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이오름의 위치
이승이오름은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지경의 오름으로, 신례리 마을 북쪽편 서성로 북쪽에 위치해 있다.
▲ 이름의 유래
이승이오름은 '이슥이오름'이라고도 하며, 오름의 모양이 삵(삵괭이)처럼 생겼고, 또한 삵괭이가 서식한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지고 있다.(이승이오름 입구에 세워진 안내판에서 인용함) 한자로는 살쾡이를 뜻하는 한자어 ‘이(貍)’와 ‘승(升)’, 또는 ‘생(生)’을 붙여서 ‘이승악(貍升岳)’, ‘이생악(貍生岳)’으로 표기하고 있다.
▲ 이승이오름을 찾아가는 길
5.16도로에서 서성로가 시작되는 지점인 서성로 입구 교차로에서부터 동쪽으로 약 3km를 가면 ‘이승악 탐방 휴게소’가 있는 사거리에 이르게 된다. 여기서 북쪽의 소로를 따라 약 2,9km를 가면 이승이오름 남쪽 삼거리에 이르게 된다.
또한 이승악 탐방 휴게소에서부터 서쪽으로 약 620m 지점의 송목교 다리 근처에서부터 시작되는 이승악 탐방로를 따라서 올라가도 이승이오름 정상에 이를 수 있다.
▲ 오름을 오르며
이승이오름 아래에 차를 세우고 오름 동쪽에서 시작되는 등반로를 따라 오름에 올랐다. 등반로가 잘 만들어져 있었다. 정상에는 파고라가 만들어져 있어서 오름에 오르느라 땀을 흘린 등반객들이 편안히 쉴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지난 6월에 왔을 때는 이런 시설이 없었는데, 다섯 달 만에 다시 와보니 어느새 파고라가 세워져 있었고, 서쪽 등반로에는 나무계단 시설까지 되어있었다.
이승이오름 정상에서는 먼젓번 물오름에서 볼 때보다 백록담이 더 가깝게 보였다. 굼부리는 동쪽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정상에서 바라볼 때에 훤히 터져있어서 주변 조망을 할 수 있는 곳은 동쪽 뿐이었다. 이승이 굼부리 너머로 사려니와 넙거리가 아주 가까이 보였다.
파고라에서 잠시 쉬다 북쪽의 능선을 따라 오름의 동쪽으로 내려갔다. 오름 북쪽을 따라 서쪽으로 가는 트래킹 코스가 있어서 잠시 서쪽으로 가보았다. 단풍나무 두 그루가 큰 바위를 감싸고 사이좋게 자라고 있는 모습이 보여서 사진을 찍고 다시 왔던 길로 돌아 오름의 동쪽편 임도로 나왔다.
이승이오름에 올 때부터 이번 산행에서는 트래킹코스를 따라 산길 트래킹을 해 보리라 마음 먹었었는데 실행하기로 했다.
어느 오름 관련 사이트에 보니까 이승이오름 동쪽의 임도를 따라 5ㆍ16도로까지 트래킹했던 기록을 보고 나도 가 보기로 했다. 같이 갈 사람이 없어 혼자 산길을 걷는 길이지만 산길 곳곳에 늦가을의 정취가 아직 남아있어서 외로움을 달래주었다.
꼬불꼬불 꼬부라진 산길, 가끔은 곧게 뻗은 삼나무 숲길, 이따금씩 들려오는 노루 짖는 소리(노루 짖는 소리는 꼭 개가 짖는 소리를 닮았다.). 가는 곳마다 기묘한 나무들이 있었고, 늦가을까지 남아있는 단풍들이 있었고, 열매가 달린 나무들이 있어서 이런 저런 것들을 살펴보며 걷느라고 심심치는 않았다.
처음 걷는 산길이었지만 전에 갔었던 사람들의 흔적이 나무에 매달려 있어서 코스를 찾는 데는 어렵지 않았다.
거의 한 시간을 걸었을까? 버섯재배관리사 마당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거기서 조금 더 가니 드디어 5.16도로.
5.16도로변에 세워진 작은 표지판을 보니, 성판악까지 5km라고 표시가 되어 있었다. 5ㆍ16도로 숲터널 조금 남쪽편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내가 지나온 임도는 바로 5임반 임도였음을 알 수 있었다.
도로변에서 지나가는 차들을 보며 잠시 숨을 돌리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작은 아들 전화인데 오름등반 중이냐고 묻는다. 그래, 어떻게 알고 전화했는냐고 하니, 대학 후배가 금방 차를 몰고 5ㆍ16도로를 지나다가 내가 서 있는 곳을 지나치고 보니까 선배 아버지인 것 같아서 자기에게 전화왔더란다. 어디 가도 얼굴이 잘 알려지고 아는 사람들을 잘 만나서 나쁜 짓을 정말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나왔다.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버섯재배관리사 마당을 지나고, 꼬부라진 산길, 곧게 뻗는 삼나무 숲길을 지나 50여분 만에 이승이오름 동쪽으로 나왔다. 그런데 여기서도 아는 사람을 만났다. 고향 후배이며 좀 가까운 친척 조카가 몇 사람과 함께 이승이오름에 간다며 등반로 입구에서 만났다. 또 웃음이 나왔다.
차를 세워둔 곳에서부터 출발하여 이승이오름을 올라갔다 내려오길 한 시간, 임도를 따라 5.16도로까지 가기를 한 시간, 다시 되돌아오기를 한 시간 정도. 무려 세 시간의 오름 등반과 트래킹으로 제법 다리가 아팠지만 기분은 상쾌하였다.
▶ 이승이오름 :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지경
▶ 굼부리 형태 : 말굽형(동쪽)
▶ 해발높이 539m, 자체높이 114m, 면적 332,070㎡
▲ 오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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