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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을 찾아서/서귀포시 중부권의 오름들

소 걸음처럼 느릿느릿 우보오름 오르기

▲ 우보오름의 위치

우보오름은 서귀포시 색달동에 위치한 오름이다.

우보오름의 동쪽에는 서귀포시 색달동에 속한 작은 동네인 군남동이 굼부리 안쪽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고, 오름 서쪽에는 서귀포호텔과 대유랜드, 그리고 초원승마장이 위치해 있다.

또 북쪽에는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이, 남쪽에는 1136번 중산간서로가 동서로 시원하게 지나가고 있다.

오름의 형태는 동쪽으로 패인 말굽형 굼부리를 능선이 넓게 감싸고 남북으로 길게 휘어져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동쪽에서 보면 굼부리 쪽이 움푹 내려가 있고 굼부리에서부터 정상부까지 상당히 높게 보이는데, 서쪽에서 보면 경사가 완만하여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을 정도로 낮게 보이는 오름이다.

 

 

이름의 유래

이름 그대로 우보(牛步)오름은 소가 걸어가는 모양이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며, 소가 엎드린 모양이라는 뜻으로 우부(牛俯)오름또는 우복(牛伏)오름이라 하기도 한다.

북쪽에서부터 능선이 정상으로 향해 매우 완만하게 오르다가 정상에서는 남쪽으로 약간 낮아지고 다시 불쑥 튀어 오른 모양을 하고 있어서 멀리서 보면 마치 머리를 남쪽에 둔 소가 엎드려 한가하게 되새김질하고 있는 형태를 하고 있다. 그래서 옛 사람들이 우보오름, 또는 우부오름이라 부른 것이리라.

 

우보오름을 찾아가는 길

첫째, 중문 마을 위쪽에서 상창사거리로 향하는 중산간서로의 우남육교 아래에서에서부터 상예로를 따라 북쪽으로 약 760m를 가면 서귀포호텔 입구를 지나서 초원승마장 주차장에 이른다. 여기서 동쪽으로 우보오름이 보이며, 예래천을 지나서 곧바로 우보오름 정상으로 갈 수 있다.

 

둘째, 색달 마을 북쪽의 중산간도로와 색달중앙로가 만나는 색달육고 아래에서부터 색달중앙로를 따라 북쪽으로 약 540m를 가면 서쪽으로 향하는 도로와 갈라지는 삼거리에 이르며, 이 삼거리에서 다시 서쪽으로 색달중앙로 185번길을 따라 약 560m를 가면 사거리에 이른다. 여기서 색달중앙로 129번길 소로를 따라 남쪽으로 약 450m를 가면 우보오름 남쪽 기슭의 등반로 입구에 이르며, 작은 연못 옆에서부터 등반로가 시작된다.

 

셋째, 색달 마을 북쪽의 중산간도로와 색달중앙로가 만나는 색달육고 아래에서부터 색달중앙로를 따라 북쪽으로 약 540m를 가면 서쪽으로 향하는 도로와 갈라지는 삼거리에 이르며, 이 삼거리에서 다시 서쪽으로 색달중앙로 185번길을 따라 약 560m를 가면 사거리에 이른다. 여기서 색달중앙로 129번길 소로를 따라 북쪽으로 약 480m를 가면 우보오름 북동쪽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서쪽으로 이어진다.

 

오름을 오르며

나는 오름에 오를 때마다 빨리 오르는 것보다 천천히 오르는 것을 즐긴다. 천천히 오르면서 자연의 풍광도 눈에 담고, 오름에 피어나는 꽃과 나무들을 살펴보는 즐거움이 오름에 오를 때의 즐거움이다.

이렇게 오르는 것을 비유한다면 소걸음걷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01111월 중순 어느 날, 이름부터 소걸음오름이라는 뜻을 가진 우보오름에 올랐다.

 

우보오름엔 여러 번 올랐던 터라 이 날은 전에 오르지 않았던 코스로 오르기로 하고, 오름 동쪽의 군남동으로 들어섰다.

 

군남동 길가에 차를 세우고 우보오름 굼부리 안으로 들어섰다. 군남동 마을에서 굼부리 쪽으로는 작은 시멘트 농로가 만들어져 있어서 길을 따라 들어갔다. 농로는 굼부리의 남쪽 편 아래쪽에서부터 굼부리 가운데 쪽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시멘트 포장은 굼부리의 가운데쯤에서 끊어져서 흙자갈 길의 좁은 길로 이어져 있었다.

 

흙자갈길을 걸어 굼부리의 북쪽 편에서부터 올라갈 만한 데를 찾아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굼부리 안쪽은 대부분이 소를 방목하는 목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특히 굼부리 북쪽 편에는 경사진 곳에 나무들이 듬성듬성 있고 풀이나 잡목이 없어서 아무 곳으로나 올라갈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중턱쯤에 올라가서야 나무와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있어서 사람들이 다녔던 흔적을 잘 찾아 걸었다.

 

거기서 조금 더 올라가니 오름 동쪽으로 나 있는 작은 길이 나오고 길을 따라 올라가다가 다시 길을 벗어나 오름 북쪽편의 풀밭으로 들어섰다.

 

북쪽편의 풀밭에서 완만한 능선을 따라 정상을 향했다. 가을이어서 무성하게 자랐던 풀들을 깨끗이 베어냈기 때문에 걷기가 아주 편했다. 오르는 길에는 사방이 훤히 트여서 시원한 전망을 보여주고 있었다.

 

깨끗이 풀을 베어낸 능선을 따라 정상까지 올라갔다.

 

정상에서부터 남쪽으로는 소나무들이 울창하게 자라있고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가운데로 남쪽 봉우리를 향해 길이 트여 있었다. 그런데 그 길은 풀을 베지 않아 억새가 무성하게 자라있어서 억새를 헤지며 나아가야 했다.

 

남쪽 봉우리의 남쪽 사면은 밤나무 등 여러 가지 나무가 빽빽이 우거져 있었고, 동쪽 사면과 북쪽 사면은 작은 나무들과 풀들이 어우러져 자라고 있었다.

 

남쪽 봉우리에서 오름 동쪽 경사로를 따라 내려가기로 하였다.

 

거기로 내려가는 길은 경사가 심하고 뚜렷한 등반로가 없기 때문에 작은 나무들과 풀들을 헤치며 소가 다녔던 길을 따라 조심조심 내려왔다.

 

다시 처음 출발했던 시멘트 길까지 내려와서 차를 세워두었던 곳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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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올랐었던 우보오름을 다시 오르기 위해 길을 나서서 이번에는 오름 남쪽 기슭으로 향했다.

이곳에는 작은 연못이 있으며, 이 연못 옆에서부터 새롭게 개설된 등반로가 시작되고 있었다.

 

나무계단으로 만들어진 등반로를 따라 오름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나무계단을 금방 끝나고 오름 남쪽의 과수원 돌담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가니 갈림길 등반로 앞에 이르렀다. 입구에 세워져 있는 안내판에서 본 대로는 서쪽의 편백나무 숲길은 올라가는 길이었고, 동쪽은 내려가는 길이었다.

 

서쪽의 편백나무 숲길을 택하여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편백나무 숲길은 울창하게 자라고 있는 편백나무 사이를 이리 저리 꼬부라지며 천천히 정상을 향하여 이어지고 있었다. 편백나무 특유의 향기가 콧속으로 들어와 기분이 상쾌하였다.

 

15분여를 오르니 오름 남동쪽 능선 위로 올라섰다.

능선은 경사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편평하여 길게 이어지고 있었으며, 나무 의자로 쉼터를 만들어 놓아 앉아서 쉴 수 있게 해 주고 있었다.

 

남쪽 봉우리의 능선 위에서 오름의 모습을 살펴보니, 능선이 남쪽에서부터 서쪽으로, 다시 북동쪽으로 길게 이어져서 말굽형 굼부리를 둘러싸고 있었다.

 

굼부리 안쪽에는 대부분 과수원으로 조성되어 있었지만, 북동쪽 능선 아래쪽 경사지에는 고급 주택지가 조성되어서 이미 몇 채의 주택이 들어서 있었다.

 

남동쪽 능선 위에서 사방을 둘러보았다.

북쪽으로는 한라산이 우뚝 솟아 있었고, 그 아래로 거린사슴이 둥그런 봉우리를 내밀고 있었으며, 녹하지악은 삼각형의 봉우리를 하늘로 향해 뾰쪽 내밀고 있었다. 그 외에도 모라이오름과 영아리, 법정이오름 등 여러 오름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또 남쪽으로는 오름 아래로 중산간도로가 길게 뻗어 있었으며, 멀리 범섬도 보였다.

 

남쪽 봉우리에서부터 서쪽으로, 북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소걸음처럼 천천히 걸어갔다.

 

오름 서쪽 중앙부의 편평한 능선 위에는 산화경방초소가 설치되어 있었고, 그 일대에서부터 북쪽 능선은 나무가 없고 경사도 거의 없는 편평한 능선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능선을 따라 북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야말로 소걸음처럼 느 릿 느 릿!

걸어가면서 고개를 돌려 보니 서쪽으로는 거의 경사가 없고, 동쪽으로는 경사가 심한 남쪽 봉우리가 소나무와 키 작은 나무숲에 덮인 굼부리 너머로 보였다.

 

계속 이어지는 북쪽의 능선을 따라서 동쪽으로 걸어갔다.

풀을 베어낸 능선이 마치 까까머리로 이발을 한 머리처럼 시원하였다.

 

동쪽으로 계속 걸어가니 오름 동쪽 능선 위를 따라 올라온 색달중앙로 129번길 시멘트 도로를 만나서 남쪽으로 걸어 내려왔다.

 

길을 따라 남쪽 봉우리 아래 등반로 시작점의 차를 세워둔 곳으로 걸어오노라니, 우보오름이 소가 누워서 되새김질하듯 파란 하늘 아래 길게 누워 있었다.

 

위치 : 서귀포시 색달동 지경

굼부리 형태 : 말굽형(동쪽)

해발높이 301.4m, 자체높이 96m, 둘레 2,656m, 면적 399,924

 

 

오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