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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을 찾아서/제주시 중부권의 오름들

제주국제공항과 제주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는 도두봉 찾아가기

   도두봉의 위치

제주시 도두동에 위치한 오름으로, 도두항 동쪽에 인접해 있으며, 제주국제공항에서 바라보면 활주로 서쪽 끝 부분 바닷가 쪽으로 보이는 오름이다.

 

 

 

이름의 유래

오름이 주변의 너른 평지에서 볼 때 바다 쪽으로 도드라져 보인다고 하여 도들오름’, ‘도돌오름이라 하며, 이 오름 정상부에 봉수대가 있었다고 하여 한자 표기로 도두봉(道頭峰)’이라고 한다. , 정상에 있던 봉수대의 이름이 도원봉수였음에 유래하여 도원봉(道圓峰)’이라고도 하고, 도두리에 있는 오름이라고 하여 도두리악(道頭里岳)’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도두봉을 찾아가는 길

첫째, 도두항 입구 오래물공원 앞 삼거리에서 동쪽으로 약 190m를 가면 장안사 앞에 이르며, 이곳에서부터 정상으로 오를 수 있다.

 

둘째, 도두항 입구 오래물공원 앞 삼거리에서 도두항 동쪽 인접도로를 따라 약 320m를 가면 파고라가 세워져 있는 곳에 이르며, 이곳에서부터 제주올레길 17코스를 따라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

 

셋째, 도두항 입구 오래물공원 앞 삼거리에서 동쪽으로 약 470m를 가면 오름 동쪽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으며, 오름 쪽으로 약 50m를 가서 다시 남쪽으로 약 30m를 꺾어 들어가면 정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놓여 있다.

 

오름을 오르며

여름 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고 있는 8월 중순.

제주시 도두항에서 축제가 열리고, 밤에는 불꽃놀이를 한다고 하여, 제주기독사진가협회에서 촬영할 회원은 모이라는 연락이 와서 도두항으로 갔다.

도두항에 가는 김에 도두봉에도 오를 욕심에 불꽃놀이를 할 시간이 많이 남았음에도 일찍 도착하였다.

도두항 동쪽의 도두봉 서쪽 파고라가 세워져 있는 곳 앞에 차를 세우고 도두봉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이곳에서 오르기 시작하는 등반로는 제주올레 17코스가 함께 이어지는 코스여서 올레코스를 나타내는 화살표와 간세, 곳곳에 묶여서 나풀거리고 있는 올레 리본들이 보였다.

 

처음에 올라가기 시작하는 곳은 계단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계단을 올라가자 남쪽과 북쪽으로 길이 갈라져 있었다. 남쪽은 체력단련장 쪽으로 간 다음 정상으로 오를 수 있는 길이었고, 북쪽은 바다가 보이는 전망대를 거쳐서 정상으로 오르거나, 둘레길을 돌아서 오름 동쪽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이었다.

 

 

 

나는 북쪽 길을 택하여 걸어갔다.

다시 계단을 오르면서 점점 다가오는 도두항과 북쪽 바다의 경치를 바라보며 걸어갔다. 등반로 주변으로는 여름 꽃들이 피어나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전망대에 도착하여 눈앞에 펼쳐지는 풍광을 감상하였다.

방파제 안에서 배들이 조용하게 정박해 있는 도두항 풍광과 잔잔하고 푸른 제주바다의 고요함이 검은 바위들과 어울어져 평화롭게 보였다.

 

 

 

전망대에서부터 정상을 향해 오르는 길이 있었지만, 오름 북쪽편의 둘레길을 따라서 걸어갔다.

바다 경치를 보면서 걸어가노라니 어느새 오름 동쪽으로 나왔다.

 

 

 

오름 동쪽에서는 정상을 향해서 곧바로 올라가는 계단이 만들어져 있었고, 다시 둘레길을 따라서 오름 남쪽으로 걸어간 다음에 장안사 뒤편의 체력단련장에서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길로 갈라지고 있었다.

 

 

 

정상을 향해서 올라가는 계단 근처에 일본군 진지동굴 두 개가 있었다.

진지동굴 입구에는 다음과 같이 안내된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이 곳은 일제강점기에 일본군의 군사 시설로서 태평양전쟁 말기, 수세에 몰린 일본군이 제주도를 저항 기지로 삼아 제주 북부 해안으로 상륙하는 연합군 및 육군 서비행장(일명 정뜨르비행장)을 공격하는 연합군을 저지하기 위하여 세워진 갱도진지 동굴로 추정된다. 이 동굴은 입구가 두 곳으로 자형모양으로 높이 2m, 1.5m이고, 총길이는 50m로 되어 있습니다.

현재 진지동굴은 만들어진 후 오래되었을 뿐만 아니라 언제든지 지반 침하 등 낙석 위험이 있어 동굴 안 진입을 절대 금지하오니 이점 양해바랍니다.

도두동장]

 

 

 

안내되어 있는 글을 이 동굴은 두 개가 아니라 하나의 동굴인데, 자형으로 되어 있는 두 개의 입구가 두 개의 동굴처럼 보이는 것이었다.

 

그런데 안내판의 글 중에 이런 점은 고쳤으면 하는 점이 있었다.

, “~ 동굴로 추정된다.”“~50m로 되어 있습니다.” 등 한 안내판에 서술어가 평어와 존칭어가 각각 함께 쓰여 있는 것이 아쉬운 점이었다.

행정기관에서 세우는 안내판인데 이런 점은 잘 살펴보고 세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진지동굴을 살펴보고 사진을 찍기 위하여 한 입구의 안내판 근처에까지 가서 사진을 찍고 돌아서려는데 갑자기 오른쪽 팔이 따끔하였다. 순간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뒤돌아서 보았더니 안내판 뒤편에 벌통이 붙어 있었고, 벌들이 내 주변을 맴돌면서 달려들고 있었다.

놀라서 등산모자를 벗어 휘두르면서 얼른 바깥으로 달려 나왔다. 다행히 벌통이 작은 것이었고, 벌들이 많지 않아서 모자를 휘둘러 달려드는 벌들을 쳐내면서 멀리 도망갔더니 더 이상 달려드는 벌이 없었다.

그러나 벌에 한 방 쏘인 부분이 약간 아프고 가려워지면서 조금 부어오르는 것이었다.

 

아픈 팔을 만지면서 둘레길을 따라 남쪽으로 걸어갔다.

 

장안사 뒤편에 이르러서 체력단련장 앞에서 정상을 향해서 올라갔다.

 

 

 

올라가는 등반로 중간에 도두동 포제단이 있었다. 네모나게 돌담을 쌓아놓은 안쪽에 대리석으로 제단을 만들어놓은 모양이었고, 제단은 정상이 있는 북쪽을 향해 있었다.

 

 

 

제단 옆을 지나서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급하지 않고 완만하였고, 따라서 계단도 좁게 만들어지지 않고 아주 널찍하게 만들어져 있었으며, 야간에도 산책을 할 수 있도록 주변에는 가로등 시설까지 되어 있었다.

 

 

 

도두봉 정상에 올라섰다.

정상에는 주변에만 나무들이 있었고, 가운뎃부분에는 잔디를 심어놓아서 시원스런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사방이 터져 있어서 주변 조망이 시원스럽게 보였다.

북쪽으로는 푸른빛으로 물빛을 만들어놓은 제주바다가 확 트여 다가왔고, 어선 두 척이 잔잔한 물살을 가르며 바다 위를 미끌어지고 있었다.

동쪽으로는 제주 시내의 모습이 보이고, 해안도로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남쪽으로는 제주국제공항에서 비행기가 이륙하고 착륙하는 모습들이 모두다 보였다.

서쪽으로는 도두항 너머 이호마을과 그 너머의 마을과 오름들이 다정스럽게 보였다.

 

 

 

 

 

 

도두봉 정상에는 조선시대에는 봉수대가 있었던 곳이었다. 지금은 봉수대의 흔적은 없어졌지만, 그 자리에 이곳이 [도원봉수대(道圓烽燧臺) ]였음을 알려주는 안내비가 자그맣게 세워져 있었다.

이곳 도원봉수에서는 동쪽으로 사라봉수대와, 서쪽으로는 수산봉수대와 교신하였다고 한다.

 

 

 

공항이 잘 보이는 곳에 서서 비행기들이 이착륙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멋진 사진을 기대했지만 글세…….

 

 

 

한참 동안 머물러서 비행기의 이착륙 장면도 찍고, 주변의 시원스런 경관도 찍곤 하다가 서쪽의 등반로로 내려가서 전망대를 거쳐서 처음 등반을 시작했던 지점(오름 서쪽의 파고라가 세워져 있는 부분)으로 내려왔다.

 

 

위치 : 제주시 도두동 지경

굼부리 형태 : 원추형

해발높이 63.5m, 자체높이 55m, 둘레 1,092m, 면적 80,235

 

 

오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