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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길

제주올레길 18-1코스, 추자도 올레길 걷기(3)

   추자중학교 뒷길까지의 올레길 걷기를 마치고 추자중학교로 갔다.

공휴일이어서 학교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마침 제주항에서 추자도로 올 때 배에서 만난 추자중학교 교감 선생님이 말씀에, 올레길을 걷다가 추자중학교 근처로 오게 될 경우에 전화를 하면 학교에서 커피를 하면서 쉬고 가라는 말씀이 있어서 전화를 하였다.

 

교감 선생님이 근처에 계시다가 반갑게 나와 주셔서 학교로 안내하였다.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은 올레길을 그만 걷고 상추자의 숙소로 돌아가려고 한다고 하자, 이왕 여기까지 와서 시간이 남았으니 석두청산을 등반해 보면 어떻겠느냐고 하신다.

등산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추자중학교를 나와서 교감 선생님이 길을 가르쳐준 대로 석두청산으로 향하였다.

 

석두청산은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하추자도의 신양항 남쪽편에 불쑥 튀어나간 부분의 끝에 위치한 산으로, 이곳에 올라서면 날씨가 좋은 날은 제주도 본섬까지도 보인다고 하는 곳이다.

 

 

석두청산으로 가려면 신양항 앞 도로를 해안을 따라 계속 걸어가다가 추자도 위생처리장과의 갈림길에서 갈라져서 석두청산이 보이는 방향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도로의 정점에 사각 지붕이 씌워진 파고라 쉼터가 있고, 거기에서 석두청산으로 올라가는 등반로를 찾아 올라가면 된다고 하였다.

또 다른 방법은 좀 먼 길을 돌기는 하지만, 신양항 앞에서 신양2리 쪽으로 향하는 도로를 따라가다가 마을 근처에 이르러서 남쪽편의 산쪽으로 향하는 작은 시멘트 도로가 있는데, 그 도로를 따라 산길을 올라가다가 다시 해안쪽으로 내려가서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위생처리장과 석두청산으로 향하는 길을 올라가면 된다고 하였다.

 

 

나는 어느 길로 갈까 하다가 멀리 돌더라고 산길을 따라 올라갔다가 내려올 대는 해안길로 내려오기로 작정하고 신양항 앞길에서 신양2리 마을로 향하는 길로 접어들었다.

그런데 이 길을 택하여 오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길가의 공지에 개양귀비꽃이 가득 피어서 맑은 하늘 아래 붉은 꽃잎을 활짝 펼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가던 길을 멈추고 이쪽으로 저쪽으로 방향을 돌려가며 가득 핀 양귀비꽃을 카메라에 담았다.

 

 

신양2리 마을에서 석두청산 방향으로 올라가는 산길은 자동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한 좁은 시멘트길이었다.

나는 그 길을 천천히 올라가면서 봄의 들꽃을 찾아보았지만, 특별하게 눈에 띄는 꽃은 보이지 않고 길가에는 잡풀들만이 무성하였다.

그러나 그 잡풀들이 만들어주는 초록빛들이 눈을 시원하게 해 주어서 산길을 올라가는 기분이 상쾌하였다.

 

 

산길을 다 올라갔을 때 갈림길이 나타났다.

올라왔던 길에서 죽 이어서 신양항 쪽의 바닷가로 내려가는 길과, 남쪽편으로 내려가는 포장이 되지 않은 자갈길이었다. 항상 갈림길에 이르면 어느 길로 갈까 망설이곤 하는데, 이번에도 어느 길로 갈까 망설이다가 포장이 안 된 자갈길을 택하여 내려갔다.

그랬더니 그 길로 내려가면서 골무꽃과 엉겅퀴를 만날 수 있었다. 다른 곳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꽃들이었지만, 여기에서 만난 꽃들은 사람의 발길이 거의 없는 곳이어서 꽃이 무척 곱게 피어 있었다.

 

 

 

자갈길을 따라 내려가다가 길이 끊어지는 바람에 다시 올라왔다.

그리고는 산 위로 올라가는 등반로 같은 숲속의 소로를 찾아내어 숲속으로 해서 위생처리장 북쪽의 낮은 산 위로 올라갔다.

그랬더니 그 산 위에 남쪽 바다의 전망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는 곳이 있었다. 그곳의 바위에는 누군가가 빨간색 락카로 [용둥방 전망대]라고 쓴 글씨가 있었다.

용둥방 전망대에서는 하추자도 서쪽과 남쪽의 바다 전망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였다. 남쪽 멀리고는 관탈섬까지도 보였다.

 

 

 

 

용둥방 전망대에서 내려가니 추자도 위생처리장이었다.

 

 

위생처리장 마당을 지나서 길을 따라 내려가다가 석두청산으로 올라가는 갈림길을 만나서 다시 석두청산 방향으로 올라갔다.

길을 다 올라가니 사각형 지붕을 얹은 파고라 쉼터가 있었다.

쉼터에서 동쪽으로 석두청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등반로가 뚜렷이 나 있는 것이 보였다.

 

 

 

등반로를 따라 석두청산으로 올라갔다.

정상부분에 이르자 기암괴석들이 우뚝 솟아있는 모습들도 모이고 푸른 바다가 눈 아래로 시원하게 펼쳐졌다. 정상에 올라서 보니 이 산의 이름이 왜 석두청산인지 짐작해 볼 수 있었다. “머리에 큰 바위를 이고 있는 푸른 산이라는 뜻으로 붙인 이름인 듯하였다.

 

 

석두청산 정상에 올라서니 깎아지른 듯한 절벽 아래로 파랗게 펼쳐진 바다와 수덕도와 신양리 마을, 신양항 등이 모두 시원하게 전망되어서 가슴이 탁 트이는 듯하였다.

 

 

 

 

한동안 정상에 머물러서 시원하게 펼쳐진 풍광을 감상하며 사진을 찍곤 하다가 발길을 돌려 올라갔던 등반로를 따라서 도로 내려왔다.

 

석두청산을 내려와서 신양항 쪽으로 갈 때는 바닷가 길을 택하여 걸어갔다.

 

 

신양항 근처 신양1리와 신양2, 석두청산 가는 길의 삼거리에 도착하였을 때에는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한참을 버스를 기다리다가 지나가는 차를 히치하이킹(hitch·hiking) 하여 타고 숙소를 예약해 놓은 추차항 앞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