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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을 찾아서/서귀포시 동부권의 오름들

남원읍 신례리 지경 종남천변의 생길이오름 탐방

생길이오름의 위치

생길이오름은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지경의 오름으로, 휴애리 자연생태공원 남동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 오름의 동쪽 기슭으로는 종남천이 뻗어 내려가고 있다.

 

이름의 유래

이 오름은 생길이’, ‘생길이오름’, 또는 생길악으로 불리고 있으며, 한자로는 생기악(生氣岳)’, ‘성길악(成吉岳)’으로 쓰고 있다. 그러나 왜 이런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오름 전문 사이트인 [오름오르미들]에서는 이 오름이 사유지이므로 예전에 소유자의 이름에서 붙여진 이름이 아닌가 보여진다고 추측하고 있다.

<[오름오름미들] 참조>

 

생길이오름을 찾아가는 길

첫째, 5.16도로에서 남조로 쪽으로 뻗은 서성로로 약 4.6km를 가면 위미교차로가 나오고, 남쪽편의 위미리 방향으로 위미항구로를 따라 1.6km를 가면 생기악농원 입구에 다다르게 된다. 생기악농원 입구의 도로에서 서쪽으로 바로 생길이오름이 보이는데, 종남천이라는 작은 시내에 놓인 다리를 건너면 곧바로 생기악농원 정문이다. 정문을 통과하여 농원 안의 도로를 따라 약 300m를 가면 생기악으로 올라가는 등반로 시작점에 이른다.

 

둘째, 위미리 북쪽을 지나는 중산간도로(1136번 도로)의 상위미 버스정류장에서 서성로 방향인 북쪽으로 약 2.4km를 가면 역시 생기악농원 입구에 도착하게 된다.

 

셋째, 생기악농원 정문을 지나서 농원 안의 도로를 따라 약 780m를 가면 농장 창고가 있으며, 창고 앞을 지나서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서 1.5km 지점까지 이르면 아스팔트 도로가 끝난다. 여기서 북쪽으로 올려다보면 주변 조경이 잘 되어 있는 쌍묘가 있으며, 쌍묘 옆을 지나서 정상으로 올라가는 등반로가 있다.

 

넷째, 신례동로와 위미항구로를 연결하는 생기악로의 중간 지점에서도 생길이오름 남서쪽 기슭으로 올라가서 숲을 지나 생기악농원 안의 도로로 들어가서 쌍묘 방향으로 올라가는 방법도 있다. (아래 지도 참조)

 

오름을 오르며

생길이오름에는 여러 번 가 보았지만, 갈 때마다 생기악농원 정문은 늘 닫혀 있어서 정문 옆으로 등반객들이 다닐 수 있도록 담은 쌓지 않고 비워 둔 공간으로 늘 넘어다기곤 하였다.

그런데 이날은 웬일인지 농원의 정문이 활짝 열려있었다.

아마도 밀감 수확을 하는 계절이어서 밀감을 따기 위해 차량이 출입하느라고 열어둔 것 같았다.

 

열린 정문을 통과해서 생기악농원 안으로 들어갔다.

농원 안 도로 옆에는 겹동백들이 빨간 꽃잎을 활짝 펴서 지나가는 나의 눈을 즐겁게 해 주고 있었다. 무더기로 피어있는 빨간 겹동백 꽃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나의 가슴 속까지도 곱게 빨간 물이 들고 있는 것 같았다.

 

겹동백이 피어 있는 지점을 지나서 오름 동쪽 기슭의 도로를 따라 걸어갔다.

 

정문에서부터 약 300m 쯤 가니 우거진 나뭇가지 사이로 생길이오름 정상부로 향하는 등반로가 있었다.

 

등반로를 따라 올라갔다. 등반로는 숲 사이로 낙엽이 깔린 부드러운 길이었다.

 

등반을 시작하고 3분여 만에 산담을 두르고 있는 큰 묘 옆으로 등반로가 이어지고 있는 지점으로 올라왔다.

묘를 살펴보았는데, 묘의 크기가 보통의 묘보다 큰데다, 묘 앞에 세워놓은 비석에 前城將吳公命禧 孺人淸州韓氏 之墓(전성장오공명희 유인청주한씨 지묘)‘라고 새겨져 있는 것을 보아 부부를 합장(合葬)한 묘일 것이라고 짐작되었다.

 

오공의 묘 산담 옆을 따라서 계속 올라갔다.

올라가는 등반로 주변에 밤송이 껍질들이 떨어져 있었다. 둘러보니 낙엽이 져서 앙상한 가지를 달고 있는 밤나무들과, 싱싱한 초록 잎을 달고 있는 생달나무들이 사이좋게 자라고 있었다.

 

곧바로 넓게 조성되어 있는 묘지 지역을 지나서 정상부로 향하였다.

 

10분 정도 만에 정상에 올라섰다.

정상에는 산화경방초소가 자리하고 있었고, 산화경방초소 주변은 풀밭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중간 키 정도의 소나무들과 키 작은 나무들이 자라고 있어서 북쪽편을 제외한 세 군데 방위의 전망을 살펴볼 수 있었다.

 

사방을 둘러보니 위미리 지경의 자배봉과 하례리 지경의 걸세오름, 예촌망 등이 바라보이고, 남쪽으로는 위미리 마을과 위미항이 내려다보였다.

 

정상에서 사방을 전망하다가 내려가는 다른 길이 없나 주변을 살펴보았더니, 남쪽편으로 풀이 헤쳐져서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보이고 빨간 리본이 묶여 있는 것이 보였다.

, 이쪽으로 다른 등반로가 있구나, 생각하고 그쪽으로 내려가는 길을 잡고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내려가기 시작한 지 2분도 채 되지 않아서 쌍묘가 있는 곳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쌍묘의 산담 옆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였다.

 

쌍묘에서 내려다보니 전망이 탁 트이고 시원하며, 멀리로 제지기오름과 섶섬이 바라보여서, 묫자리로는 정말 좋은 자리인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다만 흠이라면 송전탑이 흉물스럽게 앞에 우뚝 서 있는 것이랄까?

 

어떤 묘일까 궁금하여 앞쪽으로 가서 살펴보았다.

묘 앞의 비석에는 십자가를 새겨놓고, ‘長老安達源之(장로안달원지묘)’라고 새겨져 있었고, 오른쪽 묘 앞의 비석에는 勸士金昌根之墓(권사김창근지묘)’라고 새겨져 있었다.

살아생전 다정하게 지냈던 부부인 듯, 돌아가셨어도 좋은 자리에 이렇게 나란히 묻혀 있으니, 지나가는 등반객인 내가 보기에도 참 좋아보였다.

 

쌍묘 앞으로 영산홍 무더기 사이로 내려가는 길이 나 있었다.

그 길을 따라 내려가니 자동차를 몇 대 세울만큼 넓은 공터가 나오고, 공터에서부터 시멘트 도로가 시작되고 있었다.

 

시멘트 도로를 따라 내려갔다.

도로는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길게 뻗어 내려가다가 크게 휘어져 있었다.

 

휘어져 내려가는 도로 중간의 한 나뭇가지에 빨간 리본이 묶여 있는 것이 보였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면 대개 이런 리본은 등반로를 표시하는 리본인 것을 보아 이곳에서 어느 곳으론가 통하는 곳이 있다는 말이었다. 그래서 리본이 묶여있는 곳으로 들어가 보았다.

그랬더니 우거진 숲을 지나서 금세 숲 바깥쪽으로 나갈 수 있었다.

 

숲 바깥쪽은 어디서부턴가 이어지는 과수원길이었는데, 지도를 검색해서 위치를 확인해 보니 신례동로와 위미항구로를 연결하는 도로의 중간 지점쯤에서부터 올라오는 과수원길이었다. 그리고 숲 바깥쪽으로 나간 지점에도 나뭇가지에 빨간 리본이 묶여 있어서 이곳을 통해서도 생길이오름 등반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았다.

 

다시 숲속을 지나 돌아와서 생길이오름 안쪽의 도로를 따라 내려갔다.

도로 옆에는 잘 가꾸어지지는 않았지만 겹동백들이 빨간 꽃을 피우고 있었고, 어느 부분에는 굵은 대나무가 군락을 이루어 자라고 있는 곳도 있었다.

 

도로를 다 내려온 곳에 감귤 창고가 있었다.

밀감을 따는 계절인데다 창고 주변에 컨테이너들이 놓여 있는 것을 보니 한참 주변 과수원들에서 밀감을 따고 있는 듯했다.

 

창고가 있는 곳에서부터는 시멘트 도로가 생기악농원 입구 쪽으로 완만한 경사를 이루면서 올라가고 있었다.

길가에 제주수선화가 하얀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었다.

 

주변 경치를 보면서 천천히 걸어 처음 들어왔던 생기악농원 입구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들어갈 때는 활짝 열려있던 문이 닫혀져 있었고, 자물쇠까지 잠겨 있었다. 그러나 문 옆으로 사람이 드나드는 통로가 있기 때문에 동백꽃이 피어있는 아래 문 옆을 통과하여 바깥으로 나왔다.

 

위치 :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지경

굼부리 형태 : 말굽형(북서)

해발높이 260m, 자체높이 65m, 둘레 3,383m, 면적 645,717

 

 

오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