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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을 찾아서/서귀포시 동부권의 오름들

굼부리가 체의 망을 닮았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쳇망오름

쳇망오름의 위치

쳇망오름은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지경의 오름으로, 가시리 마을과는 거리 상으로 많이 떨어져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 남조로변의 사려니숲길 입구에서 남조로 너머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오름이다.

 

 

이름의 유래

곡식이나 가루를 쳐서 알갱이나 찌꺼기를 걸러내는 도구를 체라고 하는데, 이 오름이 원형 굼부리가 체의 망을 닮았다로 하여 쳇망오름이라고 한다. 다른 유래로는 이 오름이 동쪽의 가시천을 바라보는 형국이라고 하여 한자 표기로 천망악(川望岳)’이라고도 한다.

 

쳇망오름을 찾아가는 길

남조로의 사려니숲길 입구에서 남조로를 따라 남쪽으로 약 470m를 가면 동쪽으로 이어지는 숲길 소로가 보이며, 그곳에서 숲길로 접어들어 약 310m를 가면 등반로 입구에 이른다.

 

오름을 오르며

남조로변의 사려니숲길 입구에서 조금 남쪽편의 도로 동쪽편에서 쳇망오름으로 들어가는 길가에 이르니 입구에 쳇망오름을 알리는 작은 표지판이 가드레일에 붙여서 세워져 있었다.

 

 

숲길로 들어서서 얼마쯤 가다가 더 이상 차가 들어가기가 어려워지자 차를 세워두고 걸어서 들어갔다.

입구에서 약 300m 쯤의 지점에 이르자 남쪽으로는 넓게 조성된 어느 가족묘지가 보이고, 북쪽으로 오름 안내 표지판이 보이는 곳에 도착하였다.

 

 

안내 표지판 앞에서부터 등반이 시작되었다.

표지판 동쪽으로 매우 완만한 경사로가 이어지고 있어서 먼저 그 쪽으로 들어갔다.

 

 

그랬더니 그곳에는 삼나무와 소나무들로 둘러싸인 아늑한 풀밭에 산담을 두른 묘 두 기가 자리하고 있었다.

한 기의 묘에 비석이 세워져 있어서 가까이 가서 보았더니, 정부인신천강씨인희지묘(貞夫人信川康氏仁姬之墓)라고 쓰여 있었고, 1945년에 돌아가신 분을 2004년에 이곳으로 이장하여 모시고 비석을 세웠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또한 비석에는 이곳의 위치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새겨져 있었다.

[묘표선면붉은악동남변쳇망악서변망동산동변장성북동산전해좌(墓表善面붉은岳東南邊쳇망岳西邊望童山東邊場城北童山前亥坐)]

 

 

등반로가 정부인 묘 뒤쪽의 숲속으로 이어지고 있어서 그 쪽으로 들어갔다.

 

 

정부인 묘 뒤쪽의 야트막한 언덕에는 여러 가지 나무들이 혼재해 자라고 있었고, 아직 잎을 피우지 못한 나뭇가지들 사이로 쳇망오름의 서쪽 능선이라고 짐작되는 곳의 삼나무 끝자락들이 짙은 녹색을 띠고 바라보였다.

 

 

그 방향으로 계속 나아갔다.

야트막한 언덕은 다시 내리막이 되어서 골짜기로 내려갔다.

골짜기에는 비가 올 때에 물이 흘렀던 작은 도랑이 길게 만들어져 있었고, 물이 흘렀던 곳에는 흙이 파여서 돌들이 드러나 있었다.

 

 

골짜기의 도랑을 건너서 다시 경사로를 올라갔다.

금세 올라선 곳은 쳇망오름의 정상부에서 남서쪽 편에 형성된 야트막한 언덕으로, 그 언덕 위에는 대부분이 삼나무가 빽빽이 자라고 있었다.

 

 

그 언덕에서부터 다시 북동쪽으로 정상부를 향하여 올라갔다.

따로 등반로가 만들어져 있지는 않았지만 아직 잎을 피우지 못한 키 작은 나무들의 가지를 헤치며 올라가기에 그리 어렵지 않았다.

정상부에 올라섰다.

정상부에는 삼나무 숲 속에 큰 바위 몇 개가 자리하고 있었다.

 

 

정상부에서 능선을 따라 남쪽과 북쪽으로 희미하게 등반로 흔적이 나 있어서 어느 쪽으로 갈까 망설이다가 북쪽으로 이어지는 흔적을 따라갔다.

등반로가 뚜렷하게 나 있지는 않았지만 삼나무와 키 작은 나무들 사이로 능선을 따라 흐릿하게 등반로가 보여서 나아가는데 큰 지장이 없었다.

 

 

얼마쯤 나아가자 능선 아래쪽으로 짙은 나무들 사이로 산담을 두른 묘 한 기가 있는 훤히 트인 공간이 드러났다.

그 아래로는 굼부리가 내려다 보였는데, 우거진 덤불들로 인해서 굼부리의 모습이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다.

 

 

묘가 보이는 공터 앞을 지나서 다시 걸어갔다.

북서쪽 능선 쯤에 이르렀다.

 

 

이곳에서는 북쪽으로 가문이오름의 능선이 나뭇가지들 사이로 바라보였다.

 

 

이곳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들은 삼나무들을 대신해서 오랜 세월 풍상을 견뎌온 여러 종의 나무들이 기기묘묘한 바위들과 함께 자리를 차지하고 진정한 오름의 주인으로서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나뭇가지들 사이로 스며드는 햇빛을 받아서 노루귀 흰꽃, 분홍꽃 등 봄꽃들이 낙엽들 사이로 수줍게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다시 능선을 따라 동쪽 방향으로 걸어갔다.

능선은 굼부리 둘레를 따라서 동쪽 방향에서 천천히 꺾여 남쪽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동쪽 능선에 이르러서는 다른 방향의 능선보다 높이가 훨씬 낮아져 있었다.

 

 

능선 동쪽의 낮은 부분에서부터 굼부리가 가까이 내려다 보여서 굼부리로 내려갔다.

굼부리 아래로 내려서니 바닥 전체가 거의 편평하였는데, 이 오름 이름의 유래가 된 것처럼 체의 편평한 바닥면 같은 느낌이 들었다. 누가 이렇게 이름을 지었는지 정말 알맞은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굼부리 안쪽은 전체적으로 키 작은 나무들과 억새들과 덩굴 식물들이 뒤엉켜서 자라고 있었고, 굼부리 바깥쪽으로는 삼나무와 여러 가지 나무들이 빙 둘러서 체의 둥그런 옆면을 만들어주고 있는 모습이었다.

 

 

동쪽 능선에서 굼부리 아래로 내려가는 경사로에는 복수초와 현호색 등 봄꽃들이 가득 피어서 오름의 봄 정취를 더해주고 있었다.

 

 

다시 동쪽 능선 위로 올라온 다음에 오름의 동쪽 목장 길로 내려왔다.

 

 

목장 길 너머 동쪽에는 목장의 초지가 넓게 만들어져서 목초들이 초록빛 싹을 틔우고 있었다.

 

 

오름에서 내려온 부분에서 조금 남쪽편에 오름 남쪽 기슭을 따라 나가는 숲길이 보여서 그 길을 따라 등반을 시작했던 지점으로 걸어갔다.

 

 

밖으로 나가는 숲길은 처음에는 삼나무 숲속으로 시작되었다가 풀밭 지역으로 이어지고, 다시 소나무 숲속으로 들어가서 넓게 조성된 어느 가족묘지 남쪽편 기슭을 따라 마지막은 돌담을 넘어 바깥으로 나왔다.

 

 

위치 :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지경

굼부리 형태 : 원형

해발높이 446.6m, 자체높이 55m, 둘레 1,351m, 면적 140,916

 

오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