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어느 여름 아침 무렵 아내와 함께 땅빈대를 캤다.
아내가 한 동안 원인 모를 머리 아픈 증상이 자주 생겨서 병원에도 다녀보고 하였지만 별로 차도가 없었다. 그런데 친구로부터 땅빈대가 원인 모를 두통 등 여러 가지 증상을 치료하는 데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친구로부터 땅빈대 말린 것을 조금 얻어 끓여먹어 보고는 내게 땅빈대를 캐러 같이 가자고 하였다.
평소 식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땅빈대가 어떤 풀인지 알고는 있었지만, 개똥도 약에 쓰려면 구하기 어렵다고 어디에 가면 땅빈대를 캘 수 있을지 막막하게 생각하다가 일단 무조건 나가서 집 주변을 살펴보기로 하였다.
그런데 너무나 쉽게 땅빈대를 찾을 수 있었다.
집 근처 보도블록 위에 땅빈대와 애기땅빈대가 엄청나게 많이 자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뿐만이 아니라 근처 공터의 햇빛이 잘 드는 땅에도 땅빈대가 자라고 있었다.
아내와 나는 열심히 땅빈대를 캤다. 뜨거운 여름 햇볕을 등에 받으며 캐는 작업이었지만 힘든 줄도 모르고 캤다. 바구니와 비닐봉지가 금세 땅빈대로 채워지고 있었다.
<땅빈대>
땅빈대는 비단풀, 또는 지금초(地錦草)이라고도 하는데, 대극과 대극속에 속하는 한해살이풀로, 전 세계에 약 1,600여 종이 자라고 있고, 우리나라에는 땅빈대와 애기땅빈대, 큰땅빈대 등 11종이 자라고 있다고 한다. 잎의 크기가 작고 모양이 빈대의 모양을 하고 있어서 땅빈대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생각이 되며, 특히 애기땅빈대는 잎에 작은 점이 있어서 빈대와 흡사한 점이 있다.
<땅빈대>
들판의 햇빛이 잘 들고 다른 풀들이 별로 없는 척박한 땅이나,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보도블럭의 틈에서 땅바닥에 깔려 방사형으로 퍼지며 자란다. 다른 풀들이 자라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잘 자란다는 것은 그만큼 땅빈대의 생명력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애기땅빈대>
인터넷으로 검색해 본 결과 여러 가지 효능에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땅빈대를 채취해서 달인 물을 복용하면 두통, 만성 소화불량, 만성체증, 목감기, 비염, 습관성 장염, 안구건조증, 전립선, 배뇨곤란, 신장기능저하, 신부전증, 비만, 신장기능 저하로 인한 요통, 질염, 잇몸염증 및 구강염증, 특히 큰 수술 후의 후유증으로 인한 무기력감과 기운이 쇠진한데 등에 놀랍도록 신속하고 현저한 개선증세와 치료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애기땅빈대> 또, 암이나 기타 질병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복용하여 효과를 보았다는 사례도 나와 있었는데, 아무튼 신비롭고 여러 증상에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큰 비닐봉지에 가득 채워진 땅빈대를 가지고 와서 깨끗이 씻어 그늘에 널어 말렸다.
아내는 내게도 앞으로는 다른 물보다 땅빈대 끓인 물을 먹으라고 한다. 내게도 다른 속병은 없는데 그놈의 통풍이 있어서 발가락 관절이 아파 고생하곤 하는데, 이제 땅빈대 끓인 물을 먹고 통풍이 낫고, 아내도 아픈 머리가 말끔히 나았으면 좋겠다.
<꽃이 핀 애기땅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