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물이 거슬러 흐르는 오름 거슨새미 탐방

▲ 거슨새미의 위치

거슨새미는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지경의 오름으로, 번영로변의 대천동에서 송당리로 향하는 비자림로의 중간쯤의 도로 북쪽에 위치해 있다.

이 오름은 북서쪽으로 터진 말굽형 굼부리를 가진 오름으로, 서쪽으로 능선이 길게 뻗어 나온 부분과 남쪽, 동쪽은 경사가 완만하나, 북쪽은 경사가 급한 편이다. 또한 정상부에서 서쪽의 거슨샘이 있는 터진 굼부리쪽도 경사가 급한 편이다.

 

▲ 이름의 유래

이 오름의 서쪽편 굼부리 안쪽에는 ‘거슨샘’이 있다.

제주섬의 거의 대부분의 하천은 한라산 방향에서부터 발원하여 바다 쪽을 향해 흐르는데, 간혹 한라산 쪽을 향하여 흐르는 하천이 있다. 이런 하천이 흐르는 중에 물이 고여서 연못이 만들어지면 ‘거슬러 흐르는 샘’이라고 하여 ‘거슨샘’이라고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있다.

이곳에도 하천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어도 아주 가느다란 도랑 같은 것이 굼부리 안쪽에서부터 시작하여 한라산 방향으로 흐르고 있으며, 중간에 연못이 형성되어 있다. 그래서 역시 ‘거슨샘’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래서 이 오름의 이름인 ‘거슨새미’는 이렇게 거슬러 흐르는 샘이 있는 오름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거슨(고어 거슬다의 관형형)+샘+이’. 샘과 관련지어 ‘새미오름’, ‘샘오름’, 이를 한자로 ‘천악(泉岳)’, ‘역수산(逆水山)’이라 하고 있다.

 

▲ 거슨새미를 찾아가는 길

번영로의 대천동 사거리에서 송당리 쪽으로 비자림로를 따라 약 2.2km를 가면 도로 북쪽으로는 작은 농로, 남쪽으로는 송당목장 입구 문이 있는 사거리가 있으며, 길 북쪽으로 거슨새미 오름이 높이 솟아 있는 모습이 보인다.

 

거기서 북쪽 작은 농로로 꺾어들면 곧바로 거슨새미 주차장이 있다.

아래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주차장에서부터 시작되는 산책로는 오름 남쪽의 숲속으로 들어갔다가 오름 서쪽의 도로와 나란히 나 있는 숲길을 따라 약 1km 정도를 걸어가서야 실제적으로 거슨새미오름으로 오르는 등반로가 시작된다.

실제 등반이 시작되는 지점은 농로로 꺾어들어 북쪽으로 난 도로를 따라 약 750m를 가면 등반로 입구가 있다.

그래서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주차장에서부터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 여유자작하며 걸어가서 등반을 할 수도 있으나, 시간을 절약하고 싶은 사람들은 등반이 실제적으로 시작되는 오름 서쪽 지점으로 가서 오름을 오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오름을 오르며

1월 중순의 안개가 많이 낀 날 족은돌리미와 아부오름을 등반하고 내려와서 거슨새미오름으로 갔다.

 

거슨새미오름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거기서부터 산책로를 따라 걸어갔다.

주차장에서부터 시작되는 입구에는 오름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고, 산책로에는 가마니 매트를 깔아놓아서 걷기에 편하고 쾌적하게 만들어 놓았다.

또, 산책로가 시작되는 지점의 평지에는 비자나무들이 많이 심어져 있어서 나무에서 풍겨오는 향기가 코와 피부를 상쾌하게 와 닿았다.

 

평지를 따라 가던 산책로는 꺾어 들어서 오름 기슭을 따라 북쪽으로 향한 도로와 인접하여 길게 뻗어 있었다. 도로와 나란히 이어지는 길은 나무 그늘로만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더운 날씨에도 이 길은 등반로로서만이 아니라 산책로로써도 이용하기에 좋을 것 같았다.

 

오름 서쪽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등반이 시작되었다.

삼나무 숲 사이로 야트막하게 경사진 등반로를 따라 올라갔다. 삼나무 숲이 끝나니 작은 소나무숲이 이어져서 모두 그늘이 져 있었다.

 

이윽고 소나무 숲도 끝나는 곳에서는 나무가 없이 띠풀과 억새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지점으로 올라섰다. 나무가 없어서 시야가 확 트였다.

 

나무가 없는 부분들에는 망자의 안식처인 무덤들이 옹기종기 만들어져 있었다. 그 사이로 야자 매트길이 쭉 이어진 앞쪽으로는 다시 소나무 숲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는 것이 보였다.

 

야자 매트길을 따라 띠풀과 억새들과 무덤들 사이를 지나 소나무 숲이 우거진 지점으로 들어섰다. 이곳에도 소나무들이 많이 자라고 있었으나 나무들이 그리 크지는 않고 약간 듬성듬성 자라고 있어서 올라가는 동안 시야가 답답하게 막히지는 않아서 부분부분 주변 전망들을 감상하며 올라갈 수 있었다.

 

정상에 가까워지면서는 소나무 숲이 끝나고 울창한 잡목림 지역이 나타났다. 차가운 겨울바람도 울창한 잡목림 속에서는 맥을 못 추는 듯 바람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고 따스했다.

 

정상으로 올라섰다.

정상에는 산화경방초소가 외로이 세워져 있었고, 우거진 나무들이 없고 띠풀과 억새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시야가 탁 트여 주변 경관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안개와 황사가 많이 낀 날이어서 시원하게 보이지 않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런데도 여기보다 먼저 족은돌리미와 아부오름에 올라갔을 때보다는 안개가 점점 걷혀 가는지 내려다보이는 아부오름과 그 너머의 높은오름도 시야에 들어오고 있었다.

북쪽으로는 안돌과 밧돌오름, 체오름도 안개 속에서 가까이 보이고 있었다.

 

북쪽으로 이어진 능선을 따라 걸어갔다.

정상부와 이어진 능선은 경사가 거의 없이 편평하고 걸어가는 내내 동쪽의 경관이 내려다보였다.

북쪽으로 쭉 뻗어가던 길이 서쪽으로 꺾어드는 지점쯤부터 다시 소나무 숲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경사가 완만하던 소나무 숲 길이 내려갈수록 점점 경사가 심해지고 있었다.

 

능선을 거의 다 내려올 무렵에 길은 다시 말굽형 굼부리 안쪽으로 꺾어들었다.

 

그리고 숲이 끝나는 곳에서 이 오름 이름의 유래가 된 거슨샘이 나타났다.

 

굼부리 안쪽에서부터 시작된 도랑 같은 내가 이곳에 이르러서는 작은 연못을 이루었다가 다시 굼부리 바깥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도랑의 흐름이 어디로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런데 흐르는 물의 양이 그리 많지 않은 듯 굼부리 바깥쪽 목초지로 흘러나간 도랑은 점점 작아지다가 목초지 중간쯤에서 흐지부지 끊어져 버린 듯하였다.

 

거슨샘을 지나서 굼부리 바깥쪽 목초지 가장자리로 난 길을 따라 도로와 인접한 곳으로 나왔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은 산책로로 가지 않고 농로를 걸어서 차를 세워두었던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 위치 :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지경

▶ 굼부리 형태 : 말굽형(북서쪽)

▶ 해발높이 380m, 자체높이 125m, 둘레 3,500m, 면적 661,438㎡

 

 

▲ 오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