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꿈꾸는 아이의 글밭/시와 동시

꽃향유 속의 가을, 그리고 좌보미오름

 꽃향유 속의 가을, 그리고 좌보미오름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누가 가을을 오고 간다고 하던가?
가을은 아무데서도 오지 않았다.
그리고 아무데도 가지 않았다.
꽃향유 씨앗 속에 웅크려있던 가을이
꽃망울들이 하나둘 피어날 때
그제야 꽃 속에서 피어난다.

좌보미오름의 가을은 꽃향유 속에 들어있었다.
지천으로 피어난 자줏빛 향기
그 가운데 드러누우면
파란 하늘이 오름 위로 내려앉는다.
두 눈에 하늘이 가득 담긴다.

다섯 봉우리
그 안에 들어앉아 있는
오름을 닮은 묘, 묘, 묘
큰 봉우리 작은 봉우리
모두 자줏빛 가을을 꿈꾸고 있다.

 

'꿈꾸는 아이의 글밭 > 시와 동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연 화장실  (0) 2014.01.29
이어도 간다  (1) 2013.08.05
섶섬 기슭엔 전설이 살고 있다.  (0) 2010.06.20
민들레 두 송이  (0) 2010.05.13
군뫼는 단숨에 오르지 못한다  (0) 2010.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