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시풍습

<제주도 세시풍습 동화> 정당벌립을 쓴 쇠테우리 정당벌립을 쓴 쇠테우리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학교에서 돌아오는 석이는 괜히 신이 났습니다. 바로 내일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가을 소풍날이기 때문이었습니다. 1 년에 두 번 밖에 없는 소풍날. 더구나 내일은 국민학교(90년대 초까지는 초등학교를 국민학교라고 불렀음)에서의 마지막 소풍날이기 때문에 석이는 은근히 기대가 되었습니다. 어머니께서 며칠 전부터 석이의 소풍 점심 걱정을 하시면서도 소풍날은 곤밥(쌀밥)에 달걀부침과 옥돔을 구워 주겠다고 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명절이나 제사 때 밖에는 먹지 못하는 곤밥과 옥돔을 이번에는 마지막 소풍이기 때문에 특별히 도시락으로 싸 주시겠다고 하자 석이는 며칠 전부터 소풍날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올레(집 바깥 큰길에서 마당에 이르는 골목 같은 길)를 들어서자 아버지가.. 더보기
<제주도 세시풍습 동화> 수눌음 수 눌 음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어머니, 재기재기 가게 마씀.” “기여게. 와리지 말앙 조금만 이시라. 다 촐려사 가주게.” 어머니는 서두르는 려원이의 말에 대답하면서 부지런히 밥을 양푼에 퍼담았습니다. “아따, 려원이 무사 경 와렴시니? 어떵 다 촐리지 안해영도 가지느냐?” 점심 준비를 같이 하고 있던 희경이 어머니가 나무라는 투로 말했습니다. “려원아, 경 재기 가고 싶으민 고만히 서 있지 말앙 점심 촐리는 거 도우라. 우선 숟가락이영 젓가락이영 서른 개쯤 세영 담으라.” “예, 알았수다. 경 헌디 점심 먹을 사름들이 경 하수꽈 ?” “기여. 스물 댓 명 쯤이나 왕 우리 밭에서 보리를 베염신예.” “경 하영 와그네 일햄수꽈? 경 하민 우리 식구들만 사흘 걸려도 다 베지 못하는 밭의 보리를 낮전이민.. 더보기
<제주도 세시풍습 동화> 독광 주냉이 독광 주냉이 꿈꾸는 아이 한 천 민 오늘은 음력 유월 스므날, 닭 잡아먹는 날입니다. 영득이는 아침부터 신이 났습니다. 그것은 오늘이 닭을 잡아먹는 날이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오늘 잡아먹는 닭은 영득이와 영호가 지네를 잡아서 판 돈으로 산 닭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봄부터 어머니는 이번 유월 스무날에는 검은 닭이라도 한 마리 사다가 몸이 약한 아버지에게 고아 드리겠다는 말씀을 자주 하시곤 하였습니다. 그날도 영득이와 영호는 늘 하는 행사처럼 다투었습니다. “어머니, 형 봅서. 자꾸 나 때렴수게.” 영호의 고자질 때문에 영득이와 영호는 어머니 앞에 꾸중을 들었습니다. “무사 느네들은 광 주냉이추룩 자꾸 투엄시니.” “영호가 내 공책에 엥기려 버리난 한 대 쥐어박았수다.” “형이 나 일기 쓴 거 읽..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