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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을 찾아서/서귀포시 동부권의 오름들

성읍민속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는 영주산 등반

  ▲ 영주산의 위치

 

영주산은 표선면 성읍리 마을 북쪽에 우뚝 솟아있는 오름으로, 성읍리 지경의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이름의 유래

신령스러운 산이라는 의미로 신령 ()’ + 동산, 꼭대기를 뜻하는 제주어 모루가 붙어서 영모루라 불렸다가 후에 한자 표기를 하여 영지(靈旨, 瀛旨)’로 불리다가 영주(瀛州)로 정착이 되어서 영주산(瀛洲山)’으로 불리고 있다. 또한 한라산을 달리 부를 때 영주산이라고도 하는데, 이 오름을 한라산의 분신이라고 하여 영주산으로 불리기도 한다고 한다.

 

영주산을 찾아가는 길

표선면 성읍리 마을 가운데의 성읍1리 사무소 앞 성읍민속촌 교차로에서 출발하여 동쪽으로 250m를 가면 성읍민속마을 교차로 사거리가 이르며, 이곳에서 북쪽으로 약 210m 쯤 가면 수산리 방향으로 가는 삼거리에 이른다.

삼거리에서 서성일로를 따라 수산리 방향으로 약 730m를 가면 알프스승마장포니 입구 삼거리에 이르게 되며, 알프스승마장포니 입구 삼거리에서 북쪽의 영주산이 보이는 방향으로 약 620m를 가면 영주산 등반로가 시작되는 지점에 이르며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오름을 오르며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6월 중순의 토요일.

느지막이 아침을 먹고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서서 서성로를 달려서 성읍리로 향했다.

영주산 아래 도착했을 때는 오전 10시 무렵이었다.

오름에 올라가기 전에 오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오름 전경을 촬영하였다. 그리고는 주변을 돌아보았더니, 밭농사가 주종을 이루는 이 지역에서는 마침 양배추 수확이 한창이었다.

 

 

오름 남동쪽의 등반로 입구에 이르렀다.

등반로 입구에는 주차 공간이 넓게 만들어져 있었는데, 오름에 올라간 사람이 아직은 없는지 세워져 있는 차가 없었다.

 

영주산은 동쪽 등성이 대부분이 목장으로 이용되고 있었기 때문에 소들이 넘어오지 못하도록 등반로 입구에 문을 달아놓고, 등반객들이 문을 넘어서 나닐 수 있는 계단을 만들어 놓고 있었다.

 

 

 

계단을 넘어서 영주산으로 들어섰다. 문을 넘어서자마자 동쪽 능선 위로 올라가는 길이 데크로 만들어져 있었다.

데크 길을 따라서 올라갔다.

 

 

 

동쪽 능선 위로 올라서자 데크 길이 끝나고 우거진 풀들 사이로 동쪽 작은 봉우리를 빙 돌아 올라가는 길이 나 있었다.

 

 

 

걸어가는 주변에 꿀풀들이 여기저기 많이 피어서 나를 반겨주고 있었다.

 

 

 

남쪽 능선은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반면, 북쪽 북쪽 능선을 따라 정상을 향해 올라갔다. 남쪽 능선은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반면, 북쪽 능선 쪽에는 나무가 거의 없고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서 목장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등반로가 목장 가운데로 나 있었기 때문에 올라가는 길에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가 멈추고는 경계어린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7부 능선쯤에서 목장이 끝나고 삼나무가 한 줄로 조림이 되어 있는 사이로 길이 뚫려서 올라가도록 되어 있었는데, 그곳에서부터는 나무 계단으로 길이 만들어져 있었다.

그런데 나무계단의 양쪽 가로는 산수국을 많이 심어 놓아서 마침 장마 직전의 계절에 맞추어 활짝 피어나는 산수국이 줄기마다 보랏빛 꽃들을 활짝 활짝 피워놓고 있었다.

 

 

 

산수국 계단길은 정상 부분에 올라서서야 끝이 나고, 허리 높이까지 웃자란 우거진 풀밭 사이로 정상을 향해 길어 나 있었다.

 

 

 

정상에 올라섰다.

정상에는 산화경방초소 역할을 하던 작고 낡은 시멘트 건물이 남아 있어서 등반객들의 쉼터 역할을 해 주고 있었고, 그 옆에는 새롭게 만들어 놓은 산화경방초소가 세워져 있었다.

 

 

오름 북서쪽 아래로 눈이 내리니 천미천 옆으로 큰 저수지 공사가 진행되는 모습이 보였다. 굉장히 넓은 저수지였는데, 완공이 되어서 물을 채워놓으면 이 지역 일대에 상당히 유익한 농업용수 역할을 하게 되고, 가뭄 해소와 물난리를 조절해 주는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오름 동쪽으로는 남북의 능선 사이로 전형적인 말굽형 굼부리가 깊게 패여 있었다. 굼부리 안에는 여러 종류의 나무들과 풀들이 가득 우거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영주산은 이 주변에서는 가장 높은 오름인데다 정상부에 시야를 가로막는 나무들이 없어서 사방이 훤히 보였다. 동서남북을 둘러보니 가까운 오름들은 뚜렷하게, 먼 오름들은 흐릿하게 시야에 들어왔고, 흐릿한 날씨가 아니었으면 한라산 정상부까지도 눈에 들어오는 전망이었다.

눈 아래로는 성읍 마을의 초가집들이 옹기종기 앉아 있는 모습들이 내려다보였다.

 

 

 

깔개를 꺼내어 정상의 풀밭에 앉아서 가지고 온 점심을 먹었다. 아내가 싸준 떡과 달걀을 먹고, 그리고 나서 휴대용 더치커피를 뜨거운 물을 부어서 내려 마셨다.

똑 같은 음식과 커피지만 다른 데서 먹는 것과는 달리 오름 위에 앉아 주변 경관들을 감상하며 먹으면 특별히 맛이 달라지는 까닭은 왜일까?

 

 

 

그런데 일어설 때 보니 옷에 작은 진드기가 붙어있는 것이었다. 겉옷을 벗어서 탈탈 털어 입고, 벗어놓았던 배낭도 살펴보면서 털고서 다시 챙겨 매었다. 올라오는 등반로가 목장지대여서 소에 붙어서 사는 진드기가 많을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그냥 풀밭에 털썩 앉았서 점심을 먹는 동안 옷 위로 올라온 것이었다. 요즘 뉴스에 등장하여 사람들에게 붙어서 병을 옮긴다는 작은소참진드기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지만 진드기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알 수는 없었다.

아무튼 진드기에 물리지는 않았으니 다행이다.

 

남쪽 등반로를 통해서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올려다 본 영주산의 북쪽 능선과 정상부가 더욱 웅장하게 보였고, 능선들로 둘러싸인 큰 굼부리가 더욱 깊게 움푹 패여있는 느낌이 들었다.

 

 

 

내려오는 남쪽 등반로는 처음에는 큰 나무들이 없이 시야가 트여 있었다가 차츰 차츰 아래로 내려올수록 남쪽 부분부터 나무들이 커지면서 전망을 막더니, 중반 쯤 내려와서 아래로 내려올 무렵에는 울창한 나무들이 사방을 메워서 가득 자라고 있었다.

그러나 등반로는 깔개를 깔아놓고 밧줄을 묶어놓아서 안전하게 등반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었다.

 

 

 

남쪽 등반로로 내려오는 동안에는 사방이 거의 소나무들이더니, 완전히 아래쪽으로 내려왔을 때에는 오름의 남쪽 아랫부분은 소나무 대신 편백나무와 삼나무들이 군락을 이루어 자라고 있었다.

 

 

 

삼나무가 우거진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처음 등반을 시작했던 등반로 입구로 나왔다.

 

 

 

 

주차장으로 나와서 차에 가지고 다니는 진드기 기피제를 온 몸에 뿌렸다. 진드기에 물리지는 않았지만 왠지 찜찜한 생각이 들어서 뿌렸더니 안심이 되었다. 다음에는 목장을 거쳐서 가게 되는 오름을 등반할 때에는 기피제를 미리 뿌려서 예방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나 혼자 한 시간 반 동안의 영주산 등반이었지만, 시원한 경치를 감상하고, 꿀풀과 산수국 등 여름꽃들을 만나고, 사진을 찍으며 느긋하게 즐긴 산행이었다.

 

위치 :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지경

굼부리 형태 : 말굽형(남동쪽)

해발높이 326.4m, 자체높이 176m, 둘레 4,688m, 면적 1,338.920

 

 

오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