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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을 찾아서/서귀포시 동부권의 오름들

위미리 대성동의 자배봉 등반

자배봉의 위치

자배봉은 남원읍 위미리 지경으로 위미리 지경의 오름으로, 위미리 대성동(상위미)과 한남리 사이의 중산간도로 변에 위치해 있다.

자배봉은 커다랗고 깊은 원형 굼부리를 가진 오름으로, 남쪽 사면 일부를 제외하면 바깥 사면과 굼부리 안의 거의 대부분이 크고 작은 나무들로 빽빽한 숲을 이루고 있다. 남쪽 사면 일부는 나무들이 없는 헐벗은 상태로 되어 있었는데, 최근에 행정 기관, 위미 마을, 환경단체들이 나무를 식재하면서 점차 숲을 이루어가고 있다.

오름 남쪽에는 자생식물원이 있으며 도로에서 자생식물원으로 들어가면 안쪽에는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이름의 유래

자배봉이라는 이름은 구실잣밤나무를 뜻하는 제주어인 자배낭’, ‘재밤낭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이 오름에 옛날부터 구실잣밤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한자 표기로는 자배봉(資輩峰, 資盃峰)’이라 부르며, 오름의 이름에 ()’이 붙은 오름이 대부분 조선시대 때 봉수대가 있었던 데서 자를 붙여서 부르듯이 역시 이 오름도 봉수대가 있었으며, 지금도 남쪽 봉우리에는 봉수대의 흔적이 남아있다. 또한 봉수대에서 망을 보았다고 하여 망오름이라고도 불려지고 있다.

 

자배봉을 찾아가는 길

위미리 마을을 지나는 일주동로의 대성동입구 사거리에서부터 북동쪽 방향으로 위미대성로를 따라 약 1.9km를 가면 중산간동로와 만나는 대성동 사거리에 이르며, 북쪽으로 자배봉이 바라보인다. 이곳에서 중산간도로를 따라 한남리 방향으로 다시 약 460m를 가면 자배봉 남동쪽 주차장에 이르며, 이곳에서부터 등반로가 시작된다.

 

오름을 오르며

새해 둘째 날. 자배봉을 등반하기 위해 차를 달렸다.

대성동 마을을 지나 오름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오름으로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오름으로 바로 들어서면 넓은 평상이 놓여 있어서 오름 등반을 마치고 내려온 사람들의 쉼터가 되어 주고 있었다. 또한 운동기구들도 설치되어 있어서 지역 주민들이 오름 등반도 하고 기구를 이용한 운동도 할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었다.

 

오름으로 오르는 산책로는 가마니를 깔아놓은 길로 되어 있어서 누구나 쉽게 산책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오르는 중간에 갈림길이 있었다. 오름으로 올라가는 길과 자생식물원 전망대로 오르는 길이었다. 나는 자생식물원 전망대는 나중에 내려올 때 가기로 하고 먼저 오름으로 올라가는 길을 따라 올라갔다.

 

등반을 시작한지 5~6분 만에 중간 갈림길에 올라설 수 있었다. 갈림길에서는 능선을 따라 한 바퀴 돌 수 있도록 양쪽으로 길이 나 있었고, 굼부리 안쪽으로 내려갈 수도 있도록 되어 있었다.

 

동쪽으로 향하여 올라가는 등반로를 택하여 올라갔다.

약간 경사진 길을 2~3분쯤 올라가니 포제단 입구다. 포제단은 등반로에서 약간 들어간 곳에 위치하여 있기 때문에 일부러 들어가서 살펴보고 나왔다.

 

포제단을 살펴보고 나와서 다시 경사진 등반로를 따라 올라갔다.

 

금세 포제단 바로 위쪽에 있는 봉수대에 이르렀다. 봉수대는 자배봉의 남쪽 봉우리에 해당되는 곳으로 이곳에는 봉수대의 흔적이 조금 남아 있었다. 봉수대로 올라가 보니 위치상으로는 사방이 조망되는 곳이기는 하나 현재는 우거진 나무들 때문에 사방이 모두 시원하게 조망되지는 않았다. 북쪽 봉우리와 보였으며 굼부리가 내려다보였지만 굼부리 안쪽은 나무들이 잔뜩 우거져 있는 상태였다.

 

봉수대 아래쪽에 큰 바위들이 있어서 궁금한 마음에 내려가 보았다. 그런데 웬걸. 커다란 바위 밑에 구군가 이곳에 와서 무속행위를 했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비닐 돗자리가 개어져 있었고, 양초가 세워져 있었다. 주변에 마른 낙엽들이 잔뜩 깔려 있는 곳이어서 촛불을 켜고 무속행위를 하다가 잘못하면 낙엽에 옮겨 큰 불이 날 수도 있을 것 같아 아찔한 생각이 들었다.

 

다시 봉수대를 거쳐 능선 위의 등반로를 따라 걸었다.

남쪽 봉우리와 북쪽 봉우리 사이의 등반로 동쪽 가운데 쯤에 고인돌이 있었다. 고인돌은 청동기 시대의 무덤으로, 선돌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거석문화의 산물이다. 이곳 자배봉에는 소형 고인돌 10여기가 자배봉 동쪽과 서쪽에 분포되어 남아있다고 한다.

 

고인돌이 있는 지점을 지나 다시 5분여를 가니 북쪽 봉우리다. 북쪽 봉우리에서도 동쪽 부분이 일부 전망되고 굼부리를 지나 남쪽 봉우리도 바라보였다.

나무로 만든 쉼터에 앉아 가지고 온 보온병에서 뜨거운 물을 부어 커피를 한 잔 마시니 겨울의 추위가 달아나 버렸다.

 

북쪽 봉우리를 지나서 서쪽으로는 경사가 완만한 내리막길이었다. 폐타이어 길을 따라 내려가는 길에는 우뚝우뚝 솟아있는 삼나무들과 겨울인데도 초록 잎을 달고 있는 나무들이 장군의 사열을 받듯 줄지어 서 있다.

 

능선을 따라 한 바퀴를 돌고 다시 갈림길에 도착하였다.

 

이번에는 굼부리 안으로 내려갔다.

굼부리 안쪽은 키 큰 나무들이 울창하게 자라나서 빽빽한 숲을 이루고 있었다.

굼부리 안쪽에 빙 둘러 쌓아 놓은 야트막한 돌담을 따라 한 바퀴 돌았다. 키 큰 나무들의 가지에 덩굴식물들이 얼기설기 감겨 있어서 쉽사리 틈을 보이지 않고 마치 정글에 온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굼부리 안쪽을 한 바퀴 돌고나서 다시 능선 위 갈림길로 올라선 다음 내려가는 길을 따라 내려갔다.

 

자생식물원 전망대로 가는 갈림길에서 전망대 쪽 길을 택하여 걸어갔다.

갈림길에서 3분 만에 전망대에 도착하였다. 전망대는 나무 데크로 만들어져서 지붕이 씌워져 있어서 쉼터를 제공해 주고 있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니 20082월에 서귀포시의제21협의회에서 이곳에 와서 심은 나무들이 제법 뿌리를 내리고 잘 자라고 있었다. 이 나무들이 빨리 자라서 헐벗었던 이곳이 울창한 숲을 이루기를 바란다.

 

전망대에서 다시 갈림길로 돌아 나와 오름 입구에 도착하여 다시 커피 한 잔을 마시니 커피의 쌉쌀하고 달콤한 맛이 혀끝에 감겼다 목을 타고 넘어간다.

 

위치 :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지경

굼부리 형태 : 원형

해발높이 211.3m, 자체높이 111m, 둘레 2,829m, 면적 440,293

 

 

오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