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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을 찾아서/서귀포시 서부권의 오름들

썩은다리를 아시나요?

썩은다리의 위치

썩은다리는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 지경에 있는 오름으로, 화순금모래해변(화순해수욕장) 서쪽에 바로 인접해 있으며, 산방산에서는 남동쪽 방향의 바닷가에 위치해 있다.

 

이름의 유래

제주의 오름 이름을 살펴보면 가장 많은 붙이는 것이 '-오름'이고, 그 외에 '-봉', '-', '-뫼', '-메', '-이', '-산', '-머르', '-아리' 등이 붙는 경우들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오름의 이름은 위의 예에서 살펴본 것과는 전혀 다르게 '썩은다리'.

이름이 참 특이하다. '-다리'라고 붙은 것도 특이한데, 거기다 썩었다니…….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 궁금하여 찾아보았더니 <오름오르미들>에는 오름의 유래에 대해서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썩은다리(사근다리동산) / 이 오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오름의 지세나 형상으로 보아 사근(沙根)(높은 봉우리의 의미를 지닌 고구려어 : 높다, , 고귀하다)로 분석할 수도 있다.] <오름오르미들, http://www.orumi.net에서 인용>

 

썩은다리를 찾아가는 길

첫째, 화순금모래해변(화순해수욕장) 바로 서쪽 바닷가에 인접해 있어서, 금모래해변에서 오름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약 100m쯤 가면 오름 위로 올라가는 등반로가 있다.

 

둘째, 산방산 아래쪽의 길을 따라 화순으로 가다가 조각공원 쪽으로 길이 갈라지는 곳 어름에 오른쪽으로 시멘트 포장의 소로가 있고, 그 길을 따라 계속 직진하여 가면 다이버하우스펜션 남쪽편의 소로로 오름 서쪽까지 이르게 되고, 거기에서 오름 서쪽의 등반로가 시작된다.

 

셋째, 화순 마을 서쪽 육거리에서 사계리 방향으로 산방로를 따라 약 500m를 가면 만복흑돼지 식당 옆 사거리에 이르며, 여기서 남쪽으로 제주올레 10코스를 역으로 따라서 약 310m를 가면 썩은다리 북쪽에 이른다. 여기서 올레길이 내려오는 길을 역으로 진행하여 오름으로 오를 수 있다.

 

오름을 오르며

썩은다리를 아시나요?

 

썩은다리는 찾아가기는 쉬운 곳에 있지만 아주 작은 오름이어서 오름마니아들도 별 관심을 두지 않는 오름인 것 같다. 나는 몇 번 올라갔던 오름이긴 하지만, 이번에 올레길 10코스를 걸으면서 일부러 다시 올라갔다.

 

썩은다리를 오르기 전에 해수욕장 근처에 동네 노인들이 앉아 놀고 있기에 다가가서 물어보았다.

할머니, 무사 이 오름을 썩은다리랜 햄수과?”

무산지 알라질말이라. 옛날부터 불러온 말이난 그냥 고람주.”

그러자 또 다른 할머니가 이야기했다.

이 오름에 돌이 돈돈하지 안해영 푸석져부난 썩은다리랜 불럼주.”

이 할머니의 말에 의하면 돌이 석재로 쓰기에 알맞지 않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다리는 제주말의 간세다리’, ‘거짓갈다리’, ‘야겸다리등 표준어의 ‘-쟁이를 뜻하는 제주말 ‘-다리가 붙어서 썩은다리라고 한다는 것이다.

오름오르미들의 설명이나 동네 할머니의 설명이나 모두 맞는 말인 것 같다.

 

전에는 제주올레 10코스가 오름 남쪽 절벽 아래로 지나가도록 개설되어 있었는데, 밀물 때나 파도가 높을 때는 위험하기 때문에 오름 위로 올라가는 코스를 만들어 놓고 있었다.

 

동쪽 기슭 모래밭 쪽에서부터 정상으로 올라가는 등반로를 따라 정상으로 올라갔다.

정상에 오르자 전망대가 만들어져 있었고, 사방이 잘 보였다.

 

썩은다리는 그리 높은 오름은 아니지만 정상에서는 산방산과 화순항, 화순해수욕장, 용머리, 형제섬들을 시원스레 조망할 수 있었다.

 

능선을 따라 서쪽으로 걸어갔다.

전망대를 만들어놓은 부분 이외의 오름의 다른 부분들은 대부분 큰 소나무와 덤불과 풀들로 덮여 있는 부분들도 있었고, 어떤 곳에는 풀밭으로만 이루어진 부분들도 있었다.

 

서쪽편 등반로를 따라 내려갔다.

등반로를 내려가서 바닷가 모래밭으로 가니 썩은다리 남쪽편 절벽의 지층들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지층으로 이루어진 절벽 아래에는 고운 모래밭으로 되어 있었고, 순비기나무가 모래밭을 덮으며 자라고 있었다.

 

서쪽편 바닷가에서 바라보는 썩은다리가 바다 풍경과 어우러져서 앙증맞으면서도 멋있게 보였다.

 

위치 :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 지경

굼부리 형태 : 원추형

해발높이 42m, 자체높이 37m, 둘레 594m, 면적 18,910

 

 

오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