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랑쉬 오름에 올라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얼마나 험한 세월이었던가
오름에 오르는 것이 이리도 험한데
아이야,
지나간 그 세월은 어찌 견디었느냐?
그래 견디지 못해
너는 오름 기슭에 누워 쉬는구나
억새 우거진 그곳에는
네 소꿉놀이 사금파리가
아직도 남아 있는데
그 위로
한가롭게 들리는 트랙터 소리
총성이 무서워
총소리만큼 큰 소리로 울고
아버지 어머니의 주검 앞에서는
눈물이 말라 가슴으로만 울던
아이야,
이젠 울지 말아라
네 아픔을
대신 아파하는 이들이
네 가슴으로 울고 있으니…….
해가 뜬다
다랑쉬 위에 걸렸던 그믐달이
일출봉 위로
해가 되어 솟는다.
※ 다랑쉬오름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오름. 제주도 4․3 사건 때 이 오름 기슭 다랑쉬 마을에서 온 마을 사람들이 희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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