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약이오름의 위치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지경의 오름으로, 이 오름의 북쪽과 북서쪽 기슭이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와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주변의 오름으로는 같은 성읍리 지경의 오름인 좌보미, 개오름, 종달리 지경의 오름인 거미오름, 송당리 지경의 오름인 문석이오름, 높은오름, 아부오름, 민오름, 비치미오름, 큰돌리미오름 등 수 많은 오름들이 이웃해 있다.
▲ 이름의 유래
이 오름에 백 가지 약초가 자란다고 하여 일백 ‘백(百)’과 약 ‘약(藥)’과 조사 ‘이’가 붙여진 이름으로, 백 가지 약초는 그 만큼 많은 약초가 자란다는 뜻이다. 한자 표기로는 ‘백약악(百藥岳)’, ‘백약산(百藥山)’이라 하고 있다.
▲ 백약이오름을 찾아가는 길
첫째, 번영로 변 대천동과 송당리 마을 중간의 비자림로와 금백조로가 만나는 삼거리에서부터 남동쪽의 금백조로를 따라 약 3km를 가면 백약이오름 입구 주차장에 이를 수 있다.
둘째, 금백조로와 서성일로 189번길이 만나는 궁대오름 남쪽 사거리 로터리에서부터 서쪽으로 금백조로를 따라 약 3km를 가면 백약이오름 입구 주차장에 이를 수 있다.
▲ 오름을 오르며
추석 연휴 첫날이다. 작은 아이도 집에 오고, 아내도 일을 쉬는 날이어서 셋은 등산 차림을 하고 느직하게 길을 나섰다.
전망이 좋은 괜찮은 오름에 가자는 아내의 요청에 따라 가기로 한 오름은 백약이오름과 거미오름.
성읍리를 지나 차를 달려 먼저 백약이오름으로 갔다.
오름 입구에는 친환경 잔디블록 주차장이 만들어져 있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주차장에는 백약이오름의 등반로 안내와 함께 여기가 도내 유일의 소황금 자생지임을 알려주는 안내판에 소황금 사진과 함께 안내되어 있었다. 소황금을 아직 보지 못한 나는 이번 백약이오름 등반 중에 소황금을 꼭 한 번 보았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고 아내와 작은 아이와 함께 오름에 오르기 시작하였다.
백약이오름은 등반객들이 많이 다니는 오름이어서 굼부리가 내려다보이는 능선까지 등반로가 나무 계단과 데크 시설이 다 되어 있었다.
오름에 오르는 등반로 주변으로 가을이 성큼 다가와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도시에서는 여름의 끝자락이 아직 물러나지 않은 것처럼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꽃들도 여름꽃과 가을꽃이 함께 피어 있어서 오름의 가을은 벌써 여기까지 와 있음을 알리고 있었다.
능선에 올라서자 밝은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능선 위에 함께 머물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햇볕이 오름의 초록 풀밭을 온통 비치고 있었고, 시원한 바람은 풀밭 위를 스치고 불어가며 풀들이 너울거리는 춤사위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낮은 구름이 흘러가면서 만들어내는 그림자들이 간간이 오름 위를 스치고 지나가곤 하였다.
능선 위에 올라서서 굼부리를 내려다보자 새로운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 몇 번 이 오름에 오곤 했지만 전에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었다. 바로 작은 산정호수가 굼부리 안에 만들어져 있는 것이었다. 지난 여름에 유독 비가 많이 오곤 했었기 때문에 생긴 물 웅덩이였지만 웅덩이라고 하기에는 넓고, 호수라고 하기에는 작은, 굼부리 안에 생긴 작은 연못 정도였지만, 제법 산정호수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물이 고여 있었다.
이것도 기후 변화의 작은 흔적이리라 여겨졌다. 앞으로도 온난화 현상이 계속되고 금년처럼 비가 많이 오면 이 오름은 새로운 산정호수가 있는 오름으로 변화될 듯 싶었다.
능선을 따라 북쪽 봉우리부터 올라 서쪽으로 해서 한 바퀴 돌았다. 능선을 따라 걸어가는 동안 절굿대, 도라지, 섬잔대, 금불초 등 가을꽃들이 피어 있어 걸어가는 내 발길을 붙들곤 하였다. 난 꽃들의 부름에 외면하지 않고 카메라 속에 그 소박한 오름 위에 피어난 꽃의 얼굴들을 담아주었다.
오름의 남동쪽에는 뾰족하게 작은 봉우리가 솟아 있다.
굼부리의 서쪽을 돌아 작은 봉우리로 올라가려는데 무언가 보라색 작은 꽃이 눈을 확 잡아끄는 것이었다. 순간, 아, 이게 바로 소황금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가슴을 두근거리며 보라색 꽃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소황금은 꿀풀과의 식물인데,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꽃은 지금까지 보았던 꿀풀과의 다른 꽃들과는 조금 다른 모양이었다. 주차장에 세워진 안내판에서 보았던 바로 그 꽃과 너무나 닮아 있었다.
난 이게 바로 소황금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이리 저리 여러 방향으로 소황금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아내와 아들은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자기들도 소황금을 보자고 하면서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그리고 내가 이 꽃을 처음 본다고 하자 내게 오늘 대박이 났다고 한다.
나중에 집에 와서 도감을 찾아보고, 인터넷 이미지를 검색해 보았더니 그 꽃이 확실히 소황금임을 알 수 있었다.
난 이렇게 처음 보는 식물을 보면 마음이 들뜨고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속된 말로 환장을 하곤 한다. 이런 현상은 오름에 자주 다니며 야생화들에 관심을 가지고 조사하고 사진에 담곤 하면서부터 생긴 현상이다.
소황금을 보면서 느낀 흥분을 가라앉히고 남동쪽 봉우리에 올라 굼부리 안에 만들어진 작은 호수를 내려다보며 사진도 찍고, 잠시 시원한 바람을 가슴에 가득 담은 다음 오름을 내려왔다.
▶ 위치 :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지경
▶ 굼부리 형태 : 원형
▶ 해발높이 356.9m, 자체높이 132m, 둘레 3,124m, 면적 581,463㎡
▲ 오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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