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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을 찾아서/제주시 동부권의 오름들

우도의 쇠머리오름과 쇠머리알오름

쇠머리오름의 위치

쇠머리오름과 쇠머리알오름은 제주시 우도면에 있는 오름으로, 쇠머리오름은 우도의 남쪽에 기다랗게 누워 있는 오름이며, 쇠머리알오름은 쇠머리오름 안쪽에 감싸여 있듯이 봉긋 솟아있는 작은 오름이다.

우도는 전체적인 지형이 쇠머리오름이 있는 남쪽은 높고, 쇠머리오름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낮은 형태를 하고 있는 섬으로 이 섬에서 쇠머리오름과 알오름만이 유이(有二)한 오름이다.

오름의 지형을 살펴보면 동쪽과 남쪽은 바다와 직접 접해 있는 높은 단애(斷崖)로 이루어져 있고, 반대쪽인 오름 안쪽은 경사가 완만한 편이다. 오름 전사면은 큰 나무가 거의 없지만, 오름 안쪽 일부와 정상에서 검멀레쪽에서 올라오는 부분의 사면과 그 북쪽 부분으로는 키 작은 소나무들이 조림되어 있다.

 

이름의 유래

우도라는 섬 자체가 소가 편안히 누워서 되새김질을 하고 있는 형태라고 하는데, 소의 머리 부분에 해당되는 곳이라 하여 쇠머리오름이라 하며, 섬의 머리에 해당된다고 하여 섬머리라고도 부른다. 또한 한자표기로는 우두악(牛頭岳)’, ‘우도봉(牛島峰)’으로 표기한다.

쇠머리알오름은 쇠머리오름에 딸려있어서 알오름이라고 하며, 망을 볼 수 있는 오름이라고 하여 망동산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한자 표기로는 난봉(卵峰)’이라고 한다.

 

쇠머리오름을 찾아가는 길

쇠머리오름 정상으로 가는 길은 동쪽의 검멀레에서 등반로를 따라 올라가는 길과, 북쪽의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길, 북동쪽의 시멘트 길을 따라 올라가는 길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우도 천진항 앞의 우도해녀항일기념비 앞에서 동북쪽 방향으로 우도로를 따라 약 300m를 가면 영일길로 이어지는 삼거리에 이르며, 여기서 영일길로 꺾어들어 약 280m를 가서 이르게 되는 사거리에서 우도봉길로 꺾어들어 다시 약 430m를 가면 쇠머리오름 입구 주차장에 이르게 되고, 여기서부터 제주올레길 1-1코스를 따라서 쇠머리오름으로 올라갈 수 있다.

 

둘째, 우도 천진항 앞의 우도해녀항일기념비 앞에서 동북쪽 방향으로 우도로를 따라 약 300m를 가면 영일길로 이어지는 삼거리에 이르며, 여기서 영일길로 꺾어들어 약 500m를 가면 우도면 장례식장 입구 삼거리에 이른다. 이 삼거리에서 우도면 장례식장 방향으로 꺾어들어 다시 약 300m를 간 다음 오른쪽의 우도저수지 방향으로 꺾어들어 다시 약 170m를 가면 쇠머리오름 북쪽 봉우리인 망동산으로 올라가는 등반로가 시작된다.

 

셋째, 우도 영일동의 검멀레해변 주차장에서부터 우도해안길을 따라 북서쪽 방향으로 약 300m를 가면 제주올레길 1-1코스를 따라 쇠머리오름으로 올라가는 등반로가 시작된다.

 

오름을 오르며

대구에 사는 친구 부부가 추석연휴를 맞아 고향으로 와서 우리 부부와 함께 우도 올레길(1-1코스)을 걷기로 하여 아침 일찍 떠나 우도로 가는 도항선을 탔다.

 

도항선이 우도로 다가가면서 우도가 점점 가까워졌다.

하늘이 맑고 파란데, 흰구름이 뭉게뭉게 뭉쳐서 곱게 피어오르는 기분좋은 날, 이날은 하늘도 파랗고 물빛도 파란 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우리 넷은 어릴 적 이야기 등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우도 올레길을 걷노라니 우도의 아름다운 경치에 취하고 이야기에 취하여 지루한 줄도 모르고 우도 북쪽을 빙 돌아 쇠머리오름 쪽으로 가고 있었다.

 

우도의 동쪽 끝머리인 비양도에 이르니 쇠머리오름이 바다를 이불 삼아 누워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해안도로를 따라 걷노라니 쇠머리오름이 걸어가는 앞으로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다가오는 오름이 파란 하늘 아래 무척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쇠머리오름 바로 동쪽의 검멀레해변 앞에 이르자 쇠머리오름 남쪽의 웅장한 절벽이 파란 바다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웅장하게 솟아있었다.

 

검멀레해안에는 연휴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놀러 와서 즐기고 있었고, 해변 앞 바다에는 쾌속 보트가 하얀 거품으로 그림을 그리며 달리고 있었다.

 

해안길을 따라 올라가서 쇠머리오름 동쪽에서 올레길과 함께 오르는 등반로를 따라 올라갔다.

등반로에는 처음에는 계단으로 올라가다가 야자매트를 깔아놓은 길로 이어지고 있었다.

 

동쪽 능선 위로 올라서니 등대가 서 있는 정상부까지는 경사가 완만한 길에 야자매트가 깔려 있고 능선 바깥 절벽 쪽으로는 울타리를 쳐서 안전한 올레길 등반로가 만들어져 있었다.

 

능선 위에서 바라보니 능선 바깥쪽은 가파른 낭떠러지 절벽이었으나, 쇠머리오름 안쪽은 잔디밭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었고, 쇠머리오름이 부드럽게 감싸고 있는 안쪽에 쇠머리알오름이 봉긋하게 솟아있었으며, 그 앞에는 우도저수지가 만들어져 있었다.

 

능선 위의 길을 따라 등대가 있는 정상부를 향하여 걸어갔다.

정상부에 가까이 가면서 뒤돌아서 검멀레해안 쪽을 보니 파란 바다와 검은 돌, 해안 앞 주장 주변의 건물들과 밭들이 평화로운 모습으로 가을 햇살을 만끽하고 있는 듯했다.

 

정상에 올라섰다.

정상에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세워졌다는 옛 등대와 2003년에 새로 만들어 세운 새 등대가 나란히 함께 세워져 있었고 등대 옆에는 등대홍보관이 만들어져 있었다.

 

등대가 세워져 있는 정상에서는 우도 전경과 더불어 태평양의 푸른 바다를 시원하게 바라볼 수 있고, 성산포의 일출봉과 멀리 제주동부 지역뿐만이 아니라 한라산 백록담까지도 바라보였다.

 

정상부 북쪽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계단 주변에는 세계 여러 나라의 유명 등대의 축소모형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등대에 대한 학습을 할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쇠머리오름을 내려오니 넓은 잔디밭 위에 쇠머리알오름이 봉긋하게 앉아있는 모습으로 다가왔다. 알오름은 쇠머리오름이 구부정하게 누워 감싸고 있는 알의 형태를 하고 있으며, 알오름 일대가 우도면 공동묘지로 조성되어 있어서 오름의 거의 모든 사면에 묘가 즐비하게 자리하고 있다.

 

이어지는 올레길을 따라 걸어가며 뒤돌아본 쇠머리오름은 파란 가을하늘 아래 하얀 등대를 머리에 이고 소가 드러누워 되새김질하는 듯 평화로운 모습으로 누워있었다.

 

전번에 쇠머리오름을 찾아왔을 때 지었던 시가 한 편 있어서 여기 소개한다.

 

우도牛島 등대

 

                꿈꾸는 아이 한천민

 

그리움의 섬

우도에 가 보라.

파도가 절벽에 부딪쳐 소 울음으로 우는 섬

그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얀 등대

우도 등대에 가면

그리운 이들의 이름이 아름다운 불빛이 되어 흩날린다.

 

거품을 물고 날뛰던 거센 파도들도

우도 등대 불빛이 바다를 비추면

황소울음 같은 긴 울음을 울며 달려와

하얀 포말을 절벽에 흩뿌리곤

젖 빠는 송아지마냥 얌전해진다.

 

우도 등대는 밤낮으로 불을 밝힌다.

 

밤에는 제주 바다 갈치잡이 배들과

깜박깜박 눈을 맞추고

낮에는 하얀 손을 모아 그리움의 불을 밝힌다.

바다 건너

멀리 한라산과 점점이 이어지는 오름들을 바라보다

노을 속에 그리움의 그림을 그려 보낸다.

 

가슴 속에 묻어둔 이름이 생각나지 않거든

그리움의 섬 우도에 가서

등대 불빛을 바라보라.

그리운 이름들이 등대 불빛이 되어

네 눈동자에 새겨지는 것을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