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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을 찾아서/제주시 동부권의 오름들

바람 부는 가을, 송당 민오름에 오르다.

민오름의 위치

민오름은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지경의 오름으로, 번영로변의 대천동 사거리에서 비자림로를 따라 송당 마을로 가는 중간의 송당목장 내에 위치해 있다.

 

이름의 유래

민오름이라 이름 붙여진 오름들은 나무가 별로 없는 민둥 오름에 붙여졌던 이름들이다. 송당 민오름 역시 예전에는 나무가 거의 없는 민둥 오름이었던 까닭에 민오름이라 불렸다. 한자 표기로는 민악(民岳)’이라 한다.

민오름으로 불리고 있는 오름들로는 송당 민오름을 비롯하여 조천읍 선흘리의 민오름, 봉개동의 민오름, 오라동의 민오름, 남원읍 수망리의 민오름 등이 있다. 그러나 이 민오름들은 지금은 대부분 나무가 울창한 오름들이 되었다.

 

민오름을 찾아가는 길

첫째, 번영로와 비자림로가 만나는 대천교차로 사거리에서 송당 쪽으로 약 2.3km 정도 가면 송당목장 입구 사거리에 이른다. 이곳에서 송당목장 안쪽길을 걸어서 약 810m를 직진하여 남쪽으로 가면 민오름 등반로 입구에 이른다.

 

둘째, 송당 마을 쪽에서는 송당리사무소 서쪽의 비자림로와 중산간동로가 만나는 송당리사거리에서 번영로 방향으로 약 3.7km를 가면 송당목장 입구 사거리에 이른다. 이곳에서 송당목장 안쪽길을 걸어서 약 810m를 직진하여 남쪽으로 가면 민오름 등반로 입구에 이른다.

 

오름을 오르며

가을 어느 날 오후, 같이 근무하는 선생님들과 함께 송당 민오름에 올랐다. 가을 날씨로는 가장 기온이 떨어졌다는 날이다.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도 내려가서 초겨울처럼 춥게 느껴지는 날이었다.

 

송당목장 입구에 차를 세우고 목장 철문을 통과하여 남쪽으로 길게 뻗어있는 삼나무 숲 사이의 비포장 길을 걸어갔다.

인공조림을 해 놓은 큰 삼나무들이 군인들이 열병을 하듯 우리가 걸어가는 길 양쪽으로 줄을 지어 길게 늘어서 있었다.

810m를 걸어가니 이승만 대통령 별장 입구가 나오고, 그 입구 철제 울타리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니 마당에 큰 팽나무가 있는 이승만 대통령 별장이 있었다.

별장은 관리하지 않고 내버려 두어서 폐허가 되어 있었다. 그래도 건물 벽에는 다음과 같은 작은 현판이 붙여져 있었다.

[등록문화재 제113호 제주 이승만별장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REGISTERED CULTURAL HERITAGE OF KOREA

문화재청]

 

 

그 옆에는 이 건물을 소개하는 소개판도 세워져 있었는데, 쓰여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건물은 제주국립목장 안에 대통령과 국가 귀빈의 숙박을 위하여 지은 별장이다. 1959년 이승만 대통령이 이곳에 머물렀던 것을 계기로 이승만 별장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건물로 들어가는 입구와 그 주변에 조성된 울창한 나무숲은 마당 한 가운데에 서 있는 팽나무 한 그루와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를 연출하는 듯하다. 두 가지 기쁨이 동시에 이루어지기를 기원하는 쌍희()’자와 모든 일이 뜻대로 되기를 기원하는 회문 장식 등 우리나라의 의장이 일부 포함되어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1950년대 이후 나타나는 서구의 모더니즘 주택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문이 잠기지 않아서 안으로 들어가 살펴보았다.

곳곳에 먼지가 켜켜이 쌓이고 낡고 헐어있는 상태로 거의 방치되고 있었다.

 

 

 

 

 

 

별장을 살펴보고 나와서 본격적으로 민오름 등반을 시작했다.

별장 마당 뒤쪽에서부터 등반로가 시작되고 있었다.

 

꼬불꼬불한 등반로를 따라 10분 쯤 올라가니 민오름 능선 위다. 능선 위에는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었다.

 

옷깃을 여미고 남쪽 능선을 따라 걸어갔다. 오름 위에는 꽃향유가 지천으로 피어 있었다.

 

 

 

능선 남쪽편 작은 소나무 앞에 의지하여 바람을 피하며 잠시 쉬었다. 앉아있는 앞으로 바로 가까이에 비치미와 큰돌리미, 개오름이 다가와 있었다.

 

 

잠시 쉬던 우리 일행은 능선을 따라 돌다가 굼부리 안으로 내려가서 북쪽 능선 안쪽을 따라 왔던 길로 해서 다시 내려갔다.

 

오름 위에 불던 바람도 우리 뒤를 따라 와서 옷깃을 여미게 만들었다.

 

 

 

위치 :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지경

굼부리 형태 : 말굽형(북동쪽)

해발높이 362m, 자체높이 102m, 둘레 2,395m, 면적 412,245

 

 

오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