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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을 찾아서/서귀포시 동부권의 오름들

마은이옆, 혹은 가친오름을 찾아서

마은이옆의 위치

마은이옆은 주소지 위치로는 표선면 가시리 지경에 있지만, 가시리 마을과는 한참 먼 깊은 곳의 표선면과 남원읍의 경계 지역에 위치하여 있다.

남조로변 사려니 숲길 입구에서부터 사려니 숲길을 따라 물찻오름 방향으로 가는 길의 중간 길 남쪽 숲속에 있기 때문에 찾기가 쉽지 않다.

주변 오름으로는 북북동쪽에 붉은오름이 있고, 북서쪽으로는 물찻오름과 말찻오름, 남남서쪽으로 마은이오름이 위치하여 있다.

 

이름의 유래

이 오름은 마은이옆이라고도 하고, 가친오름이라고 하기도 한다.

마은이옆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확실하지 않으나 마은이오름 옆에 위치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보이며, 가친오름은 이 오름의 동쪽과 서쪽을 흐르는 시내에 갇혀 있다고 하여 가친오름이라고 불리는 듯하다.

한자표기로는 난악(卵岳)이라고 하는데, 이는 오름의 모양새가 타원형의 달걀 모양이어서 붙여진 것으로 보인다.

 

마은이옆을 찾아가는 길

남조로변 사려니 숲길 입구(붉은오름 남서쪽)에서부터 사려니 숲길을 따라서 2.9km 가면 길가에 조금 넓은 공터가 있는 지점에 이르게 되고, 그곳에 [가친오름]이라고 쓰인 안내 팻말이 세워져 있다. 안내 팻말에서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남쪽으로 약 150m 쯤 나아가다가 동쪽으로 200m 쯤 가게 되고, 다시 남쪽으로 꺾어서 150m 쯤 가면 오름 아래 이르게 된다. 오름 기슭을 찾아보면 이 오름에 대하여 소개하는 안내문이 적힌 커다란 안내판이 있으며,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곳에서부터 약 10분 정도 올라가면 정상에 이를 수 있다.

 

오름을 오르며

2월 중순.

백록담은 눈이 덮여서 하얗게 보였지만, 서귀포에는 며칠 전에 눈이 내렸던 흔적조차도 전혀 보이지 않고 서귀포는 포근한 날이었다.

아직 겨울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서귀포에는 봄이 성큼 다가온 듯한 느낌이었다.

 

나는 이날도 배낭을 둘러메고 차를 몰아서 길을 나섰다.

이날 찾아가기로 목표한 오름은 마은이와 마은이옆.

이 오름들을 찾아가려면 사려니 숲길을 걸어가야 한다.

그래서 서귀포를 출발하여 5.16도로를 달리다가 서성로로 꺾어들고, 다시 남조로를 교래리 방향으로 달리다가 붉은오름자연휴양림 입구 가기 전 사려니 숲길 입구에 차를 세웠다.

 

그런데 차를 타고 오는 도중에는 길에 잔설이 보이지 않더니, 사려니 숲길이 시작되는 곳에서부터 숲길에 눈이 하얗게 남아서 질퍽거리며 녹아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질퍽거리는 눈길을 밟으며 사려니 숲길로 들어서서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걸어가는 도중에 햇빛이 잘 비치는 숲길의 일부분에는 눈이 녹아서 맨 땅이 드러나 있었고, 나무가 우거져서 햇빛이 덜 비치는 부분에는 눈이 남아 있었다.

눈이 아직 녹지 않는 부분에서는 걷기가 조금 힘들었지만 조심조심 걸음을 옮겼다.

여러 사람들이 숲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는 사람, 반대쪽에서 걸어오는 사람 등. 아직 눈도 다 녹지 않은 겨울길이지만 유명한 사려니 숲길이다보니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남조로변에서부터 마은이옆으로 진입하는 입구까지 2.9km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지만 눈길을 걸어서 오다보니까 약 50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사려니 숲길에서 마은이옆으로 진입하는 입구는 조금 넓은 공터로 이루어져 있었고, 숲길을 걷는 사람들이 잠시 쉴 수 있도록 나무 의자가 만들어져 놓여 있었으며, 오름 입구를 알려주는 작은 팻말이 세워져 있었다.

팻말에는 마은이라는 이름 대신에 <가친오름>이라고 쓰여 있었고, 방향을 알려주는 화살표가 그려져 있었다.

 

팻말이 가리키는 화살표 방향을 따라 숲속으로 들어갔다.

마은이옆으로 들어가는 숲길은 삼나무들이 가득 우거져 있는 조림지 사이로 나 있는 잡목 사잇길이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 그런지 길이 그리 뚜렷하게 나 있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길을 잃지 않고 찾아갈 만 하였다.

남쪽으로 약 150m 쯤 걸어가니 길이 꺾여서 동쪽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동쪽으로 이어지던 길은 200m 쯤 가서 다시 남쪽으로 꺾어졌고, 이어서 약 150m 쯤 가니 마은이옆 북쪽 아래에 이르러서 본격적으로 경사진 오름을 올라가는 코스가 시작이 되었다.

 

오름 아래에는 이 오름에 대하여 소개하는 안내문이 적힌 커다란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안내판에는 <가친오름>이라는 오름의 이름과 함께 아래와 같이 소개되어 있었다.

 

[가친오름

소재지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산 158번지

현황 : 표고 548.5m 비고 53m 둘레 1,337m 면적 119,062직경 513m

가친오름은 오름 동서편으로 흐르는 내()에 갇혀 있다고 하여 가친오름이라 하고, 가친오름의 곁에는 마은이 오름이 있는데 마은이 옆에 위치한다고 하여 마은이옆오름이라고도 하며 한자로는 난악(卵岳)이라 불리기도 한다.

비고가 낮은 데다 물찻오름, 마은이오름들과 바로 이웃해 있기 때문에 자칫 놓치기 쉬울 수 있다. 남북으로 이어지는 등성이는 둥그스레한 반원을 그리고 있어 대체로 완만한 편이지만 서쪽 기슭은 다소 가파르다. 전사면은 자연림이 숲을 이루고 있고 오름 주위에는 복수초의 군락과 자그만 계곡까지 있어 작은 규모와는 달리 볼거리가 풍성한 오름이다.

가시리]

 

북쪽 등성이를 따라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등반로가 뚜렷하게 나 있지는 않았지만, 오름의 높이가 그리 높지 않고 잡목들 사이가 듬성듬성하여 올라가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사려니 숲길 쪽의 입구에서부터 오름 아래까지 오는 도중에는 눈이 없었는데, 마은이옆을 올라가는 등성이에는 눈이 하얗게 쌓여 있었다. 그러나 많이 쌓인 눈은 아니어서 하얀 눈을 밟으며 올라가는 기분이 제법 겨울 등반을 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곳에서부터 약 7~8분 정도를 올라가니 벌써 오름 위로 오를 수 있었다.

오름 위에는 나무들이 우거져 있었지만, 일부 공간에는 누렇게 시든 띠풀들만 무성한 공간이 나무들 사이에 제법 넓게 자리하고 있었다.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북서쪽을 바라보니 물찻오름과 말찻오름이 보였다.

 

오름 동쪽 위에서부터 정상인 서쪽까지는 완만한 능선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능선을 따라 오름 동쪽에 위치한 정상 쪽으로 걸어갔다.

걸어가는 능선 위에는 나무가 우거져 있었지만, 정상부 쪽에 이르자 그곳에도 큰 나무들 사이에 작은 공간이 있었다.

 

나무 아래 앉아 배낭을 벗고 가지고 온 점심을 꺼내놓고 먹었다.

추운 겨울날 오름 위에서 먹는 김밥과 커피가 유달리 더 맛이 있었다.

 

점심을 먹고 오름을 내려와서 왔던 길을 되짚어 사려니 숲길로 나왔다.

그리고는 다음 목표로 잡은 마은이오름을 향해 사려니 숲길을 따라 서쪽으로 걸어갔다.

 

위치 :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지경

굼부리 형태 : 말굽형(북동쪽)

해발높이 548.5m, 자체높이 53m, 둘레 1,337m, 면적 119,062

 

 

오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