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것구리오름의 위치
번영로의 대흘교차로 사거리(길섶나그네 근처 교차로)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미래로를 따라가면 도로 서쪽으로 바로 보이는 오름이며, 이 오름의 서쪽 기슭은 에코랜드 골프장이 맞닿아 있다.
▲ 이름의 유래
이 오름의 이름은 여러 가지로 불리고 있다.
첫째는 ‘것구리오름’이라고 불리는데, 주변의 오름들은 대부분 한라산 쪽은 높고 바다 쪽은 낮은데 비해 이 오름은 한라산 쪽은 낮고 바다 쪽은 지형이 높아서 거꾸로 누워있는 오름이라고 하여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를 한자로는 ‘거구리악(巨口里岳)’이라고 한다.
두 번째는 옛날에 꾀꼬리가 많이 서식했었기 때문에 ‘꾀꼬리오름’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으며, 이를 한자 표기로 ‘앵악(鶯岳)’이라 한다.
세 번째는 조선시대에 이 오름의 북쪽 기슭에 동원(東院)이 있었고, 현재에도 원의 흔적으로 아직도 원물이 남아있어서 ‘원오름’이라 한다.
네 번째는 오름의 북쪽 기슭에 남양홍씨(南陽洪氏) 선조묘인 보문사(普門祠)가 있음으로 인해 ‘보문악(普門岳)’이라고도 불린다.
▲ 것구리오름을 찾아가는 길
번영로의 대흘교차로 사거리(길섶나그네 옆 교차로)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미래로를 따라 약 650m를 가면 것구리오름 등반로 입구에 이른다.
▲ 오름을 오르며
대흘교차로에서 미래로를 따라 교래리 방향으로 천천히 차를 달리노라니 길가에 것구리오름 표지석이 서 있었다.
표지석 기단에는 아래와 같이 소개되어 있었다.
[것구리오름(巨口里岳)
제주시 조천읍 대흘리 산 33번지 일대
것구리오름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대흘리에 위치해 있으며, 해발고도 428m, 비고 58m인 분석구(噴石丘) 오름으로 북서방향으로 말굽형 분화구가 발달해 있다. 오름의 모습이 한라산과 마주보는 형국이라 하여 것구리오름이라고 전해지고 있으며, 꾀꼬리(鶯)오름, 보문악(普門岳), 원(院)오름 등의 속칭을 갖고 있다. 오름은 교래 - 대흘 곶자왈의 중심부에 있으며, 주변으로 새미오름, 대천이오름, 민오름, 바농오름 등이 분포하고 있고, 오름 북측에는 동원(東院)이 자리했던 곳으로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원물이 남아있다.]
표지석 뒤에는 조선시대 원(院)이 있었을 때 사용되었던 샘이 있었으며, 샘은 지붕이 씌워져서 보존되고 있었다.
궁금하여 내려가 살펴보았다.
샘의 크기는 크지는 않고 자그마했지만 깨끗한 상태로 보존되고 있었고, 지붕을 씌운 안쪽에는 여러 가지 풀들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었다.
다시 길을 달려 것구리오름 등반로 입구에 이르러 본격적인 등반을 시작하였다.
등반로는 우거진 수풀에 덮여 있었으나 시작점은 이곳이 오름으로 진입하는 곳임을 뚜렷이 알 수 있을 정도로 길이 나 있었다.
식물이 잘 자라는 계절인 오월이어서 오름은 온통 초록빛으로 덮여 있었다.
나무도 초록빛으로, 풀잎들도 초록빛으로, 오름을 올라가는 내 마음에도 초록빛 물이 드는 것 같았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처음에 올라가자 바로 북쪽으로 꺾어들었다가 능선을 따라 다시 남쪽으로 서서히 방향을 돌려 올라가게 만들어져 있었다. 또한 처음에는 울창한 삼나무 숲 사이로 올라가던 등반로는 정상부에 가까이 갈수록 삼나무 지대가 끝나고 여러 가지 교목과 관목들이 섞여있는 혼합림 지대가 되고 있었다.
등반을 시작한지 10분여 만에 정상에 올라섰다.
정상에는 이동통신 안테나가 설치되어 있었고, 그 주변에만 조그맣게 풀밭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풀밭 주위에는 대부분이 키 큰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고, 일부분에는 키 작은 나무들이 자라고 있어서 주변 경관을 약간 볼 수 있었다.
잠시 풀밭에 앉아 쉬면서 가지고 간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주변에 피어있는 꽃들이 내 눈길을 끌어당겼다.
우선 고추나무에 가지 끝마다 하얀 꽃들이 무더기를 이루어 피어 있었다.
또 내가 앉아 쉬고 있는 바로 앞 풀밭에는 연자줏빛 꽃을 달고 있는 쥐오줌풀 한 줄기가 풀잎 사이로 올라와 있었다.
커피를 마시고 눈을 사로잡는 꽃들을 감상하고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나서 오름 서쪽 편으로 연결된 등반로를 따라서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서쪽으로 휘어지는 능선을 따라 내려가노라니 등반로 옆에 멍석딸기 하얀 꽃들이 가득 피어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꽤 넓은 부분에 걸쳐서 멍석딸기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얼마 후에는 이 꽃들마다 탐스러운 딸기들이 달려서 빨갛게 익어갈 것이다.
멍석딸기 군락을 지나서 다시 서쪽으로 내려갔다.
오름을 거의 다 내려간 곳 즈음의 등반로는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길을 잃기 쉬울 정도로 길이 뚜렷하게 나 있지 않았고, 길을 막는 나뭇가지들과 덩굴식물들도 얼기설기 엉켜 있어서 조금 불편하였다.
그래도 오래 등반했던 경험을 살려서 길을 잘 찾아서 내려가니 어느 가문의 가족묘지 앞으로 나올 수 있었다.
<平康蔡氏入島九世孫 承仕郞諱行基公後孫世葬地(평강채씨입도구세손 승사랑휘행기공후손세장지)>라고 새겨진 비석이 세워져 있는 묘지 주변으로 울창한 숲이 둘러싸고 있는 아늑한 망인들의 안식처였다.
채씨 가문의 묘지 앞을 지나서 다시 나타난 넓은 묘지 지역의 옆을 따라서 원물이 있는 방향으로 숲을 뚫고 지나갔다.
그리고 오름 북쪽의 묘지 지역을 지나서 원물 앞으로 나올 수 있었다.
▶ 위치 : 제주시 조천읍 대흘리 지경
▶ 굼부리 형태 : 말굽형(북서쪽)
▶ 해발높이 428.3m, 자체높이 58m, 둘레 1,487m, 면적 110,674㎡
▲ 오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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