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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을 찾아서/제주시 동부권의 오름들

"이재수의 난" 영화 촬영지 아부오름(앞오름)에서 능선 따라 한 바퀴

아부오름의 위치

아부오름은 구좌읍 송당리 지경의 오름으로, 비자림로와 금백조로의 시작점이 만나는 삼거리에서 성산읍 수산리 방향으로 가다가 다시 송당6길로 꺾어져 가는 삼거리의 북동쪽에 위치해 있다. 송당 마을에서는 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 오름의 남서쪽 기슭의 들판에는 건영목장이 자리하고 있다.

아부오름은 커다란 원형 굼부리를 가진 오름으로, 오름 자체의 높이는 51m로 그리 높지 않지만 둘레 길이가 2,012m나 될 정도로 면적이 넓으며, 굼부리가 깊이 패여 있고, 능선 위를 따라 만들어져 있는 탐방로의 길이만도 1.5km에 달하는 오름이다. 

 

이름의 유래

오름이 소재한 송당리의 앞쪽(남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오름’, 한자 표기로 전악(前岳)’, 오름의 모양새가 믿음직하여 마치 집안에 아버지(또는 어른)가 앉아있는 것 같다고 하여 아부(阿父 :아버지. 亞父 : 아버지 다음으로 존경하는 사람)+()’이라 하고 있다.

 

아부오름을 찾아가는 길

첫째, 번영로의 대천동 사거리에서 송당리 쪽으로 비자림로를 따라 약 2.9km를 가면 삼거리가 있고, 삼거리에서 수산리 쪽으로 향하는 금백조로를 따라 다시 1.7lm를 가면 또 다른 삼거리가 있으며, 이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다시 약 450m를 가면 아부오름 등반로가 시작되는 지점에 이르게 된다.

 

둘째, 송당 마을의 송당리 사무소에서 중산간동로를 따라 성산읍 수산리 방향으로 약 750m를 가면 사거리에 이른다.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들어 약 2.8km를 가면 아부오름 등반로가 시작되는 지점에 이르게 된다.

 

오름을 오르며

1월 중순, 족은돌리미에 갔다가 돌아 나와 이어서 아부오름으로 갔다.

 

등반로 입구에 세워진 안내판에는 아부오름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소개하고 있었다.

[앞오름(前岳)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산 164-1번지 일대

구좌읍 송당리 마을 남쪽에 있는, 표고 301m(비고 51m)의 오름이다. 일찍부터 아보롬이라 불렸고, 송당마을과 당오름 남쪽에 있어서 앞오름이라 하며 이것을 한자로 빌러 표기한 것이 前岳이다. 또한 산 모양이 움푹 파여 있어 마치 가정에서 어른이 믿음직하게 앉아있는 모습과 같다 하여 아부오름(亞父岳)’이라고도 한다.

오름 정상에 함지박과 같은 둥그런 굼부리가 파여 있다. 굼부리 안 비탈에는 스코리아(scoria)층이 있다. 오름 대부분은 풀밭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인공으로 심은 삼나무가 있고, 그 사이로 상수리나무, 보리수나무 등이 있다. 풀밭에는 솜양지꽃, 풀솜나물, 향유, 쥐손이풀, 청미래덩굴, 찔레 등이 여기저기에서 자란다.]

 

겨울이어서 누렇게 시든 잔디와 풀밭을 지나 등반로를 따라 아부오름 능선으로 올라갔다.

 

능선에 올라서자 넓고 깊은 굼부리가 눈 아래 깊숙이 내려다보였고, 굼부리 둘레를 능선이 빙 돌아서 둘러싼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아침부터 계속된 안개와 황사가 겹쳐서 시야가 밝지 못하고 이쪽 능선에서 굼부리 너머의 반대쪽 능선조차도 흐릿하게 보이는 것이었다. 반대쪽 능선 너머로 가까이 있는 오름들도 안개 속에서 흐릿하게 보였다. 안개가 없는 깨끗하고 밝은 날이었으면 시야가 탁 트여서 가슴 속까지 시원함이 들어올 것인데 안타까웠다.

 

깊은 굼부리 안에는 삼나무가 원형으로 조림이 되어 있었고, 또 그 안에 큰 삼나무가 점점이 심어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곳은 1999년 개봉된 영화 이재수의 난의 주요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능선 위에는 북쪽과 북서쪽의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나무가 거의 없이 밋밋하며, 능선의 안쪽 사면과 바깥쪽 사면에만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다.

 

능선을 따라 서쪽으로부터 걸었다.

능선 위에서는 어느 부분에서도 굼부리가 내려다보였고, 바깥쪽으로 눈을 돌리면 주변의 오름들과 목장들이 보였다. 특히 오름 남서쪽 기슭에는 건영목장 관리사와 넓은 목장이 펼쳐져 있었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막힌 곳이 없는 능선 위로 불어와서 옷깃을 여미며 걸었다.

능선을 따라 걷다가 북쪽 능선의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부분에서 나무들이 바람을 막아주자 잠시 멈춰서 가지고 온 도시락을 꺼내 먹고 커피를 마시니 이 또한 작은 행복이 가슴으로 들어왔다.

 

능선을 따라 한 바퀴 다 돌고 나서 오름을 내려와 다음 목적지인 거슨새미로 향했다.

 

위치 :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지경

굼부리 형태 : 원형

해발높이 301.4m, 자체높이 51m, 둘레 2,012m, 면적 314,926

 

 

오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