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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아이의 글밭/시와 동시

어머님 전상서-첫 번째 드리는 글

어머님전상서 - 첫 번째 드리는 글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어머님,
아직 내 고무신이 댓돌 위에 있습니까?
집 앞동산에 올라 노래 부를 때면 신곤 하던 그 흰 고무신 말입니다

어머님,
어릴 적 동산은 풀이 무성했겠지요?
동무들의 발자국도 풀잎에 모두 묻히고 빈 무덤엔 고요만이 깃들어 살겠지요?

어머님,
자장가를 듣고 싶어요
나의 노래는 모두 하늬바람에 흩어져 버립니다

어머님,
갈적삼 입고 밭을 갈고 싶어요
우잣 빈 터에는 고구마를 심겠어요

어둠이 찾아옵니다
어머님의 거칠은 손에 깊은 주름이 패입니다

세월 한 올 풀어 주름 하나 새기고
한숨 한 올 엮어 시름 하나 수놓고
고웁던 손 매디 매디 사뭇 서럽습니다

어머님,
자장가를 그치지 마세요
내 노래 흩어진 속에 자장가를 채워

어머님,
내 맘에 항상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