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문이오름의 위치
가문이오름은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지경의 오름이지만, 가시리 마을에서는 멀리 떨어져서 남조로 변에 위치하고 있다. 즉, 붉은오름자연휴양림 입구에서 도로 건너 동쪽에 붉은오름과 마주 보고 있으며, 남쪽에는 쳇망오름과, 북쪽에는 구두리오름과 함께 나란히 서 있는 오름이다.
▲ 이름의 유래
오름의 이름에 ‘검’또는 ‘감’이 붙어 있는 오름들은 대체로 숲이 짙게 우거져서 검게 보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들이며, 이 경우에는 신령스럽다는 의미도 포함된다.
이 오름 역시 마찬가지로, 숲이 우거져서 검게 보인다고 하여‘가문이오름’, ‘거믄오름’이라고 하며, 한자로는 ‘흑악(黑岳)’으로 표기한다.
▲ 가문이오름을 찾아가는 길
남조로 변의 붉은오름 자연휴양림 입구 삼거리에서부터 북쪽으로 약 100m 지점에 동쪽으로 이어지는 소로가 있으며, 소로를 따라 약 250m를 가면 가문이오름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지점에 이르며, 안내판 뒤편의 산담을 두른 묘 옆으로 등반로가 시작된다.
▲ 오름을 오르며
남조로를 달려 붉은오름자연휴양림 입구에서 100m 쯤 북쪽의 가문이오름으로 들어가는 소로가 이어지는 곳에 도착하였다.
소로 입구에는 가문이오름과 구두리오름 입구를 알리는 작은 팻말이 세워져 있었고, 그 뒤로 우거진 숲 사이로 길이 길게 뻗어 있었다.
소로로 들어가서 천천히 차를 달렸다.
길 양쪽으로 소나무와 삼나무들, 그리고 때죽나무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면서 초여름의 푸음을 더해주고 있었고, 그 아래로는 산수국과 모시잎들이 넓은 잎으로 온 숲을 덮고 있었다.
250m 쯤 들어가자 길 옆에 가문이오름을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안내판에는 다음과 같이 가문이오름에 대해 소개하고 있었다.
[가문이오름
소재지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산 158-2번지 일대
현 황 : 표고 496.2m, 비고 106m, 둘레 1,951m, 면적 116,176㎡, 직경 558m
가문이오름은 분화구 내 울창한 산림지대가 검고 음산한 기웅능 띠는데서 유래되었으며, ‘신령스러운 산’이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정상에는 깊이 팬 화구 안에 솟은 작은 봉우리와 용암이 흘러나가며 만든 말굽형 분화구의 형태를 보인다. 오름 중턱까지 삼나무와 해송이 숲을 이루고 있고, 그 위로는 빽빽한 낙엽수림이 자리잡고 있으며 봄 산행시에는 흰노루귀, 분홍노루귀, 남산제비꽃 등 다양한 야생화를 볼 수 있다. 붉은오름과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구두리오름, 쳇망오름과 이웃하면서 자연스럽게 오름군을 형성하고 있어 가시리 오름 트래킹이 가능한 곳이다.]
안내판 뒤로 산담을 두른 묘가 하나 있었고, 그 옆으로 등반로가 시작되고 있었다.
등반로를 따라 정상부가 있는 남쪽으로 나아가니 등반로는 뚜렷하게 나 있지는 않아도 쉽게 식별하며 나아갈 수 있었다.
평평한 숲길을 조금 더 나아가니 경사가 천천히 시작되었다.
경사로는 완만하면서 등반로가 뚜렷이 보였고, 누군가가 묶어놓은 끈이 등반로를 안내해 주고 있었다.
10분 정도를 올라가니 어느새 경사가 완만해지면서 능선 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그러나 능선 위에도 숲이 우거져 있어서 주변 전망을 볼 수는 없었다.
완만한 능선을 따라 정상부로 짐작되는 지점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능선의 위쪽에는 큰 삼나무들이 우거져 있었고, 그 아래에는 제주조릿대 등 키 작은 식물들이 밀생하고 있었다.
동쪽으로 정상부를 향해 걸어가는데 문득 우거진 숲 사이로 시야가 훤히 트이며 넓은 공터에 조성된 묘지가 나타났다.
묘지 주변은 삼나무 등 큰 키 나무들이 빽빽이 우거져서 묘지 주변의 공터를 더욱 앚늑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묘지에 세워놓은 묘비를 살펴보았더니, 이끼가 끼어있는 비석에 <처사현공지묘(處士玄公之墓)>라고 쓰여 있었다.
묘지가 잘 정돈되어 있었고, 주변의 풀밭도 깔끔하게 다듬어져 있었으며, 동자석도 세워져 있는 것을 보아 인근 마을의 명망 있는 가문의 묘인 것 같았다.
현공의 묘를 지나서 다시 정상부를 향해 걸어갔다.
묘지에서부터 3~4분쯤 걸어가자 정상부라고 짐작이 되는 지점에 도착하였다.
도착한 곳에는 뚜렷하게 여기가 정상이다라고 표시가 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주변의 지형으로 미루어보거나, 그곳의 나뭇가지에 누군가가 묶어놓은 표시 리본들을 보아서 정상이라고 짐작해 볼 수 있었다.
등반을 시작하여 올라오는 내내 숲이 우거져서 주변의 전망을 볼 수 없었는데, 정상부에서도 마찬가지로 주변의 전망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정상부에 도착한 후에 왔던 길로 되돌아가야 할지, 아니면 다른 쪽으로 이어지는 다른 등반로가 있는지 주변을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동쪽으로 내려가는 등반로가 희미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을 찾을 수 있었다.
그래서 희미한 길을 찾으며 동쪽을 향해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내려가는 길은 뚜렷하게 나 있지는 않았지만 조금만 주의 깊게 살펴보면 찾을 수 있어서 큰 문제는 없었다.
다만, 오랫동안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었고, 워낙 숲이 빽빽하게 우거져 있는 탓인지 우거진 나무 아래 쓰려져 있는 나무둥치에 이끼가 두껍게 잔뜩 붙어 있었다.
약 15분 쯤 내려가자 내려가는 길의 끝이 보였다.
곧게 뻗은 삼나무들이 우뚝우뚝 서 있는 사이로 숲 바깥쪽의 밝은 빛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숲 밖으로 나서니 오름 옆으로 지나는 목장 길로 내려설 수 있었고, 그 너머 동쪽으로는 넓은 목장이 시야에 확 들어왔다.
목장 길을 따라 북쪽으로 걸어가노라니, 한가롭게 풀을 뜯던 소들이 일제히 동작을 멈추고는 지나가는 이방인인 나를 큰 눈동자들을 굴리며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걸어가고 있는 길 양옆으로 한쪽에는 꾸지뽕나무 열매가 익어가고 있었고, 한쪽에는 산수국이 보랏빛 꽃들을 활짝 피워내고 있는 사잇길을 지나 목장길의 갈림에 도착하였다.
갈림길은 쳇망오름에서부터 가문이오름 동쪽 기슭을 따라 구두리오름 동쪽 기슭까지 쭉 뻗어있는 길의 중간 지점 쯤으로,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은 번영로 변에서부터 가문이오름과 구두리오름 등반로가 시작되는 지점을 지나서 목장길로 이어지는 삼거리였다.
이곳에는 목장으로 드나드는 차량들만이 다닐 수 있도록 커다란 차단봉이 내려져 있어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갈림길에는 작은 안내판이 하나 세워져 있었는데, <신구범야산다원 가는 길>이라고 쓰여 있었고, 화살표가 북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 길을 따라서 쭉 올라가면 전에 제주도지사를 지내셨던 신구범씨가 운영하는 다원에 이를 것 같았다. 다음에 언제 기회가 되면 그곳에도 가 봐야겠다.
갈림길을 지나서 처음 등반을 시작했던 가문이오름 등반로 시작점으로 술길을 따라 걸어갔다.
구두리오름 등반로 시작점을 지나서 가문이오름 등반로 시작점에 거의 도착할 즈음에 가문이오름 정상부 쪽으로 향하는 등반로가 희미하게 나 있는 것이 보였다.
이쪽의 등반로도 확인하기 위해서 이 등반로를 따라 정상부 쪽으로 올라갔다.
7~8분쯤 올라가니 정상부 근처의 처사 현공의 묘 북쪽 능선 위의 등반로와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는 처음의 등반로를 따라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곳으로 내려왔다.
▶ 위치 :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지경
▶ 굼부리 형태 : 말굽형(남서쪽)
▶ 해발높이 496.2m, 자체높이 106m, 둘레 1,951m, 면적 116,176㎡
▲ 오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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