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상효동의 칡오름 탐방

▲ 칡오름의 위치

칡오름은 서귀포시 상효동 동상효와 법호촌 사이에 있는 오름으로 북쪽에는 영천오름이 있고, 남남서쪽 방향으로 감귤박물관이 있는 도라미(월라봉)가 있으며, 오름 북쪽에서 동쪽으로 효돈천이 돌아 흐르고 있다. 효돈천 너머 북동쪽에는 서귀포농업기술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비고(자체 높이)가 96미터로 그리 높은 오름은 아니지만 경사가 급하고 주변에 이어진 오름이나 작은 언덕조차 없어 제법 높게 보이는 오름이다.

 

▲ 이름의 유래

칡오름이라는 이름을 가진 오름은 구좌읍 송당리의 칡오름, 제주시 봉개동의 큰칡오름과 족은칡오름과 더불어 서귀포시 상효동의 칡오름 등 모두 4개가 있다. 오름이 이름이 “칡오름”인 것은 이 오름들이 별다른 특징이 없고 칡이 많이 자라나서 붙여진 오름들이다.

지금 답사하고 있는 상효동의 칡오름도 칡이 많아 자라나서 칡오름이라 전해지고 있으며, 한자로는 갈악(葛岳)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 칡오름을 찾아가는 길

칡오름에 오르는 등반로는 세 군데이다.

첫째, 상효동 동상효 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신례리 방향으로 약 450미터 쯤 가면 오름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이고 오름 안내판에 세워져 있는데, 거기서 올라가기 시작하면 된다.

 

둘째, 동상효 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신례리 방향으로 약 100미터 또는 서상효 방향(서귀포 방향)으로 약 110미터를 가면 각각 오름 서쪽방향으로 들어가는 작은 길을 만나게 된다. 그 길을 따라 들어가면 두 길이 만나고 아래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오름 서쪽의 등반로 입구로 갈 수 있다. 이 길은 등반로 시작하는 지점까지 자동차가 갈 수는 있으나 돌려서 나오기 어려우므로 자동차는 큰길 쪽에 세워두는 것이 좋다.

 

셋째, 동상효 버스정류장에서 서귀포 방향으로 약 350미터 정도를 가면 효돈으로 내려가고 법호촌으로 올라가는 사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사거리에서 법호촌 방향(돈내코 방향)으로 1.2km 정도 올라가면 오름 북동쪽의 작은 삼거리가 나오고 삼거리에서 동쪽의 농장 안길로 들어가 오름으로 향하는 작은 길을 따라 들어가면 오름 북동쪽에서부터 올라가는 등반로를 만나게 된다. 이 등반로는 작은 차량이나 오토바이로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길이나 천천히 걸어올라가는 것이 좋다.

 

▲ 오름을 오르며

2월 중순의 토요일. 오전에 다른 일정을 처리하고 점심을 먹은 후 칡오름 하나만을 오르리라 작정하고 길을 나섰다.

칡오름은 여러 번 올랐던 오름이지만 근래에는 오르지 않았었는데, 오름 북쪽으로 둘레길 산책로가 만들어졌다는 소문을 듣고 전체를 다 답사해보기 위해 이번에 오르게 되었다.

 

이날 나는 위의 첫째로 설명한 코스의 등반로로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매우 급한 길이지만 침목같은 나무를 이용하여 계단을 만들어 놓아서 올라가기에 그리 어렵지 않는 길이었다. 다만 경사가 급하여 호흡이 가빴는데, 주변의 나무와 풀들과 대화를 나무며 천천히 올라가노라니 어느새 경사로가 끝나고 능선 위의 평평한 길이 나타났다.

 

등반로가 갈라지는 곳까지 도착한 다음 잠시 나무 벤치 쉼터에서 쉬고 굼부리(분화구) 남쪽의 등반로를 따라 정상을 향하여 걸었다. 여기서부터는 경사가 거의 없고 정상 가까이 외에는 거의 평지를 걷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정상으로 올라가자 나무가 없는 풀밭 가운데 소나무 아래 벤치가 하나 놓여있고, 그 옆 정상에는 이동통신 중계탑이 세워져 있었다.

 

정상에서는 오름 서쪽의 경치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였다.

 

잠시 벤치에 앉아 바람을 맞으며 쉰 다음 북쪽으로 이어진 등반로를 따라 걸어갔다.

 

정상에서 북쪽으로 약 130미터 쯤 걸어간 다음 굼부리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타나서 굼부리를 향해 내려가다가 오름 북동쪽 봉우리로 이어지는 등반로로 다시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약 5분 정도 올라가니 상효동 포제단이 있었다. 포제단은 마을의 안녕을 위해 제사를 드리는 곳으로, 이곳의 포제단은 평평하고 큰 바위로 고인돌 같은 모양의 제단을 만들어 놓은 모습이었다.

 

다시 계속 걸어가니 처음에 등반을 시작하여 나무 계단을 따라 올라와서 만났던 갈림길의 나무벤치가 나타났다.

그래서 이번에도 먼젓번 걸었던 길을 따라 가다가 굼부리 안으로 들어가는 길을 만나 굼부리 안으로 들어갔다.

굼부리 안은 여러 가지 종류의 큰 나무들이 듬성듬성 자라고 있었고, 작은 나무들과 가시덤불들이 별로 없어서 시원하면서도 아늑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베어낸 나무토막들은 군데군데 놓아 등반객들의 쉼터와 의자가 되어주고 있었다.

 

부리를 지나 다시 북쪽편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포제단으로 올라가는 입구를 지난 다음 계속 북쪽으로 올라가다가 갈림길에서 북쪽으로 갔다.

굼부리에서 올라간 후부터는 북쪽으로 내리막길이다. 이 길은 힘이 센 농사용 트럭이나 소형 짚차, 오토바이들이 올라올 수 있을 정도의 길이지만 차가 올라다닌 흔적은 거의 없고 내려가는 동안 개 한 마리를 데리고 산책하는 동네 사람 한 분을 만났을 뿐이다.

꼬부라진 등반로를 천천히 10분 정도 내려가니 북서쪽에서 등반로에서 조금 올라온 곳에서 칡오름 둘레길이 시작되는 곳을 만날 수 있어서 둘레길로 들어섰다.

둘레길은 오름 북쪽의 경사가 매우 급한 곳에 산책로를 만들어 무성하게 우거진 숲으로 걸어갈 수 있도록 해 놓았는데, 산책로 북쪽에는 물이 흐르지 않는 효돈천이 깊은 계곡처럼 이어지고, 북쪽으로는 칡오름 북동쪽 봉우리가 매우 급하게 솟아있지만 나무가 우거져 꼭대기가 보이지는 않는다.

새로 만들어 잘 정비된 둘레길을 20분 쯤 걸어서 찻길로 나왔을 때 살펴보니 왼쪽에 효돈천 위로 놓여진 다리 [제2효례교]에서 조금 오른쪽 편으로 나올 수 있었다. 거기서 처음 등반을 하기 시작했던 곳까지는 지척.

근처 길가에 세워둔 차로 가서 시원한 물을 마시고 돌아오는 길에 바라본 칡오름 위로 하얀 구름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더 파랗게 보였다.

 

▶ 위치 : 서귀포시 상효동 지경

▶ 굼부리 형태 : 원형

▶ 해발높이 271m, 자체높이 96m, 둘레 2,163m, 면적 337,365㎡

 

 

▲ 오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