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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길

악근내에서 진모살해수욕장까지 올레길 걷기(2)

월평포구에서 계속 이어지는 올레길.
  원래는 외돌개에서부터 월평포구까지가 7코스로 알고 있었는데, 이곳에 와 보니 7코스의 종점이 월평 마을 안쪽이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아무튼 계속 이어지는 길을 따라 갔다.
  
  이어지는 길은 월평포구 서쪽의 절벽 위에 만들어진 길이다.
   몇 년 전 사진을 찍기 위해 이곳을 찾은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길이 만들어져 있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올레꾼들을 위한 길이 만들어져 있어서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었다.
  이곳의 경치와 분위기는 외돌개에서 돔배낭골까지의 코스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아름다운 해안 절벽의 경치가 주욱 이어지고 있었다. 


 

길은 월평마을과 강정마을을 잇는 해안도로로 나왔다가 다시 작은 시내를 따라 바닷가로 내려가도록 되어 있었다. 이 시내의 이름은 알 수 없었지만, 물이 끊이지 않고 계속 흐르고 있는 시내였다. 

 

 

시내의 끝에 다달아 바닷가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절벽 위로 오르도록 만들어진 곳으로 오르는데 후추등의 빨간 열매가 보여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눈이 아직 녹지 않고 쌓여있는 곳에 소나무 둥치를 감고 자라고 있는 후추등의 초록 잎사귀와 그 사이에 살짝 숨어있는 빨간 열매가 이색적이었다. 


  후추등의 열매를 찍은 곳에서 조금 더 서쪽으로 걸어가자 제법 큰 주상절리층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지삿개의 주상절리층 만큼 웅장하지는 않지만 오각과 육각 바위들로 겹겹이 만들어진 엄연한 주상절리층이었다.
  (※ 주상절리(柱狀節理) : 단면의 형태가 육각형 내지 삼각형으로 긴 기둥 모양을 이루고 있는 절리, 마그마가 냉각 응고함에 따라 부피가 수축하여 생기는, 다각형 기둥 모양의 금) 


  이어지는 곳은 대포포구. 작은 어촌 마을의 포구치고는 제법 큰 포구다. 포구의 경치도 일품이어서 포구 근처에는 횟집과 펜션들이 즐비하다. 이곳에서 손님을 태우는 제트보트들이 하얀 물보라를 뒤로 끌면서 겨울바다 위를 신나게 달리고 있었다. 

 

 

대포 포구 서쪽에는 축구경기장이 만들어져 있고, 그 서쪽에 대포연대가 보존되어 세워져 있었다. 

 

 

대포연대에서 서쪽으로 조금 더 나아가자 그 유명한 대포 지삿개의 주상절리가 보인다. 주상절리의 모습을 찍기 위해 바닷가로 내려갈 수 있는 곳을 발견하고 내려갔다. 내려가서 보니 그곳의 풍광도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우뚝우뚝 서 있는 등 경치가 일품이었다. 이런 아름다운 경치들은 훼손되지 않도록 잘 보존하고 가꾸어야겠다는 생각이 가슴 속에 가득하였다. 주상절리가 잘 보이는 곳에서 그 경치들을 이리 저리 카메라에 담았다. 

 

 

관광객들이 주상절리를 관람하는 곳으로 내려가서 가까이에서 주상절리층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이런 단단한 바위들을 용암으로 조각하여 이곳에 놓았을까 감탄하면서 계속 여러 각도로 셔터를 눌렀다. 

 

 

지삿개 주상절리를 떠나 제주국제컨벤션센터(Jeju ICC) 앞을 지나 배릿내 위의 다리로 나왔다.
  천지연폭포물이 흐르는 시내의 이름을 배릿내라고 하는데, 그 옆의 오름도 내의 이름을 그대로 따서 배릿내오름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배릿내의 하류에 만들어진 작은 포구는 성천포.
  성천포 너머로 파란 바다 끝 수평선에 햇살이 아름다운 색깔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배릿내오름위로, 또 배릿내 시내를 따라 그 주변으로는 올레길들이 여러 갈래로 갈려 있었지만 그냥 진모살해수욕장(중문해수욕장)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나는 해수욕장으로 직접 들어서지 않고 해수욕장 뒤 절벽 위로 만들어진 목재 데크 계단길을 따라 올라가면서 해수욕장의 모습을 내려다보았다.
  진모살해수욕장에 가기 전에는 겨울 해수욕장의 모습이 을씨년스러울 줄 알았는데, 해수욕장에는 활기가 넘치고 있었다. 전지훈련을 온 어떤 고등학교 선수단인 듯 젊은 선수들이 우렁찬 함성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열중이었고, 겨울바다를 구경나온 가족들의 행복한 모습들도 여럿 보였다. 뿐만 아니라 겨울바다에서 윈드서핑을 즐기는 사람도 있었고, 가까운 바다 위에는 하얀 돛을 단 요트가 잔잔한 바다 위를 조용히 미끄러지고 있었다. 

 

 

 해수욕장 뒤 절벽 위에 만들어진 올레길은 롯데호텔과 신라호텔의 앞마당으로 통하게 되어 있었다.
  해수욕장의 경치를 보면서 가노라니 마라도 쪽 바다에 구름과 해가 공동으로 만들어 낸 빛의 그림이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름다운 빛 그림에 얼른 망원렌즈로 갈아 끼고 최대한 당겨서 마라도의 모습을 찍었는데, 햇빛이 바다 위에 그려낸 그림이 참 멋있었다.  

 

 

뿐만이 아니었다. 그 위 하늘에는 구름 사이로 터진 틈으로 햇살이 내리비치고 있었는데, 그 모양이 꼭 우리 나라 지도를 그린 것 같아서 그것도 카메라에 담았다. 제주도가 그려져 있지 않은 게 조금 섭섭하긴 하였지만……. 

 

 

진모살해수욕장을 지나 하얏트호텔 앞 언덕에 도착하니 어느덧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려 하고 있었다.
  저녁 햇빛을 받은 진모살해수욕장이 모습이 멋진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여기서 더 가면 예래동 갯깍으로 이어지는 절벽 아래의 바닷가 길이다. 더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그 길은 다음 시간이 날 때 가기로 하고 하얏트호텔 앞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월드컵경기장 앞에 내려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