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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방파제 끝에 서서 겨울 방파제 끝에 서서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다람쥐 쳇바퀴 돌듯 빙글빙글 어지러이 돌던 공간을 벗어나 겨울 밤바다 방파제 끝에 왔다. 나의 시간이 그림자처럼 따라와서는 수평선 갈치잡이 배의 불빛을 향해 줄달음친다. 방파제 끝 전신주에 매달린 불빛과 먼 별빛까지 끌어당겨 검은 바다에 은빛 파닥이는 곳 난 여기 마냥 머물고 싶다. 검은 바다에 뜬 불빛을 따라간 나의 시간이 나를 찾지 못하도록 돌제突堤 사이에 숨어버리고 싶다. 머리가 아파온다. 갈치잡이 배가 불을 환히 달고 다가오고 있다. 나의 시간도 불빛 끝에 매달려 오고 있다. 겨울바람에 차가워진 시간이 얼어붙은 손으로 잡아끌면 속절없이 끌려가 다시 쳇바퀴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머리를 힘껏 흔들어 아픔을 털어버리자. 다시 쳇바퀴 안을 맴돌아야 한다면 .. 더보기
고난 중에는 고난 중에는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고난 중에는 기뻐하세요. 그 고난이 육신에 고통을 주고 삶을 힘들게 하지만 주님이 나를 단련하시고 고난을 이기면 정금 같은 아름다운 모습이 되리니. 고난 중에는 기도하세요. 주님이 나를 시험하시면 그 시험을 내가 이기고 더 큰 소망을 주기 위함임을. 용광로가 뜨거울수록 더 아름다운 정금이 만들어지듯이 당신의 고난이 클수록 더 큰 믿음으로 다시 태어나리니. 고난 중에는 기억하세요. 주님이 나를 단련하심은 더 큰 축복을 주기 위함임을. 고난이 클수록 주님이 나를 더 사랑하심을. 더보기
내 안에 무엇을 담을까? 내 안에 무엇을 담을까?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도자기와 질그릇, 돌항아리, 쇠단지 수많은 항아리들이 입을 벌리고 있다. 항아리마다 차곡차곡 채워지는 기쁨 구름이 비가 되어 들어간 그릇에는 파란 하늘과 흰구름이 한가득 담기고 곡식 씨앗을 담아놓은 항아리 속에서는 새 봄의 연둣빛 꿈이 익어간다. 물을 담은 항아리는 물항아리 꿈을 담은 항아리는 꿀단지 거친 돌항아리라도 보물을 담으면 그건 보물단지 비취빛 도자기도 투박한 질그릇도 그 안에 담겨있는 것을 보고 이름이 불린다. 나는 빈 항아리 내 안에 무엇을 담을까? 더보기
선택 선택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우리의 삶은 날마다 선택의 삶이다. 순간순간마다 일평생 삶의 선택을 해야 한다. 의식주의 선택 사랑의 선택 그리고……, 영혼의 선택 우리 가야할 길의 선택은 훗날 그 길의 끝나는 날 받을 복이 다름을 생각하라. 길의 시작에 눈앞에 보이는 것만 욕심내지 말고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멀리 내다보라.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고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마.” 잘못된 선택으로 훗날 불과 유황과 소금기둥의 재앙을 만나고 아름다운 선택으로 영원한 믿음의 조상이 됨을 보라. 우리도 오늘 선택의 삶을 살아야 하리니 나는 무엇을 선택할까? 더보기
복수초 피는 까닭은 복수초 피는 까닭은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오름을 온통 덮은 두꺼운 눈을 뚫고 작은 꽃봉오리 솟는다. 반딧불 같은 작은 햇살 조각들을 한 겨울 동안 끌어 모아 얼어붙은 땅 속에 간직하였다가 작은 온기로 밀어올린 꽃봉오리 오소소 떠는 가냘픈 봉오리를 벌리며 해를 닮은 꽃이 피어난다. 하늘을 온통 회색빛으로 덮으며 가득 내리는 눈이 꽃잎 위에 떨어져도 차가운 눈 속에서 더욱 밝게 피어나는 꽃 나뭇가지 새로 스며드는 햇살들이 노오란 작은 꽃잎 위로 모여들면 꽃봉오리가 더 커지며 차가운 눈을 녹인다. 복수초 노란 꽃잎이 해를 닮아가면 눈이 녹아 개울이 된다. 봄이 성큼 다가온다. 나뭇가지 끝에 달린 잎눈 꽃눈이 벙긋벙긋 벌어진다. 복수초 피는 까닭은 작은 햇살조각들을 모아 얼어붙은 땅을 녹이려 함이다. 해를 닮.. 더보기
산 속에 있어도 산 속에 있어도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멀리서 보면 다가와 보이던 산이 가까이 가면 오히려 멀어지는 것은 왜일까? 산 속에 들어와도 산은 보이지 않고 울창한 나무숲만이 시야를 가린다 여기가 봉우리인 듯싶어 다가가면 봉우리는 아직도 저만큼에서 다시 손짓하여 부르고 있다. 멀리 떨어져 있으면 내 가슴 속에 들어와 살던 네가 가까이 다가가면 저 봉우리마냥 멀어지며 손을 흔드는 것은 왜일까? 네 안에 내가 들어가도 너를 다 보여주지 않는 너는 나무 울창한 숲이런가. 더보기
다시 찾은 어점이 다시 찾은 어점이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다시 어점이를 찾다 눈길을 밟으며 찾아간 어점이는 그냥 그 자리에 앉아있었다 멀리서 걸어오는 내 발소리를 듣고 찬겨울 바람을 멀리 보내고 정상의 눈을 다 녹이고 나뭇가지 사이로 햇살 조각을 끌어 모아놓고 있었다 어점이는 눈 속에서도 작은 생명들을 품고 있었다 사철란, 비비추란, 자금우, 노루발풀……. 억수로 눈이 퍼붓던 날 낙엽으로 덮어 포근히 감싸 안았던 작은 생명들을 살짝 낙엽을 들추어 보여 주었다 그 속에 맥문동 작은 열매가 보랏빛 미소를 짓고 있었다 오랜만에야 찾은 나를 어점이는 변함없이 안아주었다 어머니의 가슴 속으로 파고드는 아기 마냥 난 어점이의 품에 한없이 안겨 들었다. ※ 어점이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도순동 소재 한라산 중턱에 위치한 작은 오름 더보기
주님의 옷자락을 만져라 주님의 옷자락을 만져라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열두 해를 말 못할 병마에 시달려 절망만이 남은 여인에게 새 빛이 비치었네 갈릴리 호수를 배를 타고 오신 예수님 무리 속에 밀고 밀리며 여인은 손을 뻗었네 주님의 옷자락을 만졌네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지어다.“ 여인은 울었네 능력의 예수님의 부드러운 음성에 열두 해 동안의 아픔과 괴롬을 뜨거운 눈물 속에 털어버렸네 고통과 슬픔을 당한 이여 오라, 와서 주님의 옷자락을 만져라 주님이 너를 보는 깊은 눈 속에 너의 고통과 슬픔을 모두 보고 있으니 믿음으로 주님 옷자락 만지는 너의 손을 주님께서 다정히 잡아주시리니 주님의 부드러운 음성 듣고 네 마음에 평안이 찾아오리니……. 더보기
가을 오름엔 바람이 있어야 한다 가을 오름엔 바람이 있어야 한다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억새가 억새 되기 위해서는 바람이 불어야 한다 높아갈수록 더욱 푸르러가는 하늘 아래 바람이 억새를 흔들어주면 오름이 우쭐우쭐 높아져간다 팔 벌려 반기는 오름 굼부리에 안기면 나도 바람에 흔들린다 오름에 오면 바람 부는 대로 흔들려야 한다 굳은 목도 흔들리고 힘 준 눈동자도 실안개 속에 솟은 먼 오름 보며 흔들리고 삶의 무게에 짓눌려 쉰 목으로 부르던 노래를 바람에 날려버려야 한다 이리 저리 떠밀리는 삶 속에 꼿꼿이 버티던 어깨가 흔들리며 오름 그늘에 눕는다 하늘이 점점 높아지고 오름이 따라 높아질수록 나는 더 작아지고 싶다 오름에 오면 내가 억새가 되어야 한다 억새 되어 흔들리도록 가을 오름엔 바람이 있어야 한다 더보기
그 분의 전화번호를 지우며 그 분의 전화번호를 지우며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내 휴대폰에 입력되어 있던 그 분의 전화번호 064-721-16○○ 01○-820-16○○ 이제 그 분의 전화번호를 지운다. “전화번호가 삭제되었습니다.” 버튼 한 번 누름으로 내 곁을 떠나는 번호들 내 기억 속에서는 그 분의 이름만이 남을 것이다. 그 분이 떠나시기 전 난 그 분께 몇 번이나 전화를 드렸던가 휴대폰 속에 저장만 해 놓고 쓸모 없이 공간만 차지하고 있던 숫자들 그나마도 그 분이 가셨다고 아주 지우려 한다. 생전에 병실에서 뵀던 그 분의 모습 암 투병 중에서도 고통을 참으시며 내 손을 꼭 잡으시고 당부하시던 말씀 “펜을 놓지 말아. 좋은 글 많이 써.” 휴대폰 속의 숫자들은 지워버려도 그 말씀만은 잊지 말고 명심해야 하기에 시를 쓴다. 그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