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림 속에 깊이 숨은 붉은오름(애월읍 광령리) 찾아가기

  ▲ 붉은오름의 위치

애월읍 광령리 지경의 붉은오름은 1,100도로의 1,100고지 휴게소에서부터 어리목 방향으로 가는 도중의 도로 서쪽에 위치한 오름으로, 한라산 중턱 깊은 곳에 있으며, 주변의 오름으로는 노로오름, 살핀오름, 천아오름 등이 있다.

 

<천아오름 아래쪽에서 바라본 붉은오름>

 

▲ 이름의 유래

고려시대 중엽 김통정 장군이 이끄는 삼별초군이 최후의 항전을 하다가 이 오름에서 전멸하여 온 산을 피로 붉게 물들였다고 전해지며, 이 오름의 토질이 붉은 빛을 띤다고 하여 붉은오름이라 불린다. 한자 표기로는 적악(赤岳)이라고 한다.

 

▲ 붉은오름을 찾아가는 길

광령리의 붉은오름을 찾아가는 길은 다음과 같다.

먼저 붉은오름 입구의 국유림임도와 한라산 둘레길이 만나는 삼거리까지 가는 길은,

첫째, 평화로와 산록북로(제1산록도로)가 만나는 어음1교차로에서부터 동쪽으로 1.3km를 가면 웅지리조트 입구 사거리에 이르게 된다. 이곳에서 도로 남쪽에 함박재농장이라고 새겨진 돌비 앞에서 출발하여 남쪽의 농로를 따라 1.8km를 가면 바리메오름 입구 주차장에 이르게 되며, 바리메오름 주차장에서부터 800m를 가면 다시 삼거리에 이른다. 이 삼거리에서 동쪽으로 국유림임도를 따라 약 1km를 가면 노로오름과 한대오름으로 가는 삼거리 갈림길이 있으며, 계속 동쪽으로 향하여 임도를 따라 약 6.2km를 가면 한라산 둘레길과 국유림임도가 만나는 삼거리에 이르게 되며, 붉은오름 입구를 나타내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음을 볼 수 있다. 국유림임도는 일부 구간에 시멘트 포장이 되어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구간이 비포장이고 도로 폭이 좁어서 차량 통행이 조금 불편한 편이다.

 

둘째, 평화로와 산록북로(제1산록도로)가 만나는 어음1교차로에서부터 동쪽으로 6.8km를 가면 산세미오름 입구 사거리에 이르게 된다. 혹은 1,100도로 방향에서는 산록북로와 1,100도로가 갈리는 어승생 삼거리에서 출발하여 서쪽으로 4.1km를 가면 산세미오름 입구 사거리에 이르게 되며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산세미오름 입구 사거리에서 남쪽으로 산세미오름 동쪽 도로를 따라 약 2.2km 쯤 가면 한라대학교 말산업특구 승마장(2015년 5월 25일 현재 공사중)이 있다. 승마장을 지나서 천아오름 남쪽 기슭의 풀밭을 지나고 시내를 건너서(시내를 건너는 도로 옆에는 마소에게 물을 먹이기 위하여 만들어 놓은 큰 물통이 있음) 넓은 풀밭이 나오면 남쪽으로 길을 잡아서 풀밭을 지나고 숲속의 소로를 지나곤 하여 약 500m 쯤 가면 앞의 첫째 번에서 설명하여 도착하게 되는 지점인 한라산 둘레길과 국유림임도가 만나는 삼거리에 이르게 된다.

 

이곳에서부터는 한라산 둘레길을 따라 남쪽으로 약 300m 쯤 가면 작은 도랑 사이로 붉은오름을 향하여 가는 숲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붉은오름 입구라는 특별한 표시가 없으므로 잘 살펴보아야 한다.) 등반객들이 오르내렸던 숲속의 오솔길과 등반로를 안내하기 위하여 나무에 묶어놓은 끈 등의 표시를 잘 보면서 숲속으로 계속 나아가면 광령천 시내가 나오며, 시내를 건너서부터 본격적으로 오름으로 올라가게 된다.

 

▲ 오름을 오르며

광령리 붉은오름은 내가 찾아갔던 경험에 의하면 쉽게 찾아가기가 어려운 오름이다. 세 번째 시도 만에 올라갔다.

처음에 갔을 때는 겨울인데 산록도로에는 눈이 녹아서 깨끗하여 붉은오름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바리메오름 입구를 지나서 국유림임도로 차를 몰고 들어서서 갔는데, 붉은오름 입구인 한라산 둘레길과 국유림임도가 만나는 삼거리까지는 눈이 쌓인 길로 어찌어찌 갔는데 더 이상 등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판단하여 돌아왔다.

두 번째도 역시 겨울이었는데 국유림임도에도 눈이 많이 녹아서 붉은오름 입구 삼거리까지 차를 몰고 가는 데 그리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래서 오름으로 가는 숲속으로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처음에는 눈이 많이 쌓여있지 않았는데 올라갈수록 엄청나게 눈이 쌓여서 도저히 갈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래서 중턱에서 돌아왔었다.

 

이제 세 번째 만에 붉은오름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붉은오름을 찾아간 날은 하늘이 깨끗하고 맑은 5월 하순의 공휴일이었다.

오전에 행사가 있어서 참석했다가 점심 후에야 붉은오름으로 향했다.

산록북로(제1산록도로) 웅지리조트 근처의 삼거리에서부터 바리메오름 등반로 입구 주차장까지는 길은 좁지만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어서 자동차가 가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바리메오름 앞에서부터 국유림임도가 흙길, 자갈길, 시멘트길이 뒤섞여 만들어져서 군데군데 파여서 울퉁불퉁한 곳들도 있어서 조심하면서 천천히 운전해서 가야 했다. 비가 내리지 않은지 오래 되어서 차가 달리는 뒤쪽으로는 먼지가 피어올라 따라왔다. 다른 차들과 서로 마주치면 먼지가 확 피어오르곤 하기 때문에 시원한 숲길인데도 문을 닫고 가야했다.

 

오름 입구 팻말이 붙어있는 삼거리에 도착하였다. 이 삼거리는 한라산 둘레길과 국유림임도가 만나는 지점으로, 붉은오름 입구임을 알려주는 안내판과 한라산둘레길 위치도를 알려주는 안내판들이 세워져 있었다.

 

 

 

삼거리에 차를 세우고 카메라 가방을 챙겨 등에 지고 본격적인 산행을 할 준비를 마쳤다.

그 때 마침 자동차 한 대가 내가 왔던 길을 뒤따라 와서 멈추어 섰다. 그리고는 차에서 내린 부부 중 남자분이 붉은오름 가는 길을 물어보는 것이었다.

 

마침 내가 붉은오름으로 출발하려고 한다고 하니까 같이 가게 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었다.

흔쾌히 그러자고 하고는 같이 출발하였다.

 

삼거리에서부터 남쪽으로 난 길을 따라 약 300m 쯤 가니 도로변에 비교적 넓은 공터가 있고, 나뭇가지들에 끈을 묶어놓은 표식들이 있었다. 이곳은 전에 겨울에 왔을 때 한 번 왔었던 곳이어서 이곳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숲으로 들어가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

 

 

 

숲 사이로 물이 흐르지 않는 작은 도랑 같은 곳으로 한 사람이 다닐 만한 길이 나 있었다.

해양경비안전서에 근무한다는 동행은 육지에서 제주로 전근 온 지 오래지는 않았지만 여러 오름을 찾아다녔다고 한다.

바다와 관련된 일을 하는 분이 바다보다는 산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하니까, 자기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함께 웃었다.

 

우거진 나무들과 조릿대들이 빽빽한 숲에서 붉은오름으로 가는 길을 찾기란 쉽지 않지만, 이곳 먼저 갔던 사람들이 나무에 묶어놓은 끈들과 그들이 다녔던 길이 비교적 뚜렷하게 숲 사이로 나 있어서 주의를 기울여 찾으면서 오름을 향해 나아갔다. 경사는 심하지 않고 완만하였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약 25분 쯤 숲 속을 걸어 올라가니 드디어 붉은오름 아래 광령천 시내에 도착하였다.

제주의 거의 모든 시내가 그렇듯 이곳도 물은 흐르지 않고 있었지만, 물이 아직 고여 있는 곳이 있었다.

 

 

시내를 건넌 곳이 바로 오름 아랫부분이기 때문에 시내를 건너자마다 오름으로 오르는 등반로였다.

전체적으로 큰 경사는 없었지만, 처음에는 완만하게 오르던 것이 정상부 가까이 올랐을 때 처음보다 경사가 조금 높았다.

오르던 중간에 한 번 쉬어 물을 마시고 다시 정상을 향하여 올라갔다.

 

15분 쯤 오르니 막혔던 시야가 갑자기 확 트이며 정상부에 올랐다.

정상에서 주변 경관을 조망하였다.

사방을 둘러보니 멀리 한라산 백록담 봉우리가 보이고, 1,100도로 중간 지점의 1,100고지 쯤에 있는 삼형제오름(큰삼형제, 샛삼형제, 족은삼형제)들과 한대오름이 뚜렷이 보였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아래 바라다 보이는 사방의 풍광이 온통 초록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이곳에서는 바라다 보이는 곳 어디를 둘러보아도 모두가 초록빛이었다. 인공 구조물이 보이는 것은 삼형제큰오름 위에 세워진 이동통신 기지국 안테나 뿐, 그 외에는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자연이었다.

대부분의 오름에 올라가 둘러보면 자연물과 인공물들이(도로를 포함하여) 함께 보이곤 하는데, 이 오름에서는 하나를 빼고는 모든 것이 자연이었다.

 

 

 

 

오름의 남동쪽으로 둥그스름하게 초승달 모양으로 휘어진 정상부의 능선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며 주변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동행하는 분에게 셔터를 눌러달라고 하여 정상에 선 나의 모습을 찍었다.

대개는 혼자 다닐 때가 많아서 나의 모습을 나 스스로 찍기가 어려운데, 등반 도중에, 혹은 정상에서 다른 등반객을 만나면 가끔 이렇게 찍어 달라고 부탁하곤 한다.

 

 

정상부에서는 동쪽과 남쪽의 모습은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는 반면에 서쪽은 우거진 나무 때문에 전혀 바라볼 수 없었고, 북쪽은 능선을 따라 북쪽편으로 가니 일부가 조망되었다.

 

붉은오름은 토질이 붉은 빛을 띠고 있다고 하여 불리게 된 이름인데 오름 전체가 정상까지도 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고, 나무가 성긴 부분에는 조릿대가 점령하고 있어서 붉은 색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정상부의 능선을 따라 남쪽편에서부터 북쪽편으로 천천히 돌면서 풍광을 살펴보다가 북쪽편에서부터 내려가는 길을 만나서 광령천 쪽으로 내려갔다.

 

 

왔던 숲길을 되돌아 나오니 함께 등반했던 일행의 부인이 주변에서 고사리를 꺾다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인사를 나누고 헤어져 그분들은 먼저 떠나고, 나는 이곳에서 1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천아오름 근처까지 가서 천아오름 쪽에서부터 이곳 삼거리까지 오는 길을 살펴보고 나서 되돌아왔다.

 

 

 

▶ 위치 :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 지경

▶ 굼부리 형태 : 말굽형(북서쪽)

▶ 해발높이 1,061m, 자체높이 136m, 둘레 2,473m, 면적 411,978㎡

 

 

▲ 오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