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불오름의 위치
성불오름은 행정구역으로는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지경에 있는 오름이다. 그러나 지리적 위치로는 송당리 마을에서보다는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2리 마을에 가깝게 있는 오름이다.
도로를 기준으로 설명하면, 번영로와 비자림로가 만나는 대천동 사거리에서 성읍리 방향으로 가다가 제주아트랜드 입구 삼거리인 성불교차로에서 바로 남서쪽으로 바라다 보이는 오름으로, 성불오름과는 반대편으로 번영로 동쪽편에는 비치미오름이 위치하고 있다.
▲ 이름의 유래
성불오름은 오름의 모양이 스님이 염불하는 모습과 닮았다고도 하며, 옛날에 이 오름에 성불암(成佛庵)이라는 암자가 있었다는 데서 이름을 성불오름(成佛岳)이라 불렀다고 한다. 성보람이라 하기도 하는데, 이는 성불암으로 부르던 이름이 변이된 것으로 추정된다.
▲ 성불오름을 찾아가는 길
제주시에서 표선으로 연결되는 번영로와 비자림로가 만나는 대천동 사거리에서 표선 방향으로 약 1.6km를 가면 제주아트랜드 입구 삼거리인 성불교차로의 제주민속식품 앞에 이르며, 이어서 계속 300m를 직진하면 목장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오는데, 이곳이 성불오름으로 가는 입구다.
표선 쪽에서 제주시 방향으로 갈 때는 성읍2리 교차로에서부터 약 2.7km를 가면 제주아트랜드 입구 삼거리인 성불교차로의 제주민속식품 앞에 이르며, 이곳에서 유턴하여 300m를 가면 목장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오는데, 이곳이 성불오름으로 가는 입구다.
▲ 오름을 오르며
어젯밤에 본 기상청의 일기예보에는 새벽에만 잠깐 비가 왔다가 낮에는 비가 없고 저녁이 되어야 다시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가 나왔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새벽에 가랑비가 내린 흔적은 남아 있었지만 비가 그쳐 있었다.
늦은 아침을 먹고 느지막하게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서성로를 달려서 성읍리 입구 사거리에서 번영로를 달려서 제주시 방향으로 달려갔다.
성불오름 입구에 도착하여 등반을 시작할 때에는 날씨는 잔뜩 흐려 있었지만 비가 전혀 오지 않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서 시원함이 느껴지는 날씨였다.
목장 가운데의 철조망 사이로 성불오름 등반로 입구까지의 진입로가 직선으로 곧게 뻗어 있었다. 그러나 오름을 찾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은지 진입로에는 풀이 무성하였다.
등반로 입구에 도착하여 등반을 시작하였다.
등반로 입구에는 등반로를 표시하고 오름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한 안내판과 등반 시의 주의 사항을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등반을 시작하자마다 바로 갈림길이 시작되었다. 아무 쪽으로 올라가도 반드시 이곳으로 되돌아오게 되어 있는 길이었으므로 나는 오른쪽을 택하여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항상 도로 중앙선의 오른쪽으로 가는 습관과 학교 근무하고 학생들을 교육하면서 우측통행을 습관화하다보니까 이런 갈림길이 나오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나는 거의 오른쪽을 택하여 가곤 한다.
등반로의 처음 시작은 나무 계단으로 되어 있었고, 얼마를 오르니 고무줄을 엮은 판을 깔개로 깔라놓은 길이었다. 일부 구간에는 등반로 한쪽에 밧줄이 묶여 있어서 그대로 따라 오르기만 하면 되었다.
등반로 한 옆에 노란 작은 꽃이 피어있는 것을 보고 눈길을 주다가 자세히 보았다.
고추나물이었다.
카메라에 접사렌즈를 바꿔서 끼우고 예쁘고 노란 앙증맞은 그 모습을 담았다.
다시 올라가는 길.
키 큰 나무들로 하늘이 온통 가려져 있는 구간이 있는가 하면, 나무들이 드문드문 있어서 공간이 트인 구간들이 간간이 있었다.
오르막이 거의 끝나고 능선 위로 올라설 즈음에는 바닥의 깔개가 바나나잎을 엮은 깔개로 주욱 깔려 있었다.
성불오름에는 두 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북쪽의 봉우리는 아주 작고 경사가 완만하여 등반로를 따라 오르는 중 언제 올랐는지 모를 정도로 경사를 살짝 올랐다가 내려간 듯한 느낌만 날 뿐이었다. 그리고 북쪽 봉우리에서부터 남쪽 봉우리까지는 매우 완만한 능선을 따라 가게 되어 있었다.
능선을 따라 오름 서쪽편으로 가니 눈 아래 시원한 풍경이 펼쳐지고 바로 아래에 가문이오름의 모습이 내려다보였다.
날씨가 잔뜩 흐려있어서 멀리 있는 풍경들은 조금 흐려보였지만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서 가을 초입에 들어선 걸 느낄 수 있었다.
등반로 주변 풀잎 사이에 등골나물들이 피어있었다.
그런데 꽃의 색이 다른 것들이 주변에 함께 있어서 확실히 구별하기 위해서 찍어 식물 이름을 알려주는 사이트에 사진을 올려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들 다 등골나물인데, 아래 흰 꽃이 핀 것은 벌등골나물이라 하고, 붉은 꽃이 핀 것은 향등골나물이라고 한다고 했다.
(※ 참고 : 잎이 갈라지지 않고 톱니가 비교적 규칙적이면 등골나물. 잎이 불규칙하고 심하게 갈라지며 꽃이 짙은 붉은 색이면 향등골나물. 잎이 3개로 완전히 갈라지고 갈라진 잎 중 가운데 열편이 가장 크고 측면열이 작으면 벌등골나물. 잎이 3개로 완전히 갈라지고 갈라진 잎의 크기가 비슷하여 윤생하는 것처럼 보이는 개체는 골등골나물. - 검색 결과)
이렇게 오름을 다니면서 하나씩 하나씩 모르던 것을 배워 알게 되곤 한다.
등골나물들을 찍고 나서부터 한 두 방울씩 작은 빗방울들이 뺨에 부딪쳤다. 저녁 무렵부터 비가 온다고 예보되었는데, 한두 방울씩 오다 말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지만, 배낭에 늘 가지고 다니던 우천용 카메라 씌우개를 꺼내어서 카메라를 집어넣고 계속 정상을 향해 능선을 따라 걸었다.
능선을 따라 걷는 길은 숲이 우거진 곳보다는 풀밭으로 이어진 부분들이 더 많았다.
오름 남쪽편 봉우리 정상에 도착하였다.
정상에는 남쪽편으로만 트여 있어서 남쪽과 동쪽 일부, 서쪽 일부만을 조망할 수 있었고, 북쪽은 숲이 우거져서 조망할 수 없었다.
정상부 남쪽 바로 아래로는 갑자기 툭 떨어질 듯한 낭떠러지의 지형이었다.
그래서 더 이상 내려가지 못하도록 기둥을 박아서 밧줄로 묶어놓고 있었다.
그리고 나무로 쉼팡을 만들어 놓아서 등반객들이 잠시 앉아 쉬면서 전망을 조망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있었다.
또 이곳에서 광각으로 찍은 사진을 안내판으로 만들어 놓고 바라보이는 오름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알려주고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눈 아래로는 사이프러스 골프장의 모습이 드넓게 펼쳐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좀 전까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빗방울이 정상에서부터 점점 많아지고 굵어지기 시작하였다.
카메라 씌우개를 미리 씌워 놓은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서둘러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내려가는 중 두 갈래 길이 나타났다.
하나는 입구인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오름 안쪽으로 들어가는 방향이었다.
이곳에 무엇이 있지? 하는 궁금함에 비가 오는데도 그리로 들어가 보았다.
약 80m 쯤 들어가니 작은 샘이 있었다.
성불샘(成佛泉)이었다.
성불샘에서 두 곳에서 물줄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한 군데는 작은 동굴 같은 곳에서 흘러나오는 물줄기였고, 다른 하나는 풀숲으로 가려진 도랑 같은 곳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줄기였다.
두 물줄기는 한 곳에서 작은 연못을 이루었다가 다시 아래쪽으로 흘러 내려가고 있었다.
성불샘 주변에는 여러 종류의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특히 고사리 종류와 모시풀 종류들과 더불어 방울꽃이 꽃망울을 곱게 열어놓고 있었다.
성불샘에서 돌아나와 입구를 향해 내려갔다.
삼나무가 쭉쭉 자라고 있는 사이로 만들어진 등반로를 따라서 내려가니 처음 등반을 시작했던 지점으로 다시 내려올 수 있었다.
목장 사잇길을 걸어서 차를 세워둔 곳으로 나와 차에 올랐더니 차창으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후두둑 소리를 내는 것이 제법 세차게 계속 내릴 기세였다.
커피와 뜨거운 물, 그리고 삶은 달걀을 가지고 올라갔었는데 비가 오기 시작하는 바람에 먹지 못했던 것을 차 안에서 먹었다. 오름 위에서 먹는 맛보다는 덜하지만 그래도 등반을 마치고 마시고 커피 한 잔은 이렇게 마셔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오늘 목표는 성불오름 다음에 그 옆의 가문이오름까지 올라갈 계획이었지만 비가 오기 때문에 가문이오름은 다음에 올 것을 기약하고 집으로 향했다.
▶ 위치 :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지경
▶ 굼부리 형태 : 말굽형(동쪽)
▶ 해발높이 361.7m, 자체높이 97m, 둘레 2,221m, 면적 380,707㎡
▲ 오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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