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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을 찾아서/제주시 동부권의 오름들

가장 높은 곳에서 아래를 굽어보는 높은오름 탐방

높은오름의 위치

높은오름은 구좌읍 송당리 지경에 있는 오름으로, 송당리 마을 동남쪽에 위치해 있으며, 주변에는 거미오름(동검은이), 문석이오름, 아부오름 등이 있다.

 

이 오름은 아래쪽에서 올려다보면 위가 뾰족한 원추형 오름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상에 오르면 넓은 굼부리를 가지고 있는 원형 오름임을 확인할 수 있다.

넓은 굼부리 둘레를 세 개의 작은 봉우리가 감싸고 있는 형태를 하고 있다.

 

이름의 유래

이 오름이 왜 높은오름으로 불리게 되었는지는 굳이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듯 싶다. 그것은 주변의 오름들 중에서 오름 자체의 높이(표고)가 가장 높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그래서 한자 표기로도 '고악(高岳)'이라 표기하고 있다.

 

높은오름을 찾아가는 길

찾아가는 길은 아래와 같다.

우선 어느 길로든지 송당리 마을 서쪽의 송당사거리까지 찾아간다. 그리고는 중산간동로 수산, 성산 방향으로 송당리 마을의 안길로 들어간다.

송당사거리에서부터 송당리사무소와 송당초등학교 앞을 지나 약 2.2km(2,200m)를 가면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이 나온다.

이어서 갈림길의 오른쪽 소로로 접어들어 약 700m 정도를 가면 삼거리에 오름표지석이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며, 계속 진행하여 1.2km를 가면 공동묘지들이 시작되는 지점이 나온다. 공동묘지 앞을 지나서 100m 쯤을 더 가면 <구좌읍공설공원묘지> 표지석과 함께 장례 때에 사용하는 건물이 있는 곳에 이르게 된다.

이곳이 높은오름의 등반로가 시작되는 곳이다.

 

오름을 오르며

8월 말의 토요일. 아직 여름의 기운이 남아있는 탓인지 몸으로 느껴지는 날씨가 눅눅하고 칙칙하였다.

하늘은 실안개가 흐릿하게 끼어서 가까운 곳들은 어느 정도 보였지만 먼 곳들은 흐릿하여, ‘, 여긴 오름이구나. , 여긴 마을이구나.’ 하는 정도로만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이런 날도 어김없이 배낭을 메고 길을 나섰다.

이날 찾아나선 오름은 구좌읍 송당리 지경의 높은오름과 문석이오름.

주변에 다른 오름들도 많이 있었지만 요즘 찾아갔던 오름들도 있고, 나중에 찾아가려고 생각해 둔 오름들도 있었기에 이날은 두 오름만을 목표로 하였다.

 

먼저 높은오름을 찾아갔다.

 

공동묘지 쪽에는 제주도 풍습인 벌초철이 되어서 벌초하는 가족들이 여럿 보였다. 대부분의 묘들은 말끔하게 이미 벌초가 되어 있었는데, 벌초가 아직 안 되어 있는 묘들은 아마 벌초철 막바지인 내일까지는 벌초가 완료될 것이다.

 

구좌읍 공설공원묘지 표지석이 세워져 있는 곳에서부터 본격적인 등반을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공동묘지 가운데로 나 있는 시멘트 길을 조금 걸어가다가 나무계단을 오르는 길이었다. 나무계단이 시작되는 지점에서부터 양옆으로 커다란 측백나무가 심어져 있었다.

 

등반로에는 나무계단이 만들어져 있는 부분도 있었고, 맨 땅을 밟고 오르는 부분들이 있었다.

10분쯤 걸어 올라가자 중턱의 편평한 부분이 나타났고, 그 부분에는 큰 나무들은 거의 없고 작은 나무들과 무성하게 자란 풀들로 가득 덮여 있었다.

그리고 다시 오름 위에 또 다른 오름이 있는 것처럼 정상 봉우리가 올려다보였다.

 

풀밭 사이를 다시 걸어 정상을 향해 올라갔다.

등반로는 뚜렷이 나 있어서 등반로만 그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길을 잃을 염려는 없었다.

올라가는 내내 큰 나무들이 거의 없고, 작은 나무들이 듬성듬성 자라고 있어서 주변 경관이 시원하게 보일 정도로 조망이 좋았다.

가끔 멈춰 서서 뒤돌아보면 뒤쪽으로 동거미오름과 문석이오름, 백약이오름, 손지오름, 용눈이오름들이 시원하게 바라다보이곤 하였다. 멀리로는 성산포의 일출봉도 실안개 사이로 다가와 보였다.

 

오름을 오르는 중간에 작은 쇠똥 덩어리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고 있는 버섯이 있어서 10여 분간 머물러 접사하여 찍다가 정상에 올랐다. 그러다보니 20~25분 정도면 오를 수 있는 것을 40여 분이 걸려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정상에는 산화경방초소가 세워져 있었다.

봉우리는 산화경방초소가 세워져 있는 남동쪽 봉우리와 서쪽 봉우리와 북쪽 봉우리등 세 개의 봉우리가 서로를 연결하는 완만한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었으며, 세 봉우리와 능선이 둘러싼 안쪽으로 둥그스름한 굼부리가 패여 있었다.

 

능선을 따라 한 바퀴 돌며 주변 경관을 감상하였다.

이 주변에서는 이 오름이 가장 높은 오름인데다가 정상에는 가리는 것이 없이 주변이 확 트여 있어서 시야가 시원하게 확보되었다.

실안개 때문에 멀리 보이는 경관들이 흐릿하게 보이기는 했지만 웬만한 오름들은 다 보였다.

여기에서 보이는 오름들을 열거해 보면, 손지오름, 용눈이오름, 큰물메, 큰왕메, 일출봉, 식산봉, 은월봉, 지미봉, 동거미오름, 문석이오름, 좌보미, 백약이, 영주산, 다랑쉬, 아끈다랑쉬, 돝오름, 둔지오름, 멀리 우도의 쇠머리오름 등.

 

굼부리 둘레로 정상을 한 바퀴 돌고 말들이 풀을 뜯으며 한가롭게 노니는 모습을 보면서 사진을 찍곤 하다가 올라갔던 등반로를 따라 다시 아래로 내려와서 다음 목표인 문석이오름 쪽으로 이동하였다.

 

위치 :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지경

굼부리 형태 : 원형

해발높이 505.3m, 자체높이 175m, 둘레 4,318m, 면적 951,657

 

 

오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