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거린오름과 족은거린오름의 위치
함께 붙어 있는 큰거린오름과 족은거린오름은 모두 서귀포시 한남리 지경의 오름으로, 5.16도로변에서 서성로가 시작되어 남조로와 만나는 사거리까지의 중간 지점 북쪽의 서중천변에 위치하고 있다.
주변의 오름으로는 민오름, 머체오름, 넙거리오름, 사려니오름 등이 있다.
▲ 이름의 유래
크고 작은 두 개의 봉우리가 서로 갈라져서 마주보고 있는 형태로 되어 있음으로 하여 갈라졌다는 뜻의 제주어 ‘거리다’의 관형어린 ‘거린’에 크고 작다는 의미가 붙어서 ‘큰거린오름’과 ‘족은거린오름’으로 불리고 있다. 한자 표기로는 갈라질 ‘아(丫)’를 써서 ‘아악(丫岳)’이라 쓴다. 또한 오름의 모양새가 웅장하여 마치 거인이 서 있는 모습과 같다고 하여 ‘거인악(巨人岳)’, ‘걸인악(傑人岳)’으로 부르기도 한다.
▲ 큰거린오름과 족은거린오름을 찾아가는 길
거린오름 가는 길은 5.16도로변에서 서성로가 시작되어 남조로와 만나는 사거리까지의 중간 지점쯤에 감귤복합가공공장 서쪽 사거리에서 사려니오름 가는 길(남원읍 쓰레기매립장 가는 길)로 올라가다가 약 1.2km 쯤 가면 오른쪽으로 오름목장 표지판이 보인다. 거기서 오름목장 쪽 시멘트 길 소로를 따라 가다가 오름목장 관리사 앞을 지나고, 다시 서중천 위의 작은 다리를 지나곤 하여 약 3km를 가면 오른쪽으로 급히 휘어지는 길 쪽이 거린오름으로 들어가는 등반로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 오름을 오르며
10월 마지막 토요일. 서성로로 차를 달려 큰거린오름과 족은거린오름을 찾아 나섰다.
두 오름에 오르면서 오름의 생태도 확인해 보고 오름에 피어있는 가을꽃들도 관찰하고 사진을 찍기 위해서다.
서성로변의 감귤복합공장 서쪽 사거리에서 북쪽의 사려니오름 방향으로 올라가다가 꺾어들어 소로를 따라 오름목장 방향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서중천 다리 위를 지나서 거린오름 등반로가 시작되는 지점에 도착하였다.
거기서 차를 세우고 거린오름으로 올라가려고 했는데, 안내판과 현수막이 붙여져서 [출입금지]라고 크게 써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 거기로 들어가려면 난대림연구소의 출입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쓰여 있는 것이었다.
출입허가를 받기 위해 휴대전화를 걸려고 했더니 이건 또 뭐람? 그 근처에서는 전파가 잡히지 않아 휴대전화가 사용되지 않는 지역이다.
할 수 없이 다시 차를 몰고 왔던 길로 되돌아가다가 휴대전화 전파가 통하는 곳에 가서 사려니난대림연구소로 전화를 했다.
신분을 밝히고(내 블로그 주소도 알려주고) 거린오름의 생태를 살펴보고 오름에 피어 있는 가을꽃 사진을 찍기 위해 거린오름에 가겠다고 했더니 조심해서 다녀오라고 출입허가를 해 주었다.
출입 허가를 받고는 다시 등반로가 시작되는 곳으로 되돌아가서 차를 세우고 등반로로 들어섰다.
물이 말라버린 서중천 동쪽 기슭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나무들은 가을 분위기를 조금씩 풍기고 있었다. 그렇지만 꽃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5분 쯤 가자 길은 작은 언덕을 오르는 오르막이 되었다. 언덕을 올라가자 굵은 나무들이 가득 우거진 숲속으로 등반로 오솔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언덕에서 다시 내려가니 붉게 단풍이 물든 사람주나무가 오후의 햇살을 받아 더 붉게 물들고 있었다.
처음 등반로가 시작되는 곳에서부터 10분쯤 걸었을까? 서중천을 건너서 맞은편으로 가는 곳에 이르렀다. 빽빽이 우거진 나무들이 시내 가운데로 가지를 펼쳐 덮고 있는 풍경이 한 폭의 멋진 그림이었다.
시내 맞은편으로 건너가서는 서중천 시내를 오른쪽으로 보면서 등반로를 따라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등반로 주변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관찰하였다. 사스레피나무, 작살나무, 동백나무, 초피나무, 광나무, 새덕이, 굴거리 등의 나무들이 서로 어우러져 자라고 있었다. 가끔 두세 아름드리 큰 나무들도 볼 수 있었다. 빽빽하게 우거진 나무들 때문에 꽃이 피어있는 야생화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30여분 쯤 걸었을 때 드디어 족은거린오름 중턱의 큰거린오름과 족은거린오름 정상으로 갈라져 가는 지점에 다다를 수 있었다.
먼저 족은거린오름 정상 쪽으로 향했다. 갈림길에서 3~4분 정도 오르니 족은거린오름 정상이다. 그러나 정상이라는 말 뿐, 아무런 표시도 없고, 주변을 전혀 볼 수 없을 정도로 큰 나무들만이 우거져 있었다.
다시 발길을 돌려 갈림길로 내려온 다음에 큰거린오름으로 향했다. 족은거린오름과 큰거린오름 사이에는 작은 골짜기가 형성되어 있었고, 골짜기에서부터 큰거린오름 중턱까지는 인공조림을 해 놓은 삼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었다. 삼나무 숲 아래에는 새덕이(?)들이 많이 자라고 있었고, 그 사이 사이로 박주가리들이 줄기를 뻗고 있었다.
삼나무 군락은 큰거린오름 중턱까지 이어지다가 능선에 거의 다 올라올 즈음에야 끝나고 잡목들이 다시 우거져 있었다.
큰거린오름 능선 위에 올라서니 등반로는 능선을 따라 양쪽으로 나 있었다.
먼저 왼쪽으로 가 보았다. 능선 위 등반로에는 커다란 화산탄들이 여기 저기 흩어져 있어서 옛날 화산 폭발이 있었음을 증명해 주고 있었다.
3~4분쯤 가자 등반로가 내리막이 되고 있어서 더 가지 않고 갈림길로 되돌아와서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걸어갔다.
약 10분쯤 능선을 따라 가니 큰거린오름 정상이라 짐작되는 곳에 도착하였다. 역시 아무런 정상 표시도 없고, 큰 바위만이 납작하게 앉아있었다. 그러나 거기서는 우거진 나무 틈새로 물영아리 쪽 풍경이 보이고 있어서 그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등반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 어느 지점에서 큰거린오름 쪽을 되돌아보니 나뭇가지 사이로 큰거린오름 정상이 언뜻언뜻 보이고 있었다.
차를 세워둔 곳으로 나와서 돌아오는 길. 들길에 핀 꽃향유들이 보랏빛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고, 서중천 위의 작은 다리를 건너려다 잠시 멈춘 나의 눈에 다리 근처 물 웅덩이에 가을 하늘이 고웁게 내려앉아 있었다.
<큰거린오름>
▶ 위치 :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지경
▶ 굼부리 형태 : 말굽형(북서쪽)
▶ 해발높이 532.7m, 자체높이 153m, 둘레 2,516m, 면적 369,143㎡
<족은거린오름>
▶ 위치 :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지경
▶ 굼부리 형태 : 말굽형(남동쪽)
▶ 해발높이 493.2m, 자체높이 123m, 둘레 2,253m, 면적 315,285㎡
▲ 오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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