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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을 찾아서/서귀포시 서부권의 오름들

안덕면 돌오름 등반과 한라산 둘레길 돌오름 코스 걷기

돌오름의 위치

돌오름은 안덕면 상천리 지경에 있는 오름이다. 그러나 상천리 주민들이 사는 마을과는 한참 거리가 먼 곳, 깊은 곳에 위치해 있는 오름이다. 지도에서 보면 안덕면 지경에서는 한라산 쪽으로 가장 먼 내륙에 위치해 있으며, 돌오름을 경계로 동쪽은 서귀포시 지역, 북쪽은 제주시 애월읍 지역이 된다.

워낙 깊은 수림 지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가까이 가면 오름의 위치를 잘 파악하기 어렵고, 오름의 형태도 알아볼 수가 없다. 돌오름의 전체적인 모양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안덕면 영아리오름에서 볼 때에 돌오름의 모습을 가장 확실히 볼 수 있다.

 

오름의 모양은 동서가 남북보다 조금 긴 타원형의 고구마 모양으로, 원형의 굼부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굼부리를 빙 두르고 있는 능선들은 동쪽과 북쪽은 높은 대신 남서쪽은 낮은 형태로 되어 있어서 남서쪽으로 터진 말굽형 굼부리로 보이기도 한다.

오름의 전 사면은 삼나무와 그 밖의 자연림들이 울창하게 자라고 있으며, 오름 이름의 유래가 된 큰 바위들이 등성이 여기저기에 널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정상의 능선을 따라 굼부리 바깥쪽으로 한 바퀴 돌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북동쪽 정상에서는 한라산의 경치를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다.

 

이름의 유래

돌오름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이름 자체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오름에 돌이 많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며, 한자로는 석악(石岳)이라고 한다.

 

돌오름을 찾아가는 길

돌오름은 깊은 수림지역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자동차가 다니는 일반도로에서부터 오름 기슭까지의 거리가 무척 긴 편이다.

 

가는 길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아래 지도를 보면서 길 안내를 읽으면 도움이 됨)

 

첫째, 평화로의 광령교차로에서 산록남로를 따라 탐라대학교 사거리의 1100도로와 만나는 지점으로 가는 길 중간 지점(핀크스 골프장 입구에서부터 약 2.2km지점)에 사거리(남쪽으로는 대유랜드와 서귀포호텔, 롯데골프장으로 내려가는 길)가 나타난다. 거기서 북쪽의 작은 길(시멘트 포장도로)을 따라 약 2.5km를 올라가면 안덕면위생매립장이 나타난다. 위생매립장 입구에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는 작은 길(임도)이 나 있고 입구에 산화경방초소가 있다. 이 도로는 비포장이지만 승용차로도 조심스럽게 다닐 만큼 넓게 만들어져 있다. 산화경방초소 앞을 지나서 임도를 따라 약 5.3km 정도 꼬불꼬불 걸어가면 돌오름 기슭에 이르게 된다.

 

둘째, 옛 탐라대학교 북쪽 1,100도로의 산록남로와 만나는 교차로에서 영실과 어리목 방향으로 올라가다가 서귀포자연휴양림 근처 거린사슴 오름에 이르고, 거린사슴 북쪽에 서쪽으로 들어가는 임도가 나온다. 그 임도 입구로 들어가면 한라산 둘레길 돌오름 코스가 시작되는데, 돌오름 둘레길 코스를 따라 약 2시간 30분 정도를 걸어가면 돌오름 기슭에 이르게 된다.

 

셋째, 1,100도로의 영실 입구 삼거리에서 제주시 방향으로 약 550m를 가면 도로 서쪽으로 들어가는 임도 입구를 볼 수 있다. 그 임도를 따라 들어가서 약 3.7km 정도를 걸어가면 돌오름 기슭에 이르게 된다. 중간에 버섯재배장인 보림농장이 있으며 돌오름으로 가는 길은 보림농장 입구를 거치게 된다.

 

오름을 오르며

영국의 시인인 토머스 스턴스 엘리엇은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노래했다.

 

April is the cruellest month, breeding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Lilacs out of the dead land, mixing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Memory and desire, stirring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Dull roots with spring rain.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이하 생략) …….

 

봄의 한가운데 들어선 4월 중순. 엘리엇의 시를 되뇌며 집을 나섰다.

겨우내 차가운 바람이 불던 오름에도 4월이 되니 봄꽃들이 무더기 무더기로 활짝 피어나는 때이다.

오전에는 영아리오름과 어우름을 오르고 점심 후 돌오름을 향해 출발하였다.

 

등반을 하기 위해 돌오름 기슭에 이르렀다. 등반로 입구에는 숲길 이정표가 세워져 있으며, 나무 벤치로 쉼터가 만들어져 있었다.

등반로는 오름 동쪽 기슭을 따라 비스듬하게 올라가다가 오름 북동쪽에 이르러 정상으로 꺾어들어 올라가게 되어 있었다.

등반로 입구인 오름 기슭에서부터 중턱까지는 제주조릿대가 가득 덮여 자라고 있었다. 또한 키가 큰 나무들이 오름 정상부 가까이까지 울창하게 자라고 있었다. 정상부 일부에 이르러서야 키 큰 나무가 사라지고 꽝꽝나무와 쥐똥나무, 철쭉 등의 키 작은 나무들이 보였다.

 

정상부에서는 파란 하늘 아래 우뚝 솟아있는 한라산 정상이 시원하게 바라보이고, 그 아래 수림지역이 끝없이 펼쳐졌다.

 

정상부에서 굼부리를 따라 한 바퀴 돌았다. 돌다보니 이 오름의 유래가 된 돌(바위)들이 곳곳에 많이 널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다시 정상으로 돌아와서 끝없이 펼쳐진 수림지대롤 내려다보고 수림지대 너머 한라한 백록담 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면서 경치에 취하다가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 내려왔다.

 

**********

 

4월 중순에 돌오름에 갔다 온 후, 몇 달 뒤인 8월 말.

이번에는 위에서 설명한 돌오름으로 가는 코스 중 두 번째에 설명한 코스인 1,100도로 거린사슴 북쪽에서부터 출발하는 한라산 둘레길 돌오름 코스로 돌오름 등반로 입구까지 갔다가 1,100도로의 영실 입구 삼거리 근처로 나온 기록을 하고자 한다.

 

거린사슴 북쪽에서 출발하는 돌오름 코스는 한여름의 녹음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었다.

바로 전날 비가 내린 뒤여서 평소에는 말랐던 작은 시내들이 졸졸졸 물소리를 내면서 맑은 물이 시원하게 흐르고 있었다.

 

입구에서부터 돌오름 기슭까지 둘레길이 선명하게 나 있어서 길을 잃어버릴 염려는 없는 곳이었다. 나무들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었고, 큰 나무들의 아래에는 작은 나무들과 제주조릿대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중간 중간에 둘레길 안내 표지판이 세워져 있어서 현재 위치를 가늠해 볼 수도 있었다.

 

중간에서 만난 시내의 웅덩이에는 맑은 물이 고여 있었고, 가는 물줄기가 작은 폭포를 이루어 웅덩이로 떨어지는 곳도 있었다.

 

강생이바위라고 표시되어 있는 곳에 이르렀다. 어떤 바위가 강생이바위인지 찾아보려고 살펴봤더니 과연 강아지 모양을 한 바위가 눈에 들어왔다. (“강생이강아지를 뜻하는 제주어임) 그런데 내 눈에는 강아지 모양이라기보다는 물개 모양이었다.

강생이바위 근처에는 크고 작은 바위들이 잔뜩 널려 있었다.

 

다시 길을 걸어 조릿대가 가득한 숲속 사이길로 걸음을 재촉하였다.

숯가마터도 볼 수 있었고, 버섯 재배장도 만날 수 있었다.

 

어느 곳에서는 시원한 물이 가득한 시내를 건너면서 옷을 훌렁 벗어던지고 물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충동도 일었다. 그러나 이 둘레길로 다른 사람들도 걸을 것을 생각하니 용기가 나지 않았다.

 

돌오름이 가까워진 곳의 둘레길에는 가마니를 엮은 것을 길에 깔아놓은 길도 걸을 수 있었다.

 

주변에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지고 바위들이 가득한 제법 큰 시내를 건너서 조금 더 가자 갈림길이 나오고 돌오름 기슭에 이르렀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150m쯤 가니 돌오름 등반로 입구였다.

 

돌오름 등반로 입구까지 갔다가 나무로 만들어진 쉼터에서 잠시 쉰 다음 돌오름에는 오르지 않고 1,100도로 영실 입구 삼거리 쪽으로 방향을 잡아 걸어갔다.

 

마침 그 쪽에서 걸어왔던 사람들을 만나 일행이 되어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 새 1,100도로까지 나올 수 있었다.

1,100도로에서는 지나가는 차를 히치하이킹(hitchhiking) 하여 내 차를 세워두었던 거린사슴 북쪽까지 올 수 있었다.

 

위치 :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지경

굼부리 형태 : 원형

해발높이 865.8m, 자체높이 71m, 둘레 2,489m, 면적 406,036

 

 

오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