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점이 썸네일형 리스트형 다시 찾은 어점이 다시 찾은 어점이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다시 어점이를 찾다 눈길을 밟으며 찾아간 어점이는 그냥 그 자리에 앉아있었다 멀리서 걸어오는 내 발소리를 듣고 찬겨울 바람을 멀리 보내고 정상의 눈을 다 녹이고 나뭇가지 사이로 햇살 조각을 끌어 모아놓고 있었다 어점이는 눈 속에서도 작은 생명들을 품고 있었다 사철란, 비비추란, 자금우, 노루발풀……. 억수로 눈이 퍼붓던 날 낙엽으로 덮어 포근히 감싸 안았던 작은 생명들을 살짝 낙엽을 들추어 보여 주었다 그 속에 맥문동 작은 열매가 보랏빛 미소를 짓고 있었다 오랜만에야 찾은 나를 어점이는 변함없이 안아주었다 어머니의 가슴 속으로 파고드는 아기 마냥 난 어점이의 품에 한없이 안겨 들었다. ※ 어점이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도순동 소재 한라산 중턱에 위치한 작은 오름 더보기 어점이에서 어점이에서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깊은 숲길 따라 걸으면 가슴으로 스며드는 적막 까마귀 울음만이 적막을 깨는 돌길을 따라 어점이에 오르다 어점이에는 오르는 것이 아니다 어점이가 가슴으로 나를 맞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어점이에게 안기는 것이다 한라산 중턱 작은 점 어점이에서는 바람조차 숨을 멈춘다 이곳에는 온갖 지친 것들이 다 찾아온다 지폐 한 장 필요 없고 아옹다옹 다툼 없고 취하여 비틀거림 없고 삶의 지친 찌꺼기들이 따라오지 않는 곳이다 이곳에 혼자 앉으면 나 또한 작은 점인 것을 바위 위에 자라는 나무와 낙엽 틈새 돋은 이끼와 아직 흰 빛이 남은 잔설과 내가 모두 하나의 작은 점인 것을. ※ 어점이 : 서귀포시 도순동 소재 한라산 중턱에 위치한 작은 오름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