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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을 찾아서/서귀포시 동부권의 오름들

여문영아리 탐방하기

여문영아리의 위치

주소지는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지경에 있으나, 도로를 따라서 가시리 마을에서 이 오름으로 가는 길은 무척 멀리 돌아야 할 정도로 매우 멀리 떨어져 있다.

남조로변의 제주미니랜드 옆 교래사거리에서부터 남원 쪽으로 내려가다가 붉은오름 옆을 지나 물영아리 가기 전 직선도로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오름이다.

 

 

 

이름의 유래

산정에 물이 고여 있는 물영아리 북쪽에 위치하여 마주보고 있고, 물이 고여 있지 않은 신령스러운 산이라는 뜻에서 여물다의 관형어인 여문과 신령스럽다는 뜻의 한자 ()’아리를 붙여 여문영아리라고 하고 있다.

아리는 만주어로 ()’을 뜻하는 말이라고 하며, 영산(靈山), 즉 신령스러운 산으로 풀이하는 설이 있다.

한자 표기로는 신령스러운 여인이 머리를 풀고 앉아있는 모양이라고 하여 영아악(靈娥岳)’, 신령스러운 산이라 하여 영아악(靈峨岳)’이라 표기하고 있다.

한편, 영아리라는 이름의 오름은 남원읍에 있는 물영아리와 그 북쪽의 여문영아리, 안덕면에 있는 영아리 등 세 개가 있다.

 

여문영아리를 찾아가는 길

교래리 쪽에서 남원 쪽으로 찾아가는 길은 남조로의 붉은오름 인근 사려니숲길이 시작되는 지점에서부터 남쪽 방향의 남원, 수망리 쪽으로 약 1.4km를 가면 동쪽으로 들어가는 작은 삼거리에 이른다. 남원, 수망리 쪽에서 교래리 쪽으로 찾아가는 길은 물영아리오름 탐방안내소에서부터 약 2.7km를 북쪽으로 가면 동쪽으로 들어가는 작은 삼거리에 이른다.

삼거리에서 동쪽으로 들어가는 길은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으며 문이 잠겨 있지만, 오름 탐방객들을 위하여 자 통로가 만들어져 있어서 걸어 들어갈 수 있다. ‘자 통로를 지나서 남동쪽으로 휘어진 길을 따라 약 620m를 들어가면 작은 연못 앞에 이르게 되며, 연못 옆에서 삼나무가 우거진 소로를 따라 등반로 입구로 갈 수 있다.

또는 연못 앞을 지나 계속 진행하여 300m를 더 걸어가면 삼나무 조림이 된 곳 사이로 오름으로 들어갈 수 있는 소로가 있고, 삼나무 조림지 옆을 지나서 약 150m 쯤 북쪽에 오름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곳이 등반로의 시작점이 된다.

 

오름을 오르며

2015년의 가을 한가운데 들어선 추석 연휴. 남조로변의 여문영아리 입구에 도착한 것은 아침 8.

여문영아리로 들어가는 시멘트 포장도로의 자 입구를 꼬부라져 들어가서 길게 뻗은 시멘트 도로를 걸었다.

 

 

 

 

걸어가는 길의 동쪽으로 이번 등반의 목표인 여문영아리가 다가오고 있었고, 확 트인 들판 너머로 여문영아리 남쪽에 위치한 물영아리오름이 보였다.

 

 

 

 

여러 가지 가을꽃들이 들판 가득 피어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흰여뀌가 무더기져서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등반로 입구에 거의 도착한 곳의 길가에 작은 연못이 있었다. 연못은 깊지 않고 야트막하였으며, 깨끗하였다. 그곳에는 여러 종의 물풀들이 자라고 있었고, 깨끗한 물 속에 파란 하늘과 초록빛 나무들과 여문영아리가 거꾸로 담겨 있었다.

 

 

 

 

등반로가 시작되는 지점으로 가기 위해서는 연못 서쪽편에서 삼나무 조림지 사이로 들어가거나, 연못 앞을 지나 300m 쯤 더 가서 삼나무가 줄을 맞추어 서 있는 곳에서부터 들어갈 수 있다.

 

 

 

 

삼나무들이 열병을 하듯 줄을 지어 서 있는 곳을 지나서 등반로 입구로 가는 곳에는 들판이 온통 수크령으로 가득 덮여 있었다.

 

 

 

 

등반로 입구에 도착하였다.

그곳에는 여문영아리오름에 대하여 설명한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는데, 안내판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안내가 되어 있었다.

 

[여문영아리오름은 바로 남쪽의 물영아리오름과 나란히 서있는데, 물영아리가 정상 분화구에 물이 차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면, 그 반대로 분화구가 없기 때문에 여문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여문영아리라고 불린다. 한자 표기화에 의해 영아악(靈我岳)’이라고도 불리며, 이 외에도 이름과 그에 따른 설이 많지만 신령스러움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산수국을 따라 남쪽 능선을 타고 오르면 남동쪽으로는 깊게 패여 숲을 이루고 있는 말굽형 굼부리를 만날 수 있다. 이보다 더 크게 터진 굼부리는 북쪽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두 개가 중첩되어 있는 것이 여문영아리의 특징이다. 정상에 서면 멀리 한라산을 배경으로 붉은오름, 가문이오름, 작은사슴이오름, 큰사슴이오름 등을 조망할 수 있다.]

 

 

 

 

등반로 입구로 들어서서 등반을 시작하였다.

입구에서부터 정상으로 올라가는 등반로를 산수국길이라고 하는데, 등반로를 따라서 산수국이 주욱 심어져 있었고, 몇몇 개체에는 보랏빛 산수국이 피어 있었다. 등반로를 따라 심어져 있는 형태가 자생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름 관리 주체에서 일부러 심어놓은 것이기는 하지만, 몇 년이 지나면 주변으로 더 퍼져서 자생하는 산수국처럼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산수국길을 따라 올라서 동쪽봉우리와 서쪽봉우리 사이에 이르렀다.

등반객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 그런지 이 지점에서는 억새를 비롯한 여러 가지 풀들이 우거져서 양쪽 봉우리로 향하는 갈림길을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서쪽 봉우리로 향하는 길을 찾아서 먼저 서쪽 봉우리로 올라갔다.

 

 

 

 

봉우리 주변에는 우거진 풀잎 사이로 방아풀과 한라돌쩌귀 등 여러 가지 가을꽃들이 피어있었다.

 

 

 

 

서쪽봉우리에서 바라보이는 주변 경관이 시원하였다.

남쪽으로 물영아리오름이 보이고, 북서쪽으로는 붉은오름, 물찻오름, 말찻오름, 마은이 등이 바라보였으며, 서쪽봉우리보다 조금 높은 동쪽봉우리도 훤히 올려다보였다.

 

 

 

 

 

서쪽봉우리에서 주변 경관을 감상하고 있을 때 다른 등반객 두 명이 올라왔다.

인사를 나누다보니 그 중의 한 분은 얼마 전에 한라산 둘레기를 걷다가 만나서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던 분이어서 더욱 반가웠다.

그래서 함께 북쪽편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굼부리 안 쪽을 지나서 동쪽봉우리로 오르기로 하고 함께 북쪽편으로 내려갔다.

 

정상에서 북쪽으로 터진 말굽형 굼부리의 서쪽 능선을 따라 내려가는 등반로는 나무들이 우거지고, 그 아래에는 부드러운 낙엽들이 많이 깔려 있어서 걸어 내려가는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더구나 나뭇가지들 사이로 햇빛이 살짝살짝 흔들리며 비쳐들어서 햇빛과 그늘이 공존하여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등반로였다.

 

 

 

 

내려가는 중간에 벌초를 하여 깨끗하게 단장이 되어 있는 묘가 하나 있었고, 묘 옆을 지나서 조금 더 내려가니 오름 북쪽의 풀밭으로 나올 수 있었다.

다시 오름이 연장된 듯한 숲이 북쪽으로 살짝 튀어나와 있는 부분을 돌아서 북쪽편 굼부리 안쪽으로 들어섰다.

말굽형 굼부리의 안쪽과 굼부리의 양 날개를 이루고 있는 양쪽의 능선들은 모두 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었다.

동쪽 봉우리를 향해 올라가는 길은 굼부리의 동쪽 능선 안쪽을 따라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길이 나 있었다.

 

15분쯤 올라가니 동쪽 봉우리에 올라설 수 있었다.

봉우리 정상부에도 나무들이 우거져 있어서 주변 경관을 사방으로 모두 시원하게 바라볼 수는 없었지만 동쪽편의 경관은 잘 보였다.

 

 

 

 

동쪽 봉우리에서 내려오는데, 불그스름한 작은 꽃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입술을 벌리고 있는 모양으로, 아랫입술 안쪽에 앙증맞은 아기의 이 같은 하얀 점이 두 개 있었고, 윗입술에도 뾰족한 송곳니 같은 하얀 돌기가 튀어나와 있었다. 그리고 꽃과 입에 전체적으로 솜털같이 자잘한 털이 많이 돋아 있었다.

동행하던 사람들과 함께 그 꽃을 여러 각도로 카메라에 담고는 꽃 사진을 올리면 이름을 알려주는 사이트에 올려서 물어보았다. 그러자 1분도 채 되지 않아서 바로 꽃 이름이 사이트에 올라왔다. 그 꽃 이름은 나도송이풀’. 현삼과의 꽃이었다.

 

 

 

 

다시 동쪽봉우리와 서쪽봉우리 사이에 두 봉우리에서 내려와 등반로가 합쳐지는 곳으로 와서 처음 등반을 시작했던 안내판이 있던 지점으로 내려왔다. 그리고는 왔던 길을 도로 나와서 여문영아리 남쪽에 위치한 물영아리를 향하여 차를 달렸다.

 

 

위치 :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지경

굼부리 형태 : 말굽형(북쪽)

해발높이 514m, 자체높이 134m, 둘레 3,454m, 면적 600,325

 

 

오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