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고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누가 보아주지 않아도 슬프지 않다.
누가 찾아주지 않아도 외롭지 않다.
억새풀, 띠풀 사이로
한 조각 햇살만 비쳐들어도
기쁨으로 물든다.
줄기도 없이
잎도 없이
작은 꽃대 하나
살며시 밀어 올려 피워낸
보랏빛 향기
가을 오름 한 자락 풀숲에 숨어
풀잎 새로 올려 보는 비취빛 하늘
거기 흘러가는 조각구름을 향해
수줍게 향기를 날려 보낸다.
풀잎을 스쳐가는 바람이 싱그럽다.
바람 따라 오름을 오르는
나그네의 눈길이 거기 머문다.
서로 마주치는 눈길.
나그네의 눈맞춤에
더욱 붉어지는
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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