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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을 찾아서/서귀포시 동부권의 오름들

호미를 닮은 오름 설오름 탐방하기

설오름의 위치

설오름은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지경의 오름으로 가시리 마을 북쪽에 위치해 있다.

 

이름의 유래

오름의 모양새가 구부러져 있는데다가 등성이가 비교적 길고 날카로운 모습이 골갱이(호미의 제주어), 또는 호미(낫의 제주어)를 닮았다고 하여 호미를 뜻하는 한자어인 ()’를 차용하여 ()오름으로 불리다가 설오름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한자 표기로는 서악(鋤岳)’, ‘서을악(鋤圪岳)’으로 쓰고 있다.

 

설오름을 찾아가는 길

설오름의 등반로는 3군데이며, 각각의 등반로 입구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표선면 가시리 마을 북쪽의 녹산로와 한남로와 중산간동로가 만나는 사거리(사거리 가운데에 보호수가 있는 곳)에서 북동쪽의 성읍리 방향으로 약 480 를 가면 북쪽으로 이어지는 삼거리가 있으며, 삼거리 소로를 따라 약 320m를 가면 설오름 남쪽 등반로 입구에 이르게 된다.

 

둘째, 위에서 설명한 삼거리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소로를 따라 위 첫째 번 설명한 지점을 지나 약 630m를 가면 작은 내를 건너 저수탱크가 설치되어 있는 지점에 이르게 된다. 이곳이 설오름 동쪽 등반로 입구이다.

 

셋째, 가시리 마을 북쪽의 녹산로와 한남로와 중산간동로가 만나는 사거리(사거리 가운데에 보호수가 있는 곳)에서 북동쪽의 성읍리 방향으로 약 60m를 가면 따라비오름으로 올라가는 소로가 있으며, 소로를 따라 북쪽으로 약 1.2km를 가면 설오름 서쪽의 작은 삼거리에 이른다. 삼거리에서 동쪽의 오름 방향으로 들어가면 곧바로 [자연제주] 나무농장이 있으며 나무농장 관리소 근처에서부터 오름 동북쪽 등반로가 시작된다. 그렇지만 이곳은 사유지인 농장이므로 출입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

 

오름을 오르며

한 해가 저물어가는 12월의 마지막 무렵에 표선면 가시리 지경의 오름을 오르기 위해 길을 나섰다.

이날 목표로 하는 오름들은 설오름, 병곳오름, 번널오름 등 세 개의 오름들이었다.

 

먼저 설오름으로 향했다.

 

전에 설오름을 등반했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설오름의 서쪽 [자연제주] 나무농장 쪽에서부터 올랐었다. 그러나 개인이나 회사 소유의 농장을 지나서 다니는 것은 사실 실례가 되는 일이라서 이날은 설오름의 남쪽 등반로에서부터 올라가기로 생각하고 남쪽의 등반로 입구로 향했다.

 

남쪽의 등반로는 입구를 찾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나무들이 우거져 있는 사이로 등반로 흔적을 발견하고 올라가자마자 곧바로 나무 숲 사이에 설치되어 있는 레일을 만날 수 있었다.

 

레일이 설치되어 있는 곳은 무척 경사가 가파른 곳이었다. 레일은 삼나무들이 줄을 맞추어 자라고 있는 사이로 곧장 위쪽으로 향해서 올라가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왜 레일을 여기에 설치한 걸까 하고 의문이 들었지만 레일을 따라서 올라갔다.

 

레일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무척 경사가 심하여서 추운 겨울인데도 올라가는 걸음이 제법 힘이 들고 두터운 등산복 안으로는 땀이 배고 있었다.

 

쉬엄쉬엄 올라가서 레일이 끝나는 지점에 이르렀다.

아마도 레일이 설치되어 있는 구간이 약 60m 정도의 높이에 길이가 거의 120m 쯤은 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레일이 끝나는 지점은 다름 아닌 큰 바위 아래 만들어놓은 포제단이었다.

 

가시리 주민들이 이곳에 포제단을 만들어놓고는 포제를 지내기 위해서 올라올 때에 나이 든 어른들과 물건의 운송을 편리하게 하기 위하여 레일을 설치한 것이었다.

 

포제단의 바위를 서쪽편으로 돌아서 올라갔더니 바위 위쪽은 편평한 지형이었다.

 

포제단 위쪽 바위 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되어 있었는데, 그곳에 올라서서 바라보니 남쪽의 가시리 마을의 전경을 볼 수 있는 곳이었지만 이날은 아쉽게도 실안개가 많이 끼어 있어서 경치를 깨끗하게 볼 수가 없었다.

 

정상을 향해서 다시 걸음을 옮겼다.

소나무가 우거진 사이로 나 있는 등반로를 따라서 약 5분 정도 올라가자 정상부 바로 아래쪽에 설치되어 있는 산화경방초소에 이르렀다.

 

산화경방초소 쪽에서는 오름 동쪽의 전경을 살펴볼 수 있도록 되어 있었지만, 남쪽과 서쪽과 북쪽의 전경은 볼 수 없었다. 산화경방초소 근무자가 다른 쪽의 모습을 살펴보려면 바로 위쪽의 정상부로 올라가야 할 것 같았다.

 

산화경방초소를 지나서 올라가니 곧바로 정상에 올라설 수 있었다.

 

정상에서는 동쪽과 서쪽과 북쪽의 전경을 모두 시원하게 살펴볼 수 있었다.

동쪽의 넓은 들판과 멀리 보이는 오름들, 북쪽의 따라비오름과 사슴이오름(대록산) 등이 흐릿한 실안개 속으로 다가와 보였다.

 

정상에서 북서쪽 방향의 등반로를 따라서 나무농장 쪽에서 올라오는 등반로가 시작되는 지점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정상으로 올라왔다.

그리고는 산화경방초소 아래 찬바람을 막아주는 오소록한 곳(아늑한 곳)에 자리 잡고 앉아서 가지고 간 달걀을 까서 먹고 커피를 한 잔 마셨더니 몸속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내려가는 길은 산화경방초소 앞에서 동쪽으로 내려가는 등반로가 있어서 그 쪽으로 방향을 잡아서 내려갔다.

경사가 제법 가파른 등반로를 따라 다 내려간 지점에는 저수탱크가 시설되어 있었고, 저수탱크 옆을 지나서 물이 말라버린 작은 개천을 지나니 오름 동쪽의 소로로 나올 수 있었다.

 

소로를 따라서 오름 남쪽으로 천천히 걸으며 살펴보았더니 작은 개천가에 냉장고, 폐타이어 등 대형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는 것을 보고 눈이 찌푸려졌다.

 

사람들이 잘 볼 수 없는 곳이라고 이런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는 사람들의 심장은 어떤 모양일까? 참 몰상식하고 더러운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면서 이곳에서 고발한다.

 

위치 :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지경

굼부리 형태 : 말굽형(서쪽)

해발높이 238m, 자체높이 98m, 둘레 2,056m, 면적 273,810

 

오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