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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길

아름다운 곶자왈을 체험하며 올레 14-1코스 걷기

  제주올레 14-1코스는 한경면 저지리 마을회관 앞에서 시작하여 마중오름 근처 농로를 지나고, 문도지 오름, 저지 곶자왈을 지난 다음 오설록티뮤지엄을 거쳐 청수 곶자왈과 무릉,신평 곶자왈을 지나 무릉2리 자연생태문화체험장까지 걷는 길로 총 길이는 18.8km이다.

  이 코스는 한경면과 안덕면, 대정읍에 걸쳐 있는데, 코스의 대부분이 곶자왈을 지나게 되어 있어서 곶자왈의 생태에 대해 체험하기 위해서는 이 코스가 가장 적당한 코스라 생각된다. 

 

 

 

  2012년 2월 말 경, 눈은 오지 않았지만 고인 물이 꽁꽁 얼어버리는 추운 겨울 어느 날 14-1코스를 걷기 위해 아침 일찍 해 뜰 무렵부터 길을 나섰다.

  저지리 마을회관 앞 코스가 시작되는 곳에 차를 세워두고 걷기 시작하였다.

 

 

 

  시작점에서 마을 안길을 남동쪽으로 걸어가다가 길이 꺾여서 동북쪽으로 향하면서 마을을 벗어나 농로로 들어섰다. 농로를 따라 걷던 길은 저지리에서 금악리로 향하는 도로를 만났다가 곧바로 다시 마중오름 방향의 농로로 접어들었다.

  걸어가는 뒤쪽으로 저지오름이 아침 햇살에 웅장한 자태를 보이고 있었다.

 

 

 

  마중오름을 바라보며 걷던 길은 오름 남쪽에서 동쪽을 끼고 도는 농로를 거쳐 오름 동쪽에서 강정동산이라는 곳으로 꺾어 들어갔다.

  여기서부터 곶자왈 지역이 시작되었다. 

 

 

 

  곶자왈 사이로 거의 일직선으로 난 농로로 문도지오름 방향으로 걸어가는 길에 곶자왈을 이루고 있는 바위와 우거진 나무들이 겨울인데도 싱싱한 푸르름을 전해주고 있었다. 새삼 곶자왈이 제주땅에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끼게 해 주었다.

 

 

 

  폭낭쉼터에 도착하였다. 폭낭쉼터는 문도지오름 가는 길에 길 가운데 폭낭(팽나무의 제주말 이름) 두 그루가 같이 자라면서 길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잠시 쉬어 가라고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는 곳이었다. 아직 겨울이라 잎이 돋지 않아 그늘은 없지만 그래도 나무 아래에서 잠시 쉬며 마시는 한 모금의 물은 달고 시원하였다.

 

 

 

  폭낭쉼터를 지나 문도지오름으로 올랐다. 문도지 정상에서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사방이 모두 곶자왈 숲이다. 여기 올라서 보니 저지, 서광 곶자왈의 중심에 문도지오름이 우뚝 서 있는 듯 보였다.

  문도지오름은 대부분이 평지로만 걷게 되는 14-1코스 중에 유일하게 거쳐서 가게 되는 오름이다. 이 문도지오름에 대한 설명은 이 글 다음에 오름 카테고리에서 자세히 하고자 한다.

 

 

 

 

  문도지오름을 내려가 저지곶자왈 지역의 곶자왈 숲속으로 난 길로 걸어갔다.

  겨울인데도 푸르게 우거진 숲 사이로 햇살이 반짝이며 들어와 기분이 좋았다.

 

 

 

  자동차 한 대가 다닐만한 비포장 길을 따라 걷다가 올레꾼들만 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숲속 길로 들어섰다.

  무더기로 놓여있는 큰 바위로 작은 바위 위에 이끼가 덮이고, 고사리 종류들과 온갖 풀들이 자라고, 덤불들이 자라고, 나무들이 빽빽이 자라고 있는 곶자왈 길을 걷는 기분은 걸어보지 않고는 표현하지 못할 기쁨이다.

 

 

 

  곶자왈 숲속 길을 걷기를 30분이 지나고 한 시간 가까이 되었을 무렵에야 숲속을 벗어나 저지 상수원 근처로 나왔다.

 

 

 

  잠시 넓게 트인 길을 걷다가 상수원 뒤쪽에서 다시 숲속 길로 들어섰다. 그리고 10분쯤 숲속길을 걷고 나니 갑자기 눈앞에 오설록티뮤지엄이 나타났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줄을 맞추어 심어놓은 녹차밭 전경, 그리고 뮤지엄 건물과 잔디 광장이다.

 

 

 

 

  올레길은 오설록티뮤지엄 녹차밭 옆을 돌아 뮤지엄 건물 사이로 빠져나와 잔디 광장 가운를 지나 뮤지엄 앞 도로로 나왔다. 그리고 뮤지엄 앞 사거리를 횡단한 다음 청수곶자왈 지역으로 넘어갔다.

  청수곶자왈로 들어서는 초입에는 도로 확장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청수, 구억 곶자왈 지역의 구억리 마을 지경에 개교한 제주국제학교로 향하는 도로 공사였다.

  도로 공사하는 곳을 지나서 곶자왈 숲속으로 들어갔다. 청수곶자왈도 차 한 대가 다닐 만한 넓이의 비포장 길이 곶자왈 사이로 뚫려있었다.

 

 

 

  서쪽으로 곧게 뻗어있다가 다시 남쪽으로 구부러지고, 다시 몇 번을 구불구불 이어지던 올레길은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넘어서서 무릉곶자왈 지역으로 들어섰다.

 

 

 

  무릉곶자왈 지역의 올레길은 올레꾼들을 위하여 새로 만들어 놓은 길인 듯 이리저리 꼬불꼬불 한두 사람이 걸어갈 정도의 넓이로 길게 길게 이어지고 있었다. 걸어가는 길가에 겨울인데도 하얀 꽃을 피우려는 백서향이 금방이라도 봉오리를 열 듯 햇살을 받고 있었다.

 

 

 

 

  곶자왈 숲을 벗어나니 무릉 2리 인향동 마을이다. 마을길을 걸어 종점으로 향했다. 마을 길가에 인공으로 잘 정비된 작은 연못이 숲속으로만 걸어온 나그네의 마음을 상쾌하게 반기고 있었다.

 

 

 

  14-1코스 종점인 무릉자연생태문화체험장은 11코스의 종점이면서 12코스의 시점이기도 한 곳이다.

  처음 걷기 시작한 저지마을회관은 한경면 저지리, 문도지오름은 한림읍 금악리 지경, 오설록티뮤지엄은 안덕면 서광리 지경, 종점인 무릉2리는 대정읍 지경이니, 14-1코스를 걷는 동안 4개 읍면 지역을 지난 셈이다.

  종점 근처에서 택시를 타고 겨울의 농촌 풍광을 즐기며 저지마을회관 앞으로 돌아와서 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