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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을 찾아서/제주시 중부권의 오름들

아라동 새미오름(삼의악) 등반

 

새미오름의 위치

새미오름은 아라동 지경에 위치한 오름으로, 제주국제대학교 서쪽에 우뚝 솟아있고, 제주대학교 입구 쪽에서부터 산천단을 지나 서귀포 방향으로 5.16도로를 달리다 보면 5.16도로와 산록북로(1산록도로)가 갈리는 갈림길에서 남쪽으로 큰 오름이 보이는데, 이 오름이 새미오름(삼의악)이다. 새미오름 동쪽 기슭에는 제주지방 경찰학교가 자리하고 있으며, 동쪽으로 5.16도로를 넘어서 제주국제대학교를 내려다보고 있다.

해발 높이 574m에 오름 자체 높이가 139m로 주변의 지형에 비해서 비교적 높은 오름으로, 정상부의 가운데에는 넓은 굼부리가 있으며, 굼부리의 둘레를 따라 한 바퀴 돌 수 있도록 등반로가 만들어져 있다.

 

 

이름의 유래

이 오름의 정상 굼부리의 남쪽 끝자락에 물이 솟아나는 작은 샘이 있은데, 이 샘에서 유래하여 새미오름이라고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다른 이름으로는 오름의 모양이 마치 옛날 벼슬아치들이 쓰던 사모와 비슷하다고 하여 사모악(紗帽岳)이라고도 하며, 새미오름을 한자로 표기하여 삼의악(三義岳) 또는 삼의양악(三義讓岳)으로 부르기도 한다.

 

새미오름을 찾아가는 길

새미오름을 찾아가는 길은 다음과 같다.

먼저, 제주시 쪽에서는 5.16도로의 제주대학교 입구 4거리를 지나고 산천단을 지나면 5.16도로와 산록북로(1산록도로)가 갈리는 지점에 이르게 된다. 여기에서 동쪽과 서쪽 중 선택하여 갈 수 있다. 또한 서귀포 쪽에서 올 때도 이 오름의 서쪽에서부터 등반을 하려면 이곳까지 와서 아래 설명대로 찾아가는 것이 좋다.

 

동쪽 편에서 오르는 길은 다음과 같다.

5.16도로와 산록북로의 갈림길에서 서귀포 방향으로 약 1km의 오르막길을 오르면 오른쪽으로 제주지방경찰학교 입구가 나오며, 경찰학교 입구로 진입하여 130m 쯤 가면 오름 입구 안내판이 나오고 차를 세워둘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곳을 지나서 약 140m를 남쪽으로 걸어간 다음 서쪽으로 꺾어들어 다시 50m 쯤 가면 오름으로 올라가는 등반로가 있으며, 등반로를 따라 20분 정도면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다.

 

서쪽편에서 올라가는 길은 다음과 같다.

5.16도로와 산록북로의 갈림길에서 시작하여 관음사, 탐라교육원 방향으로 약 780m를 가면 길 동쪽으로 철문이 있고, 그곳에서부터 등반로가 시작된다.

철문 옆으로 들어가서 숲이 우거진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면 마른 시내가 있으며, 시내를 지나서 오름의 남서쪽 기슭을 따라 계속 걸어가면 오름 남쪽의 OK목장으로 들어서게 된다. OK목장으로 들어서서 소나무와 잡목의 숲을 지나서 오름의 정상을 향해 오르는 등반로를 통해 오르면 된다.

 

오름을 오르며

가을이 깊어져서 이젠 겨울 준비를 하고 있는 11월의 토요일.

아직은 가을 햇살의 따스함이 남아 있어서 곧 겨울이 다가온다는 것을 전혀 느낄 수 없을 만큼 포근한 날이었다.

오후에 제주시내에 볼일이 있어서 서귀포에서 넘어가는 길에 아라동의 새미오름을 오르기로 작정하고 길을 나섰다.

 

서귀포에서 출발하여 5.16도로를 달려 새미오름을 향했다.

가을이 깊은 5.16도로변에는 단풍들이 붉고 노랗게 물들었다가 져가고 있었지만, 아직도 가을의 정취가 많이 남아 있었다. 특히 천천히 가면 더 아름다운 길이라고 하는 숲터널을 지날 때에는 떨어지는 낙엽들이 가랑비가 된 듯이 흩날리며 떨어지고 있어서 가을 끝자락의 정취를 더해주고 있었다.

 

국제대학교 교문 앞을 지나서 제주지방경찰학교 입구로 꺾어들어갔다.

곧바로 나온 새미오름 안내판. 아라동 역사문화 탐방로 안내판과 새미오름 안내판 등 두 개의 안내판이 나란히 세워져 있었는데, 두 안내판의 메인 타이틀에는 정겨운 제주말인 새미오름 대신에 한자 표기인 삼의악오름으로 쓰여 있어서 아쉬움이 있었다. 제주말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오름의 이름들을 표기할 때 주요 표기를 제주말로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새미오름 안내판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으면 아래와 같다.

 

[삼의악오름

아라동 산24-2번지에 위치한 이 오름은 산 정상부에서 샘이 솟아나와 새미오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새미라는 한자의 음을 빌어 삼의양오름또는 삼의양악(三義讓岳)’이라고도 하며, 한편으로는 사모관대 모양이라 하여 삼의악(三義岳)’이라고 한다.

표고는 574.3m이고, 비고는 139m, 둘레 2,473m, 면적 412,000, 저경 725m이며, 한라산 북녘 자락의 해발 400m 지대에 정좌하여 제주시가를 굽어보고 있는 듯한 오름이다.

오름 정상에서 보면 북쪽으로는 한눈에 들어오는 제주시가지 너머 아늑한 수평선, 남쪽으로는 손에 닿을 것 같은 한라산의 백록담, 서남쪽은 한라산의 명혈인 개미목으로 이어진다.

풍수지리 형국설에 의하면 삼의악 남측 하문형으로 한라산으로 이어지는 대문인 한라산의 조산으로 중요한 혈을 형성한다고 한다.

원형의 산정분화구는 서남쪽 사면에는 오름명의 유래가 되는 샘이 솟아나며 용암 유출 흔적이 있는 작은 골짜기를 형성하고 있다.

동사면은 완만한 경사로 해송이 듬성듬성 서식하고, 남사면의 골짜기에는 자귀나무 등이 잡목들과 어우러져 있으며, 그 주변에는 곰취가, 기슭에는 산수국이 군락을 이뤄 자생한다.

이 오름은 1653년 이원진이 쓴 탐라지(제주목 산천)와 일제강점기의 지도 등에는 삼의양악, 탐라순력도에 삼의양악(三義壤岳), 삼의양악(三義陽岳), 삼의양악(三義讓岳)으로, 18세기 중반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제주삼읍총지도에는 삼매양악(三每陽岳), 제주삼읍전도에는 삼의양악(三義陽岳), 1899년의 제주군읍지」「제주지도에 삼양봉(三陽峰)으로, 주변의 비석에는 삼의악(三義岳) 또는 사미악(思味岳) 등으로, 현재의 지도에는 삼의양오름으로 표기되었다.

아라동 주민센터, 주민자치위원회]

 

이 안내판에 오름의 이름이 한자 표기로 여러 가지로 쓰여있는 것을 보아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한자 표기들 거의 모두가 새미오름이라는 제주말에서 음을 빌어 한자로 표기한 것으로 추측이 되는데, 이렇게 여러 가지로 표기하는 것보다 제주말 이름을 중심 표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새미오름 안내판에 세워져 있는 곳에서 돌담을 넘어서 등반을 시작하였다.

돌담을 넘어서 경찰학교 남쪽의 우거진 숲 가장자리를 따라 목장 길을 걷자마자 바로 꺾여서 오름 위로 올라가는 등반로가 시작되었다.

삼나무와 키 큰 나무들이 우거진 등반로에는 처음에는 고무줄을 엮은 깔개로 길이 만들어져 있었다가, 중턱 이후에는 나무계단 길이 만들어져 있었다.

 

 

 

20분 정도를 오르자 정상에 올라설 수 있었다.

정상부에는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사이에 잔디와 띠풀들이 자라고 있는 넓은 공간이 있었고, 산화경방초소가 세워져 있었다.

또한 정상에서는 주변 경관이 시원하게 바라다 보였다. 북쪽으로 눈을 돌리면 제주 시내의 모습들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였고, 시내 너머로는 제주해협의 넓은 바다가 파랗게 펼쳐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날씨가 좋은 날은 추자도 섬의 모습까지도 보인다고 하는데, 이 날은 추자도까지는 볼 수 없었다.

 

 

남쪽으로 눈을 돌리니 원형 굼부리가 넓게 펼쳐져 있었다. 굼부리 안쪽에는 오름을 닮은 무덤들이 많이 조성되어 있었으며, 굼부리 외곽 둘레로는 하얀 꽃을 피운 억새들이 바람에 가볍게 흩날리고 있었다.

또 파란 하늘 아래 한라산이 더욱 가깝게 다가오고 있었고, 한라산 중턱부터 새미오름 바로 아래까지 단풍으로 붉게 물든 나무들이 가득한 밀림이 펼쳐져 있었다.

 

 

 

굼부리 둘레를 따라 한 바퀴 돌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등반로 중에서 북쪽 등반로를 따라 걸었다.

산화경방초소에서 출발하자마자 곧바로 팔각정 쉼터가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팔각정 주변에는 하얀 꽃을 피운 억새들이 가득 자라고 있어서 늦은 가을의 정취를 더해 주고 있었다.

 

 

 

 

북쪽으로부터 서쪽을 따라 굼부리 남쪽으로 돌아가니 원형 굼부리의 지형이 조금 낮아진 곳에 이 오름 이름의 유래가 된 새미물이 나타났다. 새미물은 많은 물이 솟아나는 샘은 아니었지만 낮은 곳이 아닌 오름 정상부에서 솟아나는 샘이어서 특이한 샘이었다.

 

 

새미물을 지나면 곧바로 굼부리 남동쪽을 따라 정상으로 올라가는 등반로 갈림길이 나오고, 그곳에서부터 남쪽으로는 지형이 급격하게 낮아지면서 등반로가 가파르게 내려가게 되었다.

 

 

정상부 쪽에는 소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었고, 점점 내려가면서는 여러 가지 나무들이 뒤섞여 자라고 있는 잡목숲이었다. 그리고 산수국들이 보랏빛 꽃들을 곱게 피우고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15분 정도를 걸어서 오름 남쪽으로 등반로를 다 내려오니 오름 동쪽에서부터 남쪽 기슭을 따라 조성되어 있는 목장으로 내려올 수 있었다. 그리고는 목장을 지나서 소와 말들은 지나갈 수 없고 사람들만 지나가도록 자 모양으로 만들어놓은 목장 출입구를 지나서 오름 아래 숲길을 걸었다.

 

숲길 주변의 나무들에는 단풍이 아직 남아있어 밝은 햇살 아래 울긋불긋 붉고 노란 빛을 아름답게 흔들고 있었고, 길에는 가득히 깔린 낙엽들이 숲길의 멋스러움을 살려주고 있었다.

 

 

숲길을 걸어 물이 말라버린 시내를 지났다.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시내 서쪽의 숲길. 아름다운 숲길에 깔린 낙엽을 밟으며 걸어가노라니 이어지는 숲길은 한쪽에는 산수국, 한쪽에는 제주조릿대가 자라고 있는 길이었다.

 

 

 

 

숲길을 걸어서 새미오름 서쪽, 신비의 도깨비도로라 불리는 길의 북쪽편 산록북로(1산록도로)로 나왔다.

차를 세워둔 곳으로 가기 위하여 산록북로변을 약 10분 정도 걸어서 5.16도로로 나온 다음 다시 5.16도로를 따라 15분 정도 걸어서 처음 등반을 시작했던 곳인 제주지방경찰학교 앞으로 올 수 있었다.

 

그리고 제주 시내로 가는 도중에 새미오름 입구를 막 벗어난 5.16도로변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제주시내와 목장의 모습은 한 폭의 멋진 그림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위치 : 제주시 아라동 지경

굼부리 형태 : 원형

해발높이 574.3m, 자체높이 139m, 둘레 2,473m, 면적 412,000

 

 

오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