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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을 찾아서/서귀포시 중부권의 오름들

사슴이 내려와 놀았다는 오름 녹하지악

녹하지악의 위치

녹하지악은 서귀포시 중문동 지경의 중산간에 있는 오름으로, 산록남로의 중간 쯤에서 북쪽으로 뾰족하게 보이며, 레이크 힐스 컨트리클럽이 이 오름을 둘러싸고 있다.

 

 

이름의 유래

이 오름의 이름인 녹하지악(鹿下旨岳)’은 사슴이 내려와서 살았다는 데서 유래한 말로, 이 오름 동쪽에 위치한 거린사슴도 사슴이라는 말이 오름 이름에 붙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일대에 옛날에는 사슴이 많이 살았던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다.

한자말로는 필봉(筆鋒)’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이 오름의 형태가 어느 쪽에서 보아도 뾰족하게 보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 오름은 필봉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정상부가 뾰족한 형태를 하고 있는 원추형의 오름이다. 어느 쪽에서 보면 피라미드처럼 삼각형의 뾰족한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오름의 동사면과 남사면은 다소 완만하나 서사면과 북사면은 경사가 매우 급하여 가파른 편이다.

 

녹하지악을 찾아가는 길

산록남로와 1100도로가 교차하는 사거리(옛 탐라대학교 북쪽 사거리)에서 산록남로를 따라 서쪽으로 약 2.3km를 가면 레이크힐스 컨트리클럽제주로 올라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북쪽의 컨트리클럽으로 가는 길을 따라 다시 약 1.1km를 가면 컨트리클럽 사무실 앞 주차장에 이르게 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바로 북서쪽 눈앞에 녹하지악이 있으며, 녹하지악 동쪽 기슭을 따라 북쪽으로 이어지는 골프장 길이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길을 따라 150m정도를 가면 오름으로 올라가는 등반로를 만나게 된다.

 

이 오름으로 가기 위해 골프장 주차장까지 가는 길은 다른 길도 있다.

거린사슴 북쪽편의 한라산 둘레길 돌오름 코스가 시작되는 1100도로변에서 서쪽으로 들어가는 임도를 따라 가면 약 3km정도를 가면 컨트리클럽 주차장까지 이를 수는 있다. 이 길은 임도로 조성되어 있는 좁은 길이기는 하지만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정도는 된다. 그러나 이 길을 따라 찾아가려면 숲이 우거지고 길이 많이 구부러지기도 하며 표지판이 없는 갈림길에서 길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찾아가기가 쉽지 않다.

 

오름을 오르며

8월 말의 어느 날 한라산 둘레길 거린사슴에서 돌오름까지의 코스를 걷고 나서서 해가 아직도 많이 남아있어서 녹하지악으로 향했다.

 

녹하지악에 오른 날은 한라산 둘레길 돌오름 코스를 걸었던 날이어서 차를 거린사슴 뒤 1100도로 근처 임도에 세워두었었기 때문에 거기서부터 임도를 따라 녹하지악으로 차를 몰았다.

녹음이 우거진 8월말이어서 차창을 다 열고 임도를 따라 천천히 차를 몰고 가면서 짙은 녹음과 향긋한 숲의 냄새를 온 몸으로 다 맞이하였다.

 

컨트리클럽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등반로가 시작되는 지점으로 가서 녹하지악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등반로가 시작되는 지점 주변의 오름 기슭은 삼나무가 조림이 되어 있는 지역이었다. 큰 삼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아래에는 초본류 식물들이 거의 자랄 수 없어서 우거진 풀들이 거의 없고 키 작은 나무들만이 삼나무 사이사이로 듬성듬성 자라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등반로를 따라 가기가 수월하였다.

등반로는 처음에는 오름 남사면을 따라 비스듬하고 완만하게 이어지다가 삼나무 조림지역이 끝나는 지점에서부터는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곳을 따라 올라가도록 되어 있었다.

삼나무 조림 지역을 벗어난 곳에는 길게 자란 풀들이 정상부까지 아주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작은키나무들과 큰키나무들, 청미래덩굴, 찔레, 사위질빵, 개머루 등 덩굴성 식물들이 혼재되어 자라고 있었다.

풀들이 자라고 있는 곳에는 늦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볼 수 있는 잔대, 송장풀, 등골나물 등이 드문드문 보였다.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는 위치를 나타내는 삼각점이 박혀 있었고, 잡목들이 무성한 사이에 나무들이 없는 약간의 공간이 있어서 등반객들이 쉴 자리가 되어 주고 있었으며, 한쪽에는 이동통신기지국 안테나가 세워져 있었다.

 

사방을 둘러보았다.

원추형의 봉우리 꼭대기였지만 나무들이 우거진 곳들이 있어서 사방이 다 보이지는 않았다. 북쪽은 거의 다 조망되었고, 서쪽 일부분이 조망되었다. 동쪽으로는 능선 너머로 먼 경치가 바라보였다.

눈 아래로는 골프장의 푸른 잔디 위에서 골프를 치는 사람들의 모습이 뚜렷하게 내려다보였다.

 

가지고 온 간식과 물로 속을 채우고 잠시 앉아 쉬니 등반으로 인한 피로가 많이 가셔서 다시 배낭을 챙겨 올라왔던 등반로로 다시 내려갔다.

 

위치 : 서귀포시 중문동 지경

굼부리 형태 : 원추형

해발높이 620.5m, 자체높이 121m, 둘레 2,315m, 면적 340,236

 

 

오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