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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아이의 글밭/시와 동시

들풀도 이름이 있다

들풀도 이름이 있다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길가에서 들판에서
아무 곳에서나 자라는 들풀들이지만
그들의 삶 따라
그들의 생김 따라
소중한 이름들이 있다

들풀들은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슬퍼하지 않는다
바람이 지나가며 잎새를 쓰다듬고
가랑비가 촉촉이 내려
작은 뿌리에 힘을 보태주는 것으로
만족하며 살 줄 안다

들풀들은
이름을 불러 주면
빙그레 웃는다
“강아지풀아.”
다정히 부르면
작은 꼬리꽃을 내밀어 살랑살랑 흔든다
“애기똥풀아.” 부르면
노란 맑은 꽃을 수줍게 피워
미소를 보낸다

이슬 맺힌 새벽
들판에 나가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슬퍼하지 않는 들풀들이 자라는 것을 보라

조용한 산길 천천히 걸으며
들풀들의 이름을 불러 보라
수줍게 고개 숙이며
네게 보내는 작은 웃음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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