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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을 찾아서/제주시 동부권의 오름들

오름 등반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거미오름

거미오름의 위치

거미오름은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지경의 오름으로, 해안가의 종달리 마을에서는 멀리 떨어진 중산간에 위치해 있다. 주변의 오름으로는 같은 종달리 지경의 오름인 손지오름이 북동쪽에 있으며, 송당리 지경의 오름인 문석이오름과 높은오름이 서쪽과 북동쪽에 있고, 성산읍 지경의 오름인 월랑지와 표선면 지경의 오름인 좌보미가 남쪽에, 표선면 지경의 오름인 백약이가 남동쪽에 이웃해 있다.

 

이름의 유래

이 오름은 복합형 오름으로, 뾰족 솟은 봉우리와 둥그스름한 봉우리, 깊이 내려간 굼부리 등 한 다양한 형태를 하고 있으며 능선들이 정상의 뾰족 솟은 봉우리를 중심으로 여러 갈래로 뻗어나가 있어서 마치 거미집을 연상하게 한다고 하여 거미오름이라 하고 있다. 또한 신령스럽다는 뜻을 가진 옛말인 , , , 에서 유래하여 거문오름이라 하기도 하는데, 조천읍 선흘리 지경에 거문오름이 위치해 있음에 따라 구분하기 위하여 동거문오름이라고도 불린다. 한자 표기로는 동거문악(東居門岳)’, ‘동거문이악(東居門伊岳)’, 거미 주()자를 써서 주악(蛛岳)이라 한다.

 

거미오름을 찾아가는 길

거미오름으로 가는 길은 아래와 같이 네 가지가 있다.

첫째, 번영로 변 대천동과 송당리 마을 중간의 비자림로와 금백조로가 만나는 삼거리에서부터 남동쪽의 금백조로를 따라 약 3km를 가면 백약이오름 입구 주차장에 이른다. 성산, 수산 방향에서는 금백조로와 서성일로 189번길이 만나는 궁대오름 남쪽 사거리 로터리에서부터 서쪽으로 금백조로를 따라 약 3km를 가면 백약이오름 입구 주차장에 이른다. 백약이오름 주차장에 차를 세워둘 수 있으며, 이 주차장 앞 도로의 맞은편에 북쪽으로 이어지는 소로가 있으며, 이 소로를 따라 약 430m를 가면 문석이오름 남쪽 갈림길에 이르며, 다시 이 갈림길에서 동쪽으로 꺾어들어 문석이오름 남쪽의 소로를 따라 약 550m를 가면 거미오름과 문석이오름 사이의 두 오름의 등반로가 시작되는 지점에 이르게 된다.

 

둘째, 송당리 마을의 송당초등학교 앞에서부터 중산간동로를 따라 수산리 방향으로 약 1.8km를 가면 높은오름 입구 삼거리에 이르며, 여기서 높은오름 방향의 소로를 따라(중간에 높은오름 등반로 입구를 지나게 됨) 2.6km를 가면 거미오름과 문석이오름 사이의 두 오름의 등반로가 시작되는 지점에 이르게 된다.

 

셋째, 앞의 둘째 번 설명에서 안내한 높은오름 입구 삼거리에서부터 높은오름 등반로 입구를 지나는 길을 따라 약 2.1km 지점의 도로가 꺾이는 곳까지 이르면 동쪽으로 이어지는 풀밭 사이의 소로를 찾을 수 있다. 이곳으로 진입하여 약 250m 지점에 이르면 오름 북쪽 기슭을 따라 가는 등반로가 시작되는 지점에 이르며, 이곳으로 등반할 경우에는 거미오름의 동쪽 기슭까지 많이 걸은 다음 동쪽 능선을 따라 완만하게 올라가므로 경사는 낮지만 등반 거리가 긴 편이다.

 

넷째, 앞의 첫째 번 설명에서 안내한 백약이오름 주차장에서부터 금백조로를 따라 수산리 방향으로 약 1.1km를 가면 좌보미오름 북쪽, 월랑지오름 서쪽의 삼거리에 이르며, 월랑지오름 서쪽 편 기슭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는 시멘트 포장 소로가 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소로를 따라 약 300m를 올라가면 시멘트 포장도로가 끝나고 더 이상 차량이 진입하지 못하는 지점에 이른다. 여기서부터 걸어서 약 160m를 간 다음 소로 서쪽의 돌담을 넘고 다시 북쪽으로 150m를 더 가면 송전철탑이 있는 곳에 이른다. 이곳에 거미오름 남쪽의 소로가 동서로 이어지고 있으며, 송전철탑 부근과 송전철탑이 서 있는 곳에서 소로를 따라 서쪽으로 다시 300m를 걸어간 지점에서 거미오름 위로 오르는 등반로가 이어진다.(아래 지도 참조)

 

오름을 오르며

백약이오름을 내려온 다음 차는 그대로 백약이 오름 주차장에 세워둔 채로 거미오름으로 향했다.

 

거미오름은 오름의 모양의 거미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오름이다. 여러 개의 봉우리가 있고, 굼부리도 있는 복합형 오름으로, 가장 높은 봉우리의 경사가 매우 급하고, 정상에 동서로 길게 늘어선 능선이 매우 좁고 가파른 곳이다.

 

그래서 여러 오름을 올라본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오름 등반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오름들 중의 하나로 생각된다.

 

백약이오름 입구 아스팔트 길에서 문석이오름과 거미오름이 보이는 북서쪽 방향으로 들어서서 걸어갔다. 걸어가는 길은 비포장 도로로, 길바닥의 요철(凹凸)이 심하고 돌들이 많이 튀어나와 있어서 울퉁불퉁하였다. 승용차는 아예 들어갈 수 없고, 농사용 트럭조차도 다니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래도 5분 정도 걸어 문석이오름 아래까지 가면 거기서부터는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는 작은 도로가 나온다.

 

문석이오름을 올라 거기를 거쳐서 가려고 했는데, 아내와 아들이 문석이오름 아래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그냥 가자고 하여 길을 따라 걸어갔다. , 그런데 중간 중간에 끈적끈적한 진흙들이 길 위에 넓게 덮여 있어서 걸어가는 길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래서 진흙탕을 피해 조심조심 넘어서야 거미오름 서쪽 입구까지 다다를 수 있었다.

 

거미오름에도 백약이오름처럼 가을이 많이 찾아와 있었다. 바람도 모자를 살짝 벗겨낼 만큼 제법 세게 불고 있었다. 그래도 더운 날씨에 그 바람은 시원한 바람이었다.

 

거미오름의 제일 높은 봉우리를 향해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경사가 매우 급하여 숨이 찼지만 아내와 아들이 보고 있는 앞에서 힘든 척 하기도 뭣하고, 꾸준한 걸음으로 천천히 올라갔다.

 

올라가는 내내 가을내음이 바람과 함께 코끝으로 스며들어왔다.

 

정상을 다 올라서 가슴 가득 바람을 받을 때에는 가을도 성큼 가슴 속까지 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정상의 능선을 따라 걸어서 동쪽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남동쪽의 얕은 봉우리를 향해…….

 

남쪽 봉우리에서는 다시 큰 봉우리와 작은 봉우리 사이의 깊은 굼부리를 향해 가다가 굼부리 동쪽에서 얕은 능선을 따라 큰 봉우리의 중턱으로 건너가고, 중턱의 등반로를 따라 빙 돌아 처음에 큰 봉우리를 오르기 시작했던 곳까지 가서 왔던 길로 되돌아 나왔다.

 

처음 생각에는 큰 봉우리 남서쪽의 작은 봉우리를 거쳐서 올까도 했었지만 조금 지친 듯 보이는 아내와 아들 녀석의 표정을 보고는 그냥 돌아 나왔다.

거미오름에서는 백약이오름 만큼 가을 꽃들이 많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간간이 섬잔대 등이 보랏빛 꽃잎은 바람에 하늘거리고 있었다.

 

백약이오름과 거미오름에서 가을을 만나고 차를 몰고 돌아오는 내내 가슴으로 들어온 가을 덕분에 여유롭고 즐거운 기분이 가득하였다.

 

 

위치 :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지경

굼부리 형태 : 복합형

해발높이 340m, 자체높이 115m, 둘레 3,631m, 면적 466,283

 

 

오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