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향유 속의 가을, 그리고 좌보미오름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누가 가을을 오고 간다고 하던가?
가을은 아무데서도 오지 않았다.
그리고 아무데도 가지 않았다.
꽃향유 씨앗 속에 웅크려있던 가을이
꽃망울들이 하나둘 피어날 때
그제야 꽃 속에서 피어난다.
좌보미오름의 가을은 꽃향유 속에 들어있었다.
지천으로 피어난 자줏빛 향기
그 가운데 드러누우면
파란 하늘이 오름 위로 내려앉는다.
두 눈에 하늘이 가득 담긴다.
다섯 봉우리
그 안에 들어앉아 있는
오름을 닮은 묘, 묘, 묘
큰 봉우리 작은 봉우리
모두 자줏빛 가을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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