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초 피는 까닭은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오름을 온통 덮은 두꺼운 눈을 뚫고 작은 꽃봉오리 솟는다.
반딧불 같은 작은 햇살 조각들을 한 겨울 동안 끌어 모아 얼어붙은 땅 속에 간직하였다가
작은 온기로 밀어올린 꽃봉오리
오소소 떠는 가냘픈 봉오리를 벌리며
해를 닮은 꽃이 피어난다.
하늘을 온통 회색빛으로 덮으며 가득 내리는 눈이 꽃잎 위에 떨어져도
차가운 눈 속에서
더욱 밝게 피어나는 꽃
나뭇가지 새로 스며드는 햇살들이 노오란 작은 꽃잎 위로 모여들면
꽃봉오리가 더 커지며 차가운 눈을 녹인다.
복수초 노란 꽃잎이 해를 닮아가면
눈이 녹아 개울이 된다.
봄이 성큼 다가온다.
나뭇가지 끝에 달린 잎눈 꽃눈이 벙긋벙긋 벌어진다.
복수초 피는 까닭은
작은 햇살조각들을 모아 얼어붙은 땅을 녹이려 함이다.
해를 닮은 꽃을 피워 봄을 기다리는 숲에 봄소식을 전하려 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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