 약한 아버지에게 고아 드리겠다는 말씀을 자주 하시곤 하였습니다. 그날도 영득이와 영호는 늘 하는 행사처럼 다투었습니다. “어머니, 형 봅서. 자꾸 나 때렴수게.” 영호의 고자질 때문에 영득이와 영호는 어머니 앞에 꾸중을 들었습니다. “무사 느네들은 광 주냉이추룩 자꾸 투엄시니.” “영호가 내 공책에 엥기려 버리난 한 대 쥐어박았수다.” “형이 나 일기 쓴 거 읽.. 더보기
<제주전설 동화> 힘 센 장사 막산이 힘센 장사 막산이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옛날 창천리 강씨 부자 댁에 막산이라는 종이 있었습니다. 구척장신의 커다란 몸에 부리부리한 눈을 하고 있었지만 늘 말없이 주인이 시키는 일을 고분고분하였습니다. 아무도 막산이가 어디서 태어났는지, 부모가 누구인지 몰랐습니다. 그저 알고 있는 것은 전에 의귀리 김부자 댁에서 종살이하다 왔다는 것과, 성이 마씨이기 때문에 막산이라고 부른다는 것뿐이었습니다. 어느 날 강부자는 감산리 안골에 있는 밭을 논으로 만들기 위해서 막산이를 불렀습니다. 안골 밭은 밭 가운데 동산이 떡 버티고 있어서 논이 못 되고 있었습니다. “막산아, 어디 가서 일꾼을 한 서른만 구해 오너라.” “서른 명 씩이나요? 무엇을 할 일꾼들입니까?” “저 안골에 있는 밭 가운데 동산을 파 없애서 논으로.. 더보기
<제주전설 동화> 지장샘 지 장 샘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제주도는 물이 귀한 고장입니다. 작은 섬인데다가 한라산이 높기 때문에 큰 강은 없고 작은 내들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내들은 비가 올 때에만 잠깐 물이 흐르다가 곧 말라버려서 바닥이 드러나곤 합니다, 그런데 몇몇 개의 내들은 땅 속에서부터 물이 솟아 나와 짧은 거리이지만 시원한 물이 끊이지 않고 흐릅니다. 제주시에는 산지천과 외도천이 있고, 서귀포에는 천지연 폭포의 물줄기인 연외천과, 정방천, 강정천, 악근천 등이 있습니다. 그 중에 정방천으로 흐르는 물의 원천인 지장샘에 얽힌 재미있는 전설이 있습니다. 아주 오랜 옛날 한라산은 영주산이라 하여 신성시되어 멀리 중국에까지 이름이 알려졌으며, 영주산에서 시작되는 모든 시내마다 시원하고 맑은 물이 철철 넘쳐흐르고 .. 더보기
<제주전설 동화> 정방폭포와 서불과차 정방폭포와 서불과차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아주 오랜 옛날 이웃 중국 땅에서는 약 500년 동안 수많은 나라들이 서로 싸우다가는 친해지기도 하고, 몇 개의 나라가 합쳐졌다가는 다시 갈라지기도 하던 시대가 있었는데, 이 시대를 ‘춘추전국 시대’ 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러한 여러 나라들을 모두 하나로 합쳐서 중국 전체를 통일한 나라가 진(秦)나라였습니다. 중국을 통일한 진나라의 시황제(始皇帝)는 세상을 손아귀에 넣자 황제의 권력으로 못 할 일이 없게 되었습니다. 다만 근심되는 것이 두 가지가 있을 뿐이었습니다. 한 가지는 북쪽 변방에서 오랑캐들이 자주 침범해 온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시황제는 나라 안의 젊고 힘이 센 남자들을 모두 동원하여 오랑캐의 침략을 막기 위해 만리장성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만리.. 더보기
<제주전설 동화> 외돌개와 범섬 외돌괴와 범섬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때는 고려 말. 제주도는 원나라의 말을 키우는 목장이 되어 있었습니다. 원나라는 제주도를 고려에게서 빼앗아 라는 관청을 두어 라는 관리가 맡아 다스리고 있었습니다. 다루가치와 함께 제주도에 와서 소, 말, 낙타, 나귀, 양 등을 키우는 몽고인들을 라고 불렀습니다. 목호들은 제주 사람들에게 행패를 많이 부렸습니다. 제주 사람들의 집에 들어가 물건을 함부로 빼앗기도 하고, 애써 가꾼 곡식밭에 소, 말들을 풀어놓기도 하였습니다. 자기네 나라인 원나라의 세력을 등에 업고 행패를 부리는 목호들에 대해 제주 사람들은 아무런 저항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원나라의 세력이 약해지고, 새로 일어난 명나라에 의해서 원나라가 북쪽 땅으로 쫓겨난 데다, 공민왕이 원나라를 배척하는 정.. 더보기
<제주전설 동화> 왕비의 병을 고친 명의 좌조의 왕비의 병을 고친 명의 좌조의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구좌읍 종달리에 좌씨 성을 가진 의원이 살고 있었습니다. 집안 살림은 비록 가난했지만 인정이 많아서 찾아오는 환자들을 친절하게 맞아 치료해 주고, 가난한 환자들에게는 무료로 병을 치료해 주곤 하였습니다. 좌 의원에게 찾아오는 환자들은 좌 의원의 치료 솜씨와 더불어 정성스러운 마음이 약이 되어 병이 빨리 낫곤 하였기 때문에, 어느덧 제주 섬에서는 병을 가장 잘 고친다는 소문이 났습니다. 어느 날, 제주목 관아에서 이방이 좌 의원을 찾아왔습니다. “제주 목사께서 좌 의원님을 모시고 오라고 하셔서 이렇게 왔습니다.” “아니, 왜 나를…….” “가 보시면 알게 됩니다만, 귀한 분의 병을 보아야 한다니까 행장을 차리시고 함께 가십시다.” 좌 의원은 의술 도구를.. 더보기
<제주전설 동화> 산호 해녀 산호 해녀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옛날 모슬포에 한 해녀가 살았습니다. 그 해녀는 늙어서 까지도 고운 얼굴을 하고, 아무런 병이 없이 오래 오래 살았습니다. 더구나 그 해녀는 누구나 한 번은 꼭 겪어야 하는 마마를 한 번도 겪지 않았습니다. 마마라는 병은 요즘 말로는 천연두라고 하는 병인데, 요즘이야 좋은 약이 있어서 미리 예방을 해버리면 괜찮지만, 옛날에는 평생에 한 번은 반드시 걸린다고 하는 무서운 병이었습니다. 마마에 걸리면 온 몸이 불덩어리같이 열이 나면서 앓다가 심하면 죽기도 했고, 다행히 나아도 열꽃이 피었던 얼굴 등이 곰보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람들은 그 해녀를「산호 해녀」라고 불렀습니다. 산호 해녀라고 불리게 된 것과 마마를 앓지 않고 지내게 된 데는 까닭이 있었습니다. 해녀는 어릴.. 더보기
<제주전설 동화> 번개눈 이좌수 번개눈 이좌수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옛날 대정 고을 무우남밭(중문) 이씨 댁에서 한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아기는 날 때부터 다른 아기들과는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여든 살에 열 일곱 난 처녀에게 장가들어 낳은 아기라는 점도 그렇지만, 그 보다 이 아기는 전혀 눈을 뜨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 까닭은 아기의 눈동자가 둘씩이었기 때문에 눈정기가 아주 빛나서 다른 사람들이 쳐다보지 못하므로 일부러 눈을 뜨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혼자 있을 때나 엄마만 있을 때는 눈을 뜨고 놀았습니다. 엄마만은 아기의 눈정기를 맞받아 낼 수 있었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아기가 날 때부터 장님이 되었다고 구근거리며 불쌍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아기는 눈을 감고 있어도 무엇이든 볼 수 있었습니다. 장님처럼 더듬거리.. 더보기
<제주전설 동화> 기지가 뛰어난 현유학 훈장 기지가 뛰어난 현유학 훈장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조선 시대 말에 정의고을 효돈에 현유학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학식이 풍부하여 아이들을 가르치는 훈장을 하기도 했기 때문에 이름보다는 대개 현훈장이라고 불리웠습니다. 현훈장은 어릴 때부터 기지가 남달리 뛰어나서 어른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일도 많았고, 다른 사람들이 어려운 일을 부탁해 오면 거절하지 않고 지혜롭게 잘 해결해 주었기 때문에, 누구나 그를 잘 따르고 좋아했습니다. 또한 친구들이 많았기 때문에 친구들과 어울려 술도 잘 먹곤 하였습니다. 현훈장은 당시의 다른 양반들과는 달리 양반 상놈을 가리지 않고 누구하고나 친하게 지내곤 하였는데, 기생을 그만 두고 술장사를 하며 살아가는 퇴기하고는 ‘누님’, ‘동생’하며 부를 정도로 특별히 가깝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