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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을 찾아서/제주시 서부권의 오름들

제주섬 서쪽 끝자락의 당오름과 당알오름, 수월봉에 오른 어느 무더운 날

당오름과 당알오름의 위치

당오름과 당알오름은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지경에 있는 오름으로, 용수마을 남쪽, 고산마을 서쪽의 자구내 포구 뒤에 있는 오름이다.

당오름의 능선을 동쪽에서부터 남쪽으로 이어지다가 정상으로, 다시 남쪽으로 이어져서 서쪽까지의 절반은 고산리 지경에 속해 있고, 나머지 지역은 용수리에 속해있다.

당알오름은 당오름의 능선이 팔을 벌려 감싸고 있는 안쪽에 위치해 있으며, 용수리 지경에 속해있다.

 

이름의 유래

옛날에 이 오름에 당()이 있었음으로 당오름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하며, 한자 표기로 당산봉(堂山峰)이라 하고 있다. 다른 이름으로는 차귀오름이라고 하는데, 이는 고려시대 송나라의 호종단이 제주섬의 수맥을 끊어버리기 위해 왔다가 송나라로 돌아갈 때에 한라산의 신령이 매로 변하여 호종단이 돌아가는 길을 막았다고 하는 전설에서 유래하여 막을 차(), 돌아갈 귀()를 써서 차귀(遮歸)오름, 차귀악(遮歸岳)이라고 한다.

당알오름은 당오름에 딸려있는 오름으로, 당오름의 굼부리 안에 어미가 팔을 벌려 새끼를 안고 있는 모양으로 감싸여 있는 모양이라고 하여 당알오름, 또는 당산봉알오름이라고 부르고 있다.

 

오름을 찾아가는 길

당오름을 찾아가는 길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경면 고산리 마을의 고산초등학교 서쪽 자구내 입구 교차로에서 노을해안로를 따라 서쪽으로 약 770m를 가면 오름 남쪽의 섬풍경펜션 입구에 이르며, 이곳에서 제주올레길 12코스가 연결되어 등반로를 따라 오름으로 올라가게 된다.

둘째, 앞의 첫째 번에서 출발한 자구내 입구 교차로에서 북쪽 방향으로 약 1.2km를 가면 용수리 마을로 꺾어 들어가는 사거리가 나오며, 여기서 서쪽의 용수리 마을 방향으로 한경해안로를 따라 약 650m를 가면 다섯 갈래의 길이 나오는데, 이 중에서 당오름 방향으로 향하는 남쪽으로 뻗은 농로를 따라 약 1.4km를 가면 당오름 굼부리 안쪽으로 들어가게 되며, 농로의 맨 끝에 차를 세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셋째, 앞의 둘째 번에서 설명한 대로 찾아가다가 다섯 갈래의 길에서 계속 서쪽으로 280m를 더 가면 사거리가 나오며, 이곳에서 남쪽의 당오름 방향으로 향하는 농로를 따라 약 1.4km를 가면 당오름 굼부리 안쪽으로 들어가게 되며, 농로의 맨 끝에 차를 세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당알오름은 앞의 둘째 번과 셋째 번에서 설명한 길의 끝 지점에서부터 찾아 올라갈 수 있다.

 

당오름을 오르며

2009년 8월 8일, 참 무더운 날이다.
  대만쪽으로 불어가는 태풍 모라꼿의 영향으로 어제까지만 해도 가랑비도 간간이 오고 바람이 제법 세차게 불다가 오늘은 비는 오지 않고, 바람도 조금 잦아들었다.
  오름에 중독된 나는 한동안 오름에 가지 못하여 뼈가 뽓아서 견딜 수 없어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오늘 향하는 곳은 지금까지 오르지 못했던 고산 당알오름이 목표였다. 당오름은 두 번이나 올랐었는데, 당오름의 굼부리 안에 있는 알오름에는 아직 오르지 못하였다.
  용수리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당알오름 쪽으로 차를 몰고 들어갔다. 그 길의 끝나는 곳에 전경초소가 있고, 거기가 당오름과 당알오름으로 올라가기 시작하는 곳이었다.
 

먼저 당오름에 올랐다.

 

 

   날씨가 더운 탓인가? 한동안 오름에 오르지 않다가 간만에 오른 탓인가? 얼마 오르지 않아서 벌써 지친다. 바람이 막힌 곳에서는 지열이 올라와서 헉헉거리게 만든다.
  그래도 중간에 너른 고산 들녘과 수월봉을 바라보느라 마음이 탁 트인다. 눈을 뒤로 돌리면 자구내 포구와 그 너머 차귀도가 한 눈에 들어온다.

 

 

당오름 정상에 올라 잠시 쉬었다가 올라온 곳과는 반대편인 북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등반로는 뚜렷이 나 있었지만 한 동안 등반객이 안 다녔는지 제법 풀이 우거지고 걸어가는 곳마다 거미줄이 거치적거린다.
  당오름 북쪽 등성이를 다 내려간 곳에 물탱크가 있고, 그 옆에서 시멘트 길로 내려섰다. 뜨거운 한여름 햇빛을 받아서 시멘트 길에서 후끈거리는 열기가 올라와 지친 몸을 더 지치게 만든다.
  시멘트 길을 따라 당오름과 알오름이 이어져 있는 굼부리 안쪽으로 걸어가니 시멘트 길이 끝나고 알오름 등반로가 시작되고 있었다.

 

 

그늘에 잠시 쉬며 갈증이 나는 목을 축이고 알오름으로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몸이 힘들어 올라가기를 그만 두고 내려가고만 싶다. 그러나 모처럼 온 길이어서 힘을 내어 다시 올랐다.
  다 오른 곳에 산담이 제법 큰 묘가 누워있다. 지형을 살펴보니 거기는 알오름과 당오름이 이어져 있는 능선 중간인 것 같았다. 거기서 서쪽 편으로 가야 알오름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가려고 했는데 길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그냥 길이 없는 곳으로 뚫고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숲 속으로 들어갔다.
  덤불이 무성하지 않아 뚫고 가는 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얼마 가지 않아서 시야가 트이며 알오름 정상이 보인다.

  처음 당오름을 오르기 시작했던 곳인 전경초소 입구에서부터 알오름 정상 쪽으로 길이 나 있었다. 나는 그 길로 내려서서 차를 세워둔 곳으로 길을 따라 걸어갔다.
  차에 올라 시동을 걸고 에어컨을 가동하니 그제야 살 것 같았다.
  차를 몰아 다음에 간 곳은 당오름 아래 자구내 포구였다. 자구내 포구는 당오름 남서쪽 절벽 아래에서 바로 바다를 면한 곳에 있는 아담하고 작은 포구였다. 포구에서는 차귀도가 손을 잡힐 듯 가깝게 다가왔다.

 

 

  방파제 한 쪽에 옛날에 만들어진 등대가 서 있었다. 등대 밑에는 제주문화원에서 세운 설명판이 놓여져 있었다.
  [ 고산 옛 등대 - 한경면 고산리 자구내 포구에 세워진 이 옛 등대는 속칭 도대불이라 한다. 1941년 고산․목포 간 화물선의 유도등으로 세워졌으나 바다에 나간 고기잡이 배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불을 밝히기도 하였다. 사다리를 이용해서 올라 다녔으며, 꼭대기의 집 모양은 근래에 만든 것으로 처음에는 유리로 된 등집에 석유등을 올려놓았던 공간이다. - 제주문화원]
  옛 유물과 유적을 보존하고 후세에 알리려는 제주문화원의 노력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다시 차를 돌려 자구내포구와 수월봉 사이의 바닷가 길을 따를 천천히 가며 경치를 감상하였다. 
   가는 중간에 절벽 사이에 용운천이라는 샘이 있어 시원한 물로 목을 축이고 가려고 차를 세우고 갔으나 음용수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안내판이 있어서 그냥 돌아서야 했다. 옛날에는 이 물이 동네 사람들에게 유용한 음용수의 원천이 되었을 터인데 세월이 흐르다 보니 이제는 쓸모없어지고 물도 깨끗지 못하여 샘의 옛 자취만 남아 있음이 안타까웠다.

 

 

수월봉의 위치

수월봉은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지경에 위치한 오름으로, 제주섬의 가장 서쪽에 위치해 있는 오름이다.(제주섬에서 가장 동쪽에 위치한 오름은 우도의 쇠머리오름(우도봉)이며, 제주 본도에서는 구좌읍 종달리의 지미봉이 가장 동쪽에 위치한 오름임.)

 

이름의 유래

이 오름은 수월이와 노꼬라는 오누이의 애달픈 전설이 담겨 있고, 오름 기슭에 노꼬물이라는 오름이 있어서 수월봉(水月峰), 또는 노꼬물오름이라고 하며, 벼랑에서 물이 떨어지기 때문에 물노리오름이라고 한다. 또한 이 오름이 위치한 마을이 고산(高山)인데서 이 오름을 한자 표기로 고산(高山)이라고 한다.

 

수월봉을 찾아가는 길

 

   수월봉에 올라 사방을 돌아보았다.

  이곳에서 둘러보는 사방의 경치가 온통 가슴으로 들어와 마음을 시원하게 해 주고, 오름 위로 불어오는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와 땀을 식혀주었다.

  동쪽으로는 드넓은 고산평야가 초록빛을 띠고 시원하게 펼쳐져 있었고, 서쪽으로는 눈 아래 푸른 바다와 차귀도가, 북쪽으로는 당오름과 자구내 포구가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차귀도와 당오름을 향해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수월봉에 세워진 고산기상대로 들어갔다. 금년 제주아동문학협회에서 펴낸 연간집 『노래비가 내리는 마을』을 기상대 사람들에게 전해주기 위해서였다. 연간집 제목이 나의 동화 제목으로 된 책인데, 노래비가 내리는 마을이라는 동화가 고산 마을과 고산 기상대를 배경으로 쓴 것이라서 기상대 사람들에게 전해주게 된 것이다.

 


  시원하게 펼쳐진 고산 들녘을 지나 중산간을 거쳐 집으로 향하는 길은 해가 등 뒤에서 천천히 바다를 향해 내려앉고 있었다.

 

<당오름>

▶ 위치 :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지경
▶ 오름 형태 : 복합형
해발높이 148m, 자체높이 118m, 면적 534,135

 

<당알오름>

▶ 위치 :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지경
▶ 오름 형태 : 원추형
해발높이 83m, 자체높이 53m, 면적 184,267

 

<수월봉>

▶ 위치 :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지경
▶ 오름 형태 : 원추형
해발높이 78m, 자체높이 73m, 면적 249,820

 

오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